출 처 - 아고라( 정청래)
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오늘은 크게 한번 웃고 글을 써야겠습니다. 우하하하~......
오늘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참으로 황당한 기사를 하나 접했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 같은 발상을 할까?> 허탈하면서도 측은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청와대에서 유명 인기가수들을 동원해 <나라사랑 랩송>을 만든다고 합니다.
(쿠키뉴스)청와대가 나라 사랑을 주제로 한 랩송 제작을 검토 중이다. 올해가 3·1절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기념해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나라 사랑 캠페인'의 일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3·1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임시정부의 국권 회복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미래 주역인 10∼20대 젊은이들을 위해 조국 사랑을 담은 랩송을 만들어 전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치마킹 대상은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유명 가수들이 돌아가며 부른 노래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 나라 사랑 랩송이 만들어지면 한국판 '위 아더 월드'가 되는 셈이다. 청와대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가칭 '힘내라! 대한민국' 등의 랩송을 제작한 뒤 인기 그룹 '빅뱅'을 비롯한 여러 인기 가수들이 함께 모여 부르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의견을 청취하고 학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한국 대중음악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SM기획 이수만 사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음반업계가 활황일 때는 연 매출 5000억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 3분의 1의 규모인 1500억 규모롤 축소되어 모든 음반업계가 힘들어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수만 사장은 인터넷에서 무료다운을 하다 보니 대중의 음반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이유를 꼽더군요. 다시 말해 새로운 음반을 출시하려면 음반 소비시장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무료다운이 가능하니 누가 음반을 돈주고 사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은 음악의 무료다운이 불법이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되었기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배타적 전송권이 음원관리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상태라서 음반업계는 고전을 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후 문광부 시행령으로 무료다운을 금지하는 배타적 전송권에 대한 제도가 뒷받침되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습니다. 2004년 당시 네티즌들은 반대시위를 하며 문광부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는 등 반발했지만 이 제도는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당시 늦었지만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을 정부에서 한 것이지요.
각설하고 이번 이명박 정부가 인기 가수를 동원해서
<나라사랑 랩송>을 제작하려는 것은 기사회생하려는 음반업계를 다시한번 동토의 늪으로 내모는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무료다운보다 훨씬 심각한 후유중을 낳을 것 같습니다. 나라사랑운동은 결코 정부가 나서서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운동은 자발성을 기초로 하고 있기에 누가 인위적으로 강요한다고 성공하는 속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대중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인기가수를
관제데모 주제가 비슷한 노래에 동원한다는 것은 유신독재나 전두환 정권의 3S정책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단언하건데 이 노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여파로 여기에 참여했던 인기 가수들의 음반도 졸지에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아 판매량이 급감할 것입니다. 음반소비의 주축인 10대 20대의 안티MB 성향상 뻔한 일입니다.
마이클 잭슨 등의 <위아더월드>를 벤치마킹했다니....큰일났습니다.
한국의 잘 나가는 인기가수는 모조리 총 동원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한국의 음반업계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랩송에 참여한 가수와 참여를 거부한 가수들의 인기가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며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한국의 음반업계는 무료다운으로 인한 극심한 불황보다 더 심한 내홍을 다시한번 겪게 될 것입니다.
1987년인가요?
당시 제일 잘 나가던 코메디언이 전두환의 후계자 노태우 대통령 후보자 지명대회인 민정당 전당대회에 사회를 보며 당시 야당을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정당"이란 비하 발언을 하고 그는 <지구를 떠나라~>는 자신의 말처럼 연예계를 떠나야 했습니다. 연예인의 정치적 행위가 얼마나 심한 후폭풍을 몰고 오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옳든 그르든 2002년 대선이나 2007년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는
그 연예인의 몸값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연예계에서 선뜻 이명박 정부의 랩송제작에 참여할 리는 없습니다. 랩송거부 가수의 주가가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손목을 비틀어서라도 제작현장에 꼴고 갈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이들이 하는 짓을 봐서 뭐는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또 참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정신을 고취시킨다는데
참 할 말이 없어지는군요. 도대체 노래 가사는 어떻게 지을 지 참 기대가 됩니다. 운동과 노래는 누가 무엇을 의도하고 강요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한과 기대를 먹고 자라나는 나무임을 이들은 아직 모릅니다. IMF 때 금모으기 운동을 정부가 나서서 했다면 가능했겠습니까?
강요된 배타적 선택권이
노래의 주가와 가수들의 몸값을 끊임없이 하한가를 때리게 할 것은 자명합니다. 어려울 때 음반업계까지 작살내려는 이명박 정부의 무지와 무능을 개탄합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가수는 한줄로 세워 썰어놓은 김밥이 아닙니다. 이들 가수에게 열광하는 국민들 또한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이 밝으면 박정희를 울며겨자먹기로 찬양했던 70년대 국민들이 아닙니다.
만들어질 랩송의 가사를 패러디해 3.1운동 정신과 거리가 먼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꼬집는 노래가 더욱 더 인기를 끌 것을 이들은 정말 모릅니다. 아마 네테즌들이 자발적으로 <힘내라! 대한민국> 랩송 가사를 지어 청와대에 보낼 것 같습니다. MB어록을 정리하면 기막힌 가사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우리 기대합시다요. 랩송의 가사를!
<그때 그사람>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채홍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심정이나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생각하며 저는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인기가수를 총 동원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얄팍한 욕심을 저는 개탄합니다. 정말 김밥에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하에 계신 유관순 누나와 백범 김구선생은 어떻게 꼬집을 까요? 아마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올겁니다. 3.1정신 팔아먹지 말고 불쌍한 국민들이나 죽이지 말라고 하지 않을까요?
땅을치고 통곡하면서....
<떼끼 이놈들!!!>......
제가 랩송가사 한번 지어봤어요!
제목; 내려와!
(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얼얼얼)
(오해오해오해오해오해오해오해오해오오오)
랩송으로 애국심이 솟고....속고 솟고 속고 솟고.
삽질로 나라가 잘 살고....살고 죽고 살고 죽고.
물대포로 물대포로 물대포로 포로 포로 포로.
민주주의가 확립된다면....다면 라면 다면 라면.
삽질 잘하고 물대포춤 잘추는 나를 나를 나를.
대통령 시켜줘 시켜줘 줘줘줘...줘줘줘...줘줘줘.
청와대야 노가대야? 청와대야 노가대야? 야야야
그만 내려와! 그만 내여와! 그만 내려와! 와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