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선거가 끝나고 김해을 선거 패배에 대한 비난의 화살 중 상당 부분이 유시민 대표에게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제가 글을 쓰기 전에 전제 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유시민 대표를 포함한 국민참여당에 있다는 것이며, 현재까지 정치인으로서 유시민 대표의 행적을 볼 때 때로는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사려깊지 못한 언사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을 이번 선거로 이야기한다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여론이 지극히 '다수당의 프레임'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어지는 글에서 일부분 민주당 지지자분들이 불편해하실 만한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선거 일련의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와 연관되어 붉어진 몇 가지 중점적인 사안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혹시 제가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충고 부탁드리고, 제 의견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1. 유시민 대표가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야권단일화 후보 출마에 압박을 가했다.
이번 선거가 시작 되기 전 한나라당이 강원도지사 후보로 엄기영 전 MBC 사장을 공천하면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행적이 여권의 그것보다는 야권과 더 닮아 있었기에 실망한 측면도 있었지만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유명인사에 대한 전략 공천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계신 분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김태호 김해을 당선자의 경우도 많은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이번 선거 전에 민주당측 고위 관계자들 (소위 민주당 내 친노세력이라 불리우는 한명숙 전 총리를 중심으로)은 선거의 승리를 위해 김경수 사무국장을 공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반면 노무현의 정당을 자처하는 국민참여당에서는 김해을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요. 작년 은평을 재보궐 선거 당시 민주당은 야권단일화 후보로 장상 전 총리를 내세웠고 그 외의 야당은 후보를 내지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야3당은 후보단일화 합의문을 통해 ‘이번 7.28 선거에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에서는 향후 치러질 김해을 재보궐선거에서 단일후보를 낼 수 있도록 우선 배려한다’라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기대를 져버리고 김경수 사무국장을 쉽게 말해 섭외해서 공천을 하려고 했던 것이죠. 저는 과연 이들이 진정 노무현의 기치를 이어가기 위해 김해을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단지 국회의원 한 석이 중요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런 원론적인 계약을 곧이곧대로 따르길 바라느냐고. 그럼 만약 이번에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에서 이번에 김해을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고 말하고 선거에서 이긴 후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요. 다소 과장된 비유라 할 수 있겠지만 약속은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경수 사무국장은 불출마 선언 당시 친노진영의 분열을 막기 위한다는 대의를 위함이라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습니다. 물론 그 당시 국민참여당의 반응을 보고 암묵적인 압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국민참여당의 지지자인 제가 봤을 때는 민주당의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일 뿐 충분히 가능한 반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 야권연대 단일화후보 선정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가 알박기 정치를 한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야권연대 단일화 후보 선정 때 양측에서 제안한 방식은 간략히 민주당 주장은 선거인단을 추출해 국민경선 100%, 국민참여당 주장은 여론조사 100%였습니다. 국민경선은 전국적으로 당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었습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fact죠. 그런데 그 당시 후보단일화 중재를 맡고 있던 시민연대에서 국민경선 50%, 여론조사 50%라는 '수치상으로만 공평'한 중재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참여당은 반대의사를 밝힙니다. 이때 이번 선거기간동안 가장 심한 비난이 유시민 대표에게 쏟아집니다. 보수, 진보 언론 구분없이 유시민 대표를 '시민연대의 중재안도 거부하는 고집쟁이'라는 식의 보도를 양산해 내었습니다. 그 속에 담겨있는 자세한 내용은 설명조차 하지 않았고요. 또한 민주당의 모 의원은 유시민 대표에게 알박기 정치로는 큰 일을 할 수 없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민주당을 설득하여 대승적인 양보를 얻어내었다는 보도와 함께 단일화를 하기로 합니다. 민주당은 이때 어떤 판단이었습니까? 이미 유시민 대표를 비롯한 국민참여당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었으며, 언론에서는 문재인 이사장이 마치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제 해 볼만 하다라고 생각을 했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단일화협상을 하기로 하고 나서도 잠깐의 마찰이 있었지요. 그 동안의 야권연대 단일화후보 선정 방식은 모두가 양자 결선방식이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항상 그래왔으며 민주당이 야권의 단일후보던 그 이전의 선거 때도 그렇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에 3자 결선방식을 주장했죠. 만약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의 세 후보가 대결할 경우 아무래도 진보적인 입장에 서 있는 민주노동당의 지지자들이 국민참여당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했겠죠. 이러한 전례없는 방식을 제안받은 국민참여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더 이상의 불협화음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고 이를 수용합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언론은 이런 상호간의 양보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과연 유시민 대표의 알박기 정치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정당이 자기 당의 후보가 당선되기 유리한 지역구를 찾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참여당에게 김해을이라는 지역이 그런 의미였음은 분명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욕심을 부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비난을 받은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3. 김해을에서 패배함으로써 야권연대의 완승에 코를 빠뜨렸다
이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진보매체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프레시안의 어제 저녁 기사 헤드라인입니다. 이번 선거 패배의 잘못이 온전히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에게만 있는 것일까요. 선거 전 이봉수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정 된 후 유시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만약 손학규 대표님이 분당에 선거 전 날까지 있으라면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유시민 대표의 이미지가 자신들의 선거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거부합니다. 물론 그들의 선거전략에 유시민 대표가 없었다는 것까지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유시민 대표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 며칠 전 유시민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손학규 대표를 꼭 찍어 달라고 호소하지요. 그것이야말로 야권연대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설득합니다. 반면 민주당은 어땠습니까? 제가 모든 언론의 기사를 모니터링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들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모두들 분당을 선거에만 집중하고 있었죠. 혹시 자신들은 유시민 대표의 도움이 필요없으니까 도움을 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건 아닐까요. 덧붙여 선거 전 김해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참여당 후보가 당선되어 원내진출을 하느니 차라리 김태호를 뽑는 것이 낫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기사가 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그 분위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보도가 잇따르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보수, 진보 매체 구분없이 선거 기간동안 내내 언론은 국민참여당에 우호적인 시선을 던진 적이 없었습니다.
4.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다.
많은 분들이 민주당이 순천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것이 민주노동당을 배려하고, 야권의 '큰 형'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얼핏 생각하면 그렇다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야권연대라는 말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정치사에 선거를 앞두고 후보끼리 단일화를 한다든지 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모두 모여 정권 교체라는 명목 하에 매번 이렇게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제 얕은 지식으로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하지만 정부의 실각과 전에 없는 거대여당에 대한 대국민적 반감과 더불어 힘을 잃은 야권은 현재 연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 필요성이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민주당이 순천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계산으로 그것이 내년을 위해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뜻을 따르기 위함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그건 너무 순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민주노동당이 내년 대선을 위해 반드시 안고 가야할 상대입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자리 수의 지지도가 대선에서는 적지 않은 위력을 발휘할 테니까요. 그리고 민주당은 무공천을 결정합니다. 마치 대승적인 차원의 양보를 하는 듯 말이죠. 저는 그들이 이렇게 쉽게 지역구 하나를 포기한 이유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재 민주노동당 내부에는 유력한 대선후보자가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마저 차단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는 민주노동당 지지자분들도 어느정도는 동의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에서 내년에 대통령을 배출할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테죠. 그래서 양보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계산으로는 이번에 국회의원 자리를 한 석 주고 내년까지 함께 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겠죠. 그들의 계산기는 국회의원 한 석의 마이너스를 내년 대선 때의 민주노동당 지지층의 플러스 메우고도 남는다고 말한겁니다. 그렇다면 김해을은 어떤가요? 현재 기준으로 민주당은 국회의원 80석을 가지면서 지지율 25%내외를 얻고 있는 야권의 제1정당이고, 국민참여당은 국회의원 한 석도 없는 지지율 4%의 소수정당입니다. 정말 대승적인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위한 양보라면 그런 소수정당에게 국회의원 한 석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민주당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국민참여당에는 선거 전 까지 현재 야권 대선주자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시민 대표가 있기 때문이죠. 국민참여당이 원내에 진출하여 유시민 대표의 리더십과 인물론이 인정되는 순간 민주당은 자신보다 더 큰 경쟁자를 만들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김경수 사무국장을 찾아가기도 했으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던 것이죠. 민주당은 그들의 셈법에 의해서 야권연대를 이용한 것이지 희생한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5.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분들에 부쳐) 유시민은 노무현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다.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유시민이 친노진영의 분열을 가지고 왔다라고 합니다. 저는 먼저 민주당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부터가 궁금합니다. 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극렬한 대립각을 세웠던 정동영 의원도 받아들였으며, 손학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그를 무능하다 비판한 사람중의 한 명입니다. 유시민 대표가 국민참여당을 창당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민주당이라는 조직이 참다운 민주주의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의 저서를 참고한 내용입니다) 유시민은 민주당과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굳이 국민참여당을 만들어 친노진영을 분열시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냐고 말씀하십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많은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아집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까요? 물론 그의 행동에 비난을 하시는 분들은 예전 열린우리당의 창당과 민주당으로의 복귀를 비난의 근거로 삼기도 하십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는 유시민 대표의 지지자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창당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심의 일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항은 견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무리한 쉴드를 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분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고 김해에 내려가는 길에 굳이 당신과 동행을 시키고, 당신의 지지자들에게 소개를 시켜줬던, 단지 소개가 아니라 당신의 진정한 동반자라고 얘기했던 사람을 잊으신건 아니신가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광적인 지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친노진영에서 유시민 대표의 역할에 대해 크게 관심은 없지만 자기 자신의 의지에 의해 정당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친노의 분열을 가지고 왔다는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상의 이유로 저는 지금 유시민 대표에게 쏟아지는 비난 중 일부는 '다수당(민주당)의 프레임'에 의존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의 서두에 언급했듯이 유시민 대표의 잘못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과도함을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저는 보수, 진보 매체 구분없이 이렇게 비난받는 정치인은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재보선 뿐만 아니라 작년 지방선거, 또 그 이전의 선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내내 주장합니다. '정권교체'
저는 우려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분들 역시 말씀하십니다. '최선이 안된다면 차악이라도 되어야지 않겠느냐'며 일단 야권이 하나되어 한나라당을 무너뜨리고 보자라는 말씀. 하지만 저는 그 말에 크게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 의해 탄력을 받은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 체제가 그 분위기를 이어가서 내년 대선을 성공적으로 마친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러면 '아 정말 정권이 바뀌니 대한민국 살기 좋아' 라는 말을 하게 될까요 아니면 '역시 정권이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나 정치가 다 똑같지'라는 말을 하게 될 까요. 우리는 후자의 상황을 수도 없이 지켜봐왔습니다.제가 보기에는 지금 민주당의 미래에는 '정의롭고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플랜'은 없고, 오직'정권타도'만이 존재합니다.
제가 유시민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야만 대한민국이 바뀐다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유시민 대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느꼈던 진심과 감동은 물론이거니와 하물며 이명박 대통령 대선후보 출마 당시 느꼈던 경제 CEO라는 이미지와 같은 것도 부족합니다. 오히려 독선적이고, 지나치게 똑똑하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현재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그리고 경쟁력있는 민주당에서 그 역할을 바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지방선거 때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당선에 매우 기뻤으며, 어제 분당과 강원도에서의 선전도 상당히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디 내년 총선, 대선 때 국민들 입에서 뽑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하러 안간다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선거 유세 기간동안 유시민 대표의 이봉수 후보 지지연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유시민 대표로 선거기간이 되면 정권교체라는 구호를 참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나름의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한 사람의 삶과 국가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꿈 꾸는 자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가 지금 그래도 유시민 대표가 최선은 아니지만 '좋은 대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김태호씨는 30대에 도의원이 되었고, 40대에 군수, 도지사가 되었고 국무총리 지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김태호씨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태호씨는 대한민국에 돈 있고 권력 있는 기득권층이 살아온 일반적인 방식대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김태호씨는 운이 좋은 사람이죠. 김태호 후보의 아버님이 아들을 정치인으로 키우기 위해서 모든 준비를 다 갖추어줬습니다.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100% 당선되는 지역에서 도의원을 하고 군수를 하고 도지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깔아준 융단을 밟고 따뜻한 양지에서 초고속, 젊은 나이에 출세한 사람이 국회의원 되는 거, 있을 수 있는 일이죠. 그렇게 사는 인생도 하나의 인생이고 그런 사람이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오직 그렇게 살아온 사람만이 국회의원 되고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 이봉수 후보의 인생을 보십시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겨우 마치고 중학교 입학금이 없어서 합격하고도 포기했습니다.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군복무는 야간방위를 하면서 낮에는 농사를 지었습니다. 돼지 키우고, 농기구 회수하고 어떨 때는 성공했다가, 어떨 때는 실패하면서 그 모든 역경과 시련을 뚫고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인생, 자기의 꿈을 추구해왔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응달진 곳에 서 있는 나무처럼 비바람 맞고, 눈보라 맞으면서 거친 옹이 마디마디 박히면서, 자라온 살아온 이 사람,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없고, 승리할 수 없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진짜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닐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온 사람만이 성공해야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쉽고 편안한 길을 와서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응달에 선 나무처럼 눈바람, 눈보라, 비바람 맞으면서 자기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온 이런 사람도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라야 좋은 세상 아니겠습니까.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유시민씨가 대한민국 정치에 뭔가 변화를 가져다줄꺼라고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김해에서 깨졌다는건 문제가 없다고 볼건 아닌것 같습니다.. 유시민 본인이건, 그가 이끌고있는 정당이건,, 쉽게말해 안먹히고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네 저도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외부에서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는 지지의 확장성이 없다는 말도 괜히 나온 말은 아니겠지요. 이제는 변함없는 10%의 지지자가 아니라 그 외의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는가가 진정 중요한 때가 다가오는 듯 합니다.
멋진연설문이군요. 저도 연설 들었습니다. 사람 가슴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무엇인가 있네요. 사회의 선을 이룩하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연설인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끔 유시민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유시민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은 적은 없어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장문의 글 쓰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
굉장히 좋은 글이네요. 사실 선거 전 부터 국참당에 자리 내줄 바에 김태호나 밀어주자던 뒷얘기가 나오던 민주당이 친노분열이니 야권연대 완승에 코를 빠트렸다느니 하는 말은 정말 듣기 싫습니다. 민주당의 대다수의 기득권세력들이 노대통령님 경선 시절 부터 퇴임 시까지 먼지 나도록 까놓고서 이제와서 노무현 정신이니 뭐니.. 정말 한심합니다. 예전에 노대통령님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귀향연설 할 때 유대표님을 두고 이런말을 했죠. 어려울 때 끝까지 내옆에 있어준 사람이다. 그래서 고마운 사람이다라고요. 노대통령님의 적자가 누군지는 노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지지자들은 알고있을겁니다.
하지만 분명 한계는 극복해야합니다. 경선에서는 항상 승리로 이끌지만 본선에서는 2%씩 부족한게 결코 우연은 아니지요. 지지층의 확장성 문제라는건데 이것은 유시민 대표님 스스로 아마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너무나도 뻔한 문제만 던져놓고 마는거 같아서 저도 마음이 무겁지만 유시민 대표님 스스로가 극복해야할 문제겠네요,
저도 거꾸로 읽는 세계사 시절부터 유시민 팬이었지만, 이번 선거의 결과에서 유시민이 져야할 책임은 큽니다. 글쓴 님은 민주당이 잘못하는 점을 부각시켜 유시민의 책임을 가볍게 하고 계신데요, 유시민이 이번 선거를 전략보다는 전술에 치중함으로써 대국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 나라는 당분간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적 색깔을 가지긴 힘들겁니다. 보수층이 저렇게 뭉쳐서 수구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상, 선거때만이라도 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 유시민은 연대든 연합이든 큰 틀에서 풀어가지 못하고 여러가지 트러블을 만들었습니다. 안그래도 정치적 안티 세력이 두툼한데 말이죠. 특히나 김해
에서 김경수와 이봉수를 경쟁상황으로 몰고가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본인이 돌아가신 노전대통령의 적자라면, 동생들 사이가 갈려서 싸우는 걸 조장하면 안되는 거죠. '민주당'이 어떻게 하던 말던, 이건 유시민의 문제입니다. 손학규가 부각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데,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범야권이 활기를 찾을 수 있으면 그걸로 좋습니다. 뭐 본무대는 여기가 아니니까요. 이번 선거가 교훈이 되어 대선에서 결실을 얻어낼 수 있는가, 그 과제를 유시민이 확실하게 자기것으로 할 수 있다면 이번 선거도 진게 진게아닙니다. 장기적인 승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