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파도가 일렁인다 저녁이 창문을 두들긴 탓이다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서랍장에 넣어둔 생각들을 꺼내든다 무슨 생각이지 생각은 어디로 가는 거지 내가 갈아타야 할 생각은 어떤 거지 자정이 지나면 모든 생각들이 벌떡 일어날 테고 창문으로 천장으로 뒤엉켜 온 집안을 소리없이 쿵쾅거리겠지 자정이 지난 시간의 이 집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어 모두가 잠에서 깨어나야지 나는 잠자리채를 들고 뒤엉킨 날개들을 잡아채려고 뛰어다니지 내 양말은 어디에 있지 어제 침대에서 세상을 떠난 이는 누구지 어제 침대에서 태어난 이는 누구지 선반에 놓인 인형들은 누구의 뼈로 만든 거야 뼈는 너무 많고 의자도 너무 많고 실타래도 너무 많다 양말에게 말했지 너무 많은 양말이 있었지만 싸리가지로 만든, 개울을 건너 풀숲을 지나온 바람을 섞은 양말 나뭇가지에 휙 걸쳐놓아도 당당하게 텅 비어있는 그리곤 다시 알맞은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는 생각이 발길질을 할 때마다 먼지는 방안을 가득 채우고 양말은 가쁜한 발걸음으로 길거리를 내달리지 달빛은 허름한 양말을 떠돌고 서랍장의 뒤엉킨 생각들은 안장을 들썩이며 발걸음을 재촉하지 자정이 지난 이 집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먼지로 흩날리는 이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