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의 가을비 / 홍속렬
우리의 가을비 같은 비가 내립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주차장을 한 시간 돌아야 하는데 그만 비가 와 걷기를 그만 두고 들어왔습니다. 고구마를 쪄 아침을 대신하고 식탁에 앉아 하염없이 내리는 가을비? 를 쳐다보며 향수를 달랩니다. 에스파뇰 단어장을 꺼내어 단어를 외웁니다. 외우는 그 시간엔 머리에 잘 들어가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끈기를 갖고 자꾸 외워. 한 번 두 번 세 번 외우다 보면 다시 나오는 단어가 다정해 지고 낮 설어 지지가 않고 외워지게 되더군요. 우리 속담에 “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 하는 속담과 같이 자꾸 반복해 외우니 어느 정도는 먹혀 들어가는데서 성취감을 느끼고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방 워드를 치는 이 시간에도 비는 속삭이듯 내리고 있습니다. 다정한 어머니의 음성 같고 아내의 음성 같습니다. 빗소리만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안정이 됩니다.
아마 고국에서 비가 안 올 때 비를 달라 열심히 하나님 앞에 기도하여 비가 내리면 고맙고 감사하고 기도응답을 받은데 대한 감사 때문에 생긴 새로운 습관인 것 같습니다. 내 DNA는 하나님의 DNA를 닮아 가는 가 봅니다.
“ 너는 내 아들이다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시편 1편 7절에 이렇게 기록돼 있는데 나는 하나님의 아들인 것이 분명합니다.
또 시방 나의 심정이 외로움과 고독에 짙게 쩔어있어 내리는 빗소리가 마치 어머니의 음성 같고 아내의 잔소리 같은 음성 같습니다. 같이 있을 땐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데 이렇게 많이 긴 시간 떨어져 있으니 그 잔소리가 자장가처럼 그립고 듣고 싶어집니다.
사실 아내는 친구이며 동료입니다 가난한 군인 그것도 공수부대 군인, 부모님이 극력 반대 하시는 결혼을 하고 2000원 짜리 삭월 셋방에서 첫 아기를 낳았을 때 장모님이 와 보시고 연탄 깨스냄새와 사람이 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을 보시고 전셋집을 얻어 주셨습니다. 결혼 3개 월 만에 신랑은 산악훈련을 나가고 신부 혼자 남아 집을 지키려니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신랑의 내복을 깨끗이 빨아 보따리에 싸들고 공수부대 후문 솔밭 길로 갖고 와 잠시 헤어지는 이별과 혼자 남아 집을 지킬 생각에 닭똥 같은 눈물을 비오듯 쏟으며 되돌아서 가던 그 모습 . . .
수십 년이 지나갔는데도 그때 그 모습이 잊혀 지지 않고 짢 한 마음에 시방도 가슴이 저려 옵니다.
아내와 나는 취미가 비슷합니다. 또한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아내 앞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었는데 그만 가난이 심각하여 소년병으로 군에 입대 합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이등병을 달고 최전방 부대에 배속이 돼 축구를 했습니다. 민간인 집에 나가 합숙을 하며 축구를 했는데 고참 들은 타성에 젖어 운동을 열심히 안 합니다
경기 때가 돌아 왔습니다. 연습이 부족한 고참 들은 줄줄이 쥐가 나고 문제가 발생 합니다 대기하고 있던 나에게 궁여지책으로 " 홍 이병 너 들어가 “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럴 때를 대비해 연습을 충분히 해 놓은 나에겐 기회였습니다.
나의 눈부신 활약으로 우리 팀이 승리를 합니다. 그때부터 지휘관들이 인정을 해주는 덕에 육군 감독이 됩니다.
그런데 학력이 중졸입니다 사실 군대에선 계급으로 모든 직분과 보직을 결정 하나 축구지도자로 활동을 하려면 학력이 필요했습니다. 또 내 일생에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기에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끊임없이 노력을 해 오던 터 였습니다. 아내는 내 학력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공부하기를 권 했습니다
그래서 방송통신 고등학교에 입학 3년을 다녔고 졸업 후에는 체육대학에 입학 체육학을 전공하게끔 뒷바라지를 다 했습니다
그렇게 아내는 나에게는 아내로서 보다도 친구로서 외롭고 험한 인생길의 동무인 겁니다. 시방도 마찬가지지요 여자축구를 한다고 다 날려버린 가산, 파산을 하고 온 가족이 신용불량자로 긴 세월 살아오며 다시 재기하기 까지 아내의 헌신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먼 곳에 와서 언어공부를 한다고 애를 써가며 잘 이겨 나갈 수 있는 것은 만학을 하며 기른 지구력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가 옵니다. 보통은 한꺼번에 와락 쏟아내고 끝이는 게 이곳의 비 오는 습관? 이나 오늘은 조근 조근 내리며 많은 말들을 하고 내리는군요.
저 소리, . . .
비 들이 지네들 끼리 조근 거리는 저 말소리를 알아듣는 건 시인들의 몫입니다 좋은 자연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을 넘어 글로 써 보고 싶고 남이 갖지 않은 예민한 감성을 가져 시랍시고 써보는 오늘에 이릅니다.
유년시절엔 백일장에 나가 장원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 썼던 동시입니다
고양이
야옹 아옹 고양이
얼룩 고양이
우리 집 쥐
혼자 잡고요
우리 집 사랑
독차지해요
남을 이해하는 것보다도 내 목소릴 들어 달라 외치는 현실에서 사실 남의 글을 읽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기진 사람은 매우 드믑니다
취미가 같고 뜻이 같아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메마른 땅에 단비 같은 존재들입니다 지금 내리는 단비 같은 사람들입니다
나는 먼 이곳 과테말라에 있습니다. 에스파뇰을 배우고 있습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에스파뇰로 수업을 하는 현지인들에게 몇 번 공부를 해 보았으나 비싼 돈을 주고 배운 것 보다 나 스스로 혼자 공부 하여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현지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때 그때 가서 현지인들에게 공부를 하자하고 결심을 한 후 혼자 애를 써 가며 단어를 외우며 번역기를 동원하여 열심히 익히고 쓰고 배우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며 속삭이는 얘기는 이제 까지 앞만 보고 달리는 내게 브레이크를 걸어 좀 천천히 좌우를 돌아보고 속도 조정을 하며 언어공부가 큰 성과를 못 내더라도 네 나이가 그러니 그럴 거다 생각하며 여유를 갖고 해 나가거라.
빗소리가 그렇게 속삭여 주는군요.
그렇습니다. 누가 뒤에서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정해져 언제까지 이만큼 배워라 시험을 볼 것이다 테스트를 할 것이다 하는 것도 아니기에 비는 내게 그렇게 속삭여 주는 겁니다.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우리 이사장님께서도 건강이 첫째라고 이 번 엘 살바로르에 오셨을 때 그렇게 격려 해 주셨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니 열심히 믿음 안에 기도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과테말라에서도 성공적인 사역을 이루어 낼 것이란 확실한 믿음 안에서 오늘도 주님 앞에 두 무릎을 꿇습니다.
첫댓글 비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은 참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는 하죠? 어쩌면 인간 내면의 친구라고 할까요? 사색하는 시간을 더 갖게 하니 좋구요. 요새 흐린 날씨 구름만 끼니 기분이 별로예요. 차라리 비가 내리면 마음이라도 시원할텐데 말입니다. 아마 겨울을 준비하는라 하늘이 꾸물거리는 것 같아요. 항상 건강하십시오.
네 여긴 1500 고지 늘 바람이 하수상하게 불어 대고 춥습니다 늘 흐려 기분이 좋지 않을 정도의 날씨 춥고 약간은 쌀 살 해 그러나 명랑한날씨는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