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이주 150주년 특별기획] 고려인 동포들 자동차 타고 50일간 유라시아-한반도 대장정 길 올라
통일의 꿈 안고 남북 군사분계선(MDL) 넘는다
고려인 동포들이 8.15광복절을 맞이하여 민족분단의 상징인 남북 분단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는 한반도를 횡단 대장정 길에 올라 관심을 끈다. 고려인 동포 38명으로 구성된 자동차 11 대 랠리팀은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기획사업 일환으로 지난 8월 6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평양-서울-부산으로 이어지는 1만5000㎞를 횡단하는 50일간 유라시아 자동차 대장정 길에 올랐다.
7월 19일 알마티한국교육원에서 기자회견에서 “시베리아, 연해주를 거쳐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개성공단을 통해 MDL을 통과할 계획”임을 밝힌 이들은 지난 8월 3일 북한이 북한에서 열리는 8.15기념행사에 참여 조건으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도 좋다는 허가를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전해 와 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8월 8일 북한 나진으로 들어가 동해안 도로를 따라 원산을 경유해 평양을 방문해 8.15기념행사에 참가하고, 개성공단을 거쳐 8월 16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올 계획이다. MDL을 통과해 남한 땅을 밟게 된 대장정팀은 파주에서 환영행사 및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에서는 안산 세월호 희생자 참배와 고려인마을들을 먼저 방문하고 현충원, 국회, 총리예방, 러시아대사관, 재외동포재단 등 공식일정을 갖게 된다.
8월 18일엔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 집전 명동성당 미사를 참가하고, 19일엔 서울-부산을 고려인 랠리팀과 150명의 국민 참가자가 함께 자동차로 이동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150랠리’를 기획하고 고려인 15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 사무국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에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주요코스는 서울을 출발해 안산 고려인 밀집지역을 방문하고 천안 독립기념관을 경유해 부산으로 가게 된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이하여 펼쳐지는 자동차 대장정은 “한반도-유라시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행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OOK)가 입주해 있는 모스크바 '롯데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랠리 출발 축하행사에서 러시아측 이고리 슬류냐예프 지역개발부 장관(150주년 기념행사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외무부 아주국 부국장, 조 바실리 OOK 회장, 한국 측 이석배 주러 대사관 공사, 북한 측 강성호 주러 대사관 공사참사 등이 참석했다.
슬류냐예프 장관은 "150년 전인 1864년 16가구가 처음으로 러시아로 이주한 뒤 그 수가 크게 늘어난 한인들은 러시아 역사 여러 분야에서 큰 흔적을 남겼다"며 "한인 이주 150주년을 맞는 올해 남북한과 러시아 3국에서 자동차 랠리 행사가 이뤄지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대사관 강 공사참사는 "이번 자동차 행진이 조상의 뿌리를 찾아 고국으로 가보려는 재러 조선인들의 절절한 희망을 실현하는 동시에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행진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고 설명했다.
■ 고려인 이주 역사
고려인 동포는 1863년(철종 14년) 조선인 신분의 농민 13세대가 한겨울 밤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서 우수리강(江) 유역에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1965년(고종 2년) 60가구가, 그 다음에 100여 가구 등 점차 늘어나 1869년에는 4,500여 명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러시아땅으로 이주한 고려인 동포들의 삶은 이주의 연속이었다. 1937년 스탈린 지시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하게 되었는데, 당시 농업 이민이 대부분이었지만,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망명 이민도 늘어나기 시작할 때였다. 스탈린은 대숙청을 감행하여 연해지방의 한인들은 유대인·체첸인 등 소수민족들과 함께 가혹한 분리·차별정책에 휘말려 1937년 9월 9일부터 10월 말까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다. 17만 5000여 명이 화물열차에 짐짝 실려 이주하다가 1만 1000여 명이 도중에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후 1945년 소련군 신분으로 한반도로 이주하고, 1946년엔 북한 인민군으로 신분을 변화하여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1956년 북, 소련파에 의해 숙청을 당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고 이듬해 1957년 소련에 청원서를 보내 다시 중앙아시아로 이주하였다.
고려인 동포는 2005년 8월 현재 러시아에 19만 671명, 우즈베키스탄에 20만 917명, 카자흐스탄에 10만 3676명, 키르기스스탄에 2만 394명, 우크라이나에 1만 3111명, 투르크메니스탄에 420명, 타지키스탄에 1783명, 벨라루스에 1327명,몰도바에 258명, 조지아에 20명, 아제르바이잔에 63명, 아르메니아에 30명 등 총 53만 2697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한국에는 약 3만명 정도가 거주하며 안산 뗏골마을과 광주광역시 광산구 등에 집중촌을 이루어 거주하고 있다.
/편집국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21호 2014년 8월 8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21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