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꾸는 꿈
이혜민
잠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자는,
눈 뜬적 없이 의식을 떠 다니는 꿈과 현실의 비구성, 피카소의 색채를 빨아 들이다가 흑백으로 덧칠하는 색들
구름위에 떠 있는 그녀 날개짓의 흥분과 절규,
몽골 초원위 들꽃으로 피었다가 고비사막 모래톱 고사목이 되고 마릴린 몬로의 치마속 팬티에 붉은 꽃물이 드는
목 짧은 스트라무스의 발자국이 화성에 먼지를 일으키며 찍힌다
야성적 잠에서 걸어 나온 사내들이 침대위에 가득하고 썩은 냄새를 풍기는 산기슭을 떠도는 하이에나의 울음소리가 들려 온다
모자를 눌러 쓴 오래된 고고학자의 털붓에 화장기를 지우는 크레오파트라, 사람과 동물들의 발자국이 뒤 엉키는 금지된 오르가즘이
프로이트의 무덤 속으로 불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화장장 속으로 들어 간 죽음과 이제 막 죽음을 빠져나간 영혼, 불 구덩에도 아낌없이 뜨거운 불꽃과 검은 뼈의 그림자
삶도 죽음도 경계도 없는 꿈속 세상은
그 곳에서 반송되는 흔들리는 죽음의 실루엣이다
한장한장 그려서 슬라이드로 필름을 만들어 아낌없이 돌려주는 영사는 누가 만들었을까
모든 무의식을 재현해 내는 놀라운 편집력과 의식의 몸부림이
깨어지는 어둠의 파편들이
잠의 심장을 멈추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