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찾아주시고…”
오랜만에 민병수 전 대표님과 함께 남구 덕남동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에 계시는 김재림(1930년생.93세)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11월 찾아뵙고 2년 9개월 만입니다. 코로나로 가족 이외 면회가 어려워서 가족들이 면회하는 편에 부탁드렸습니다. 비대면 면회인데 월 1회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드님 말씀에 의하면 “말씀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살도 많이 빠져 여러모로 염려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잠은 비교적 잘 주무시고, 식사는 죽을 주로 드시는데 입맛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을 알수 있었는데, 단정하고 고우신 모습은 여전하셨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최근 소식을 듣고 있다며, 양금덕 할머니의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나 같은 사람 안 잊고... 누가 찾아 주겠습니까. 고맙습니다.”
할머니가 반가우셨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셨습니다. 뜻이 잘 전달되지 않으니 대화는 쉽지 않았습니다.
“고마워요. 이번에 보면 다음에 볼지 안 볼지 모르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며 내내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김재림 할머니는 화순 능주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광주에 친척집에서 가사 일을 돕던 중 1944년 5월 말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되었습니다. 고향 어머니한테는 일본에 간다는 말 한마디 못 전했습니다. 광주에서 기차를 타고 여수까지 가는 도중 고향 앞을 지나가는데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범벅이 된 채 여수까지 갔다고 합니다.
2014년 양영수, 심선애 할머니, 유족 오철석 어르신 등과 함께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고, 그해 후생연금 199엔 사건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2018년 12월 광주고등법원에서 승소해,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4년째 계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