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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는 십이 열차에
기대 앉은 젊은 나그네
시름없이 내다보는
창밖에 기적이 운다
쓰라린 피난살이 지나고 보니
그래도 끊지 못할 순정 때문에
기적도 목이 메어 소리 높이 우는구나
이별의 부산 정거장
가기 전에 떠나기 전에
하고싶은 말 한마디를
유리창에 그려보는
그 마음 안타까워라
고향에 가시거든 잊지를 말고
한 두자 봄소식을 전해주소서
몸부림 치는 몸을 뿌리치고 떠나가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이른 새벽에 나선 출장길,
퀭한 눈자위에 촛점마저 흐릿한체 새벽이슬에 잔뜩 움추린체 시동을 건다.
추운날엔 LPG 차량은 시동이 담박에 안걸린다.
몇번을 겔겔겔겔~~ 겔겔~ 스타트모터는 힘겨이 안간힘을 쓴다
걸릴듯 말듯 푸드덕거리다 이내 시동이 꺼지고 마는....
어찌어찌하여 시동을 걸고서 그리고 달려간 길....새벽길이다.
시내길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 목적지를 향해 질주를 한다.
그리고 동트는 햇볕에 눈부실때 휴게소에 잠시 정차하여 떡라면 한그릇 훌훌 한다.
후즐근한 땀이 배어지고 션한 찬바람에 자판기 커피 한잔 홀짝이며 한개피 피워물면
비로서 내가 뭐땜시 가는길임을 또렷해진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지친맘과 노곤함을 잠시 뉘이고져
길녁 가까이에 어덴가 들릴만한 곳을 찾아 도로변에 안내판을 눈여겨보다가 샛길로 빠진다.
호젓한 계곡이나 한적한 시골길....그리고 아담한 山寺에 당도하면 디카를 호주머니에 넣고서
움직거리는 반경이 있는 그곳에서 거닐듯, 산보하듯 사진도 찍고 잠깐의 여유를 가진다.
때론 갈길 몰라라하여 마냥 해가 뉘엿뉘엿 할때까지 늘어지기도.
에고~ 이제 올라가야지....하여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맹렬하게 달린다.
가끔은
설핏 설핏 살얼음같은 졸음에 게슴츠레 해질때가 있다.
이럴때엔 노래 CD를 크케 틀고서 장단을 맞추어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흘러간 노래, 7080노래....그중에 잘 듣는게 구닥다리 노래인 흘러간 가요 이다.
비나리는 고모령, 향기품은 군사우편, 나그네설움, 번지없는주막, 물방아 도는내력, 굳세어라 금순아,
삼팔선의 봄, 두만강, 서울탱고, 타향살이, 고향무정, 단장의 미아리고개, 꿈꾸는 백마강, 꿈에본 고향,
꿈속의사랑, 목포의눈물, 울고넘는 박달재 그리고 이별의 부산정거장......
노래따라 천등산, 고모령, 서울, 부산, 목포 찍고 백마강과 삼팔선, 두만강까지 장단맞추어 넘나든다.
여기까지가 서론이다.
오늘 얘기 하고자 하는것은 "이별의 부산정거장" 이다.
이별의 부산정거장은 가요 황제 남인수의 낭랑한 미성 美聲에 혹하는 노래이자
경쾌하고 박자가 빨라 잠을 쫓기도 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애틋함이 번져나서 나도 모르게
한개피 꼬나물며....... 잊지못할 판잣집을 뒤로하고 서울가는 12열차에 기대 앉은 나그네가 되기도.
특히나 3절 대목에서는 눌려진 심금이 차마 주체를 못하여 콧잔등이 찡하기도.
그런데....언제부턴가
몇번을 리와인드 하여 듣고 따라 부르는 중에 내심 불편한 심기가 못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단순히 헤어지는게 아니고 전쟁이라는 숙명적인 운명에 핑계하여 헤어짐이라지만.....
좀 따져보자면.....
가기 전에 떠나기 전에 하고싶은 말 한마디를
- 기차는 웩웩~ 기적을 토하고 떠날 채비를 하는터 창가에 앉아 안절부절 하는
유리창에 그려보는 그 마음 안타까워라
- 이젠 유리창에 막혀 말소리도 안들리는터 손짓도 아쉬워 유리창에 검지손가락으로 글자를 써보인다
고향에 가시거든 잊지를 말고
-서울 가거든...어나곳에 있든지간에 "잊지마소~" 하는 간절함이 옭조이는
한 두자 봄소식을 전해주소서
-거기나 여기나 봄은 오건만 곡이 봄소식을 한두자라도 적어 보내주라는,
따지고보면 부산이 봄이 더 빨리 오는데도 봄소식 핑계로 은근한 심중을 빙빙둘러 말하는 애절함이
몸부림 치는 몸을 뿌리치고 떠나가는
- 어쩌나, 어쩌나 똥마른 강아지 쩔쩔매듯 어찌할바를 모르는체
이윽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차를 몇발자국씩이나 게걸음치며 따라가는 그 안타까운 눈초리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옷소매로 눈물 찍으며 흐느끼는 그 프랫폼은....차라리 털석 주저 앉고 싶어라
고향에 가시거든 잊지를 말고
한 두자 봄소식을 전해주소서
몸부림 치는 몸을 뿌리치고 떠나가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요 대목에만 이르면....콧잔등이 시큰하고 ..... 짠하다....는
여기서 "한두자" 라는 말이 솔직이 불안스러움을 내포하고 있다고나 할까.....
오죽했으면 한두자라도.....
그것은 거개가 12열차 타고 떠나면 그만이었을테니까......
전쟁통이라는 명분과 핑계로.....
반주 소리에 귀담으면 둥가 둥가, 둥가 둥가 소리가 저음으로 시종 첨부터 끝까지 깔려져 들려온다.
하두 듣다보니 쿵닥쿵닥, 쿵닥쿵닥 완행열차 기차바퀴소리처럼 들려진다.
졸음은 언제 그랬냐 싶다.
하여, 오날도 붕붕대며 "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한번 더 들으실분은 ^^ (볼륨조절)
덧붙여서....황진이 시조를....
(아아 내일이여 그리워할 줄을 몰랐단 말인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잡으라고만 붙잡았다면 굳이 버리고 갔을까마는)
(보내 놓고 나서야 그리워지는 情을 나도 어인 일인지 모르겠구나.)
끝으로....
유행가 가사라고 ..... 통속적인거라고....그리 치부할수도 있겠지만
"이별의 부산정거장" 가사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못잊어"를 본다.
먼길 내쳐가면서 궁시렁 거린 이야기 입니다.
2013. 1. 31 까망가방입니다.
첫댓글 요즘엔 KTX, 비행기가 쌔~ㅇ 그러면 내리기 바쁘고..
만주사변 때 애절했던 맘이 소록소록 살아납니다.
오랫만에 흘러간 노래 들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객지에......저렇듯.... 애달픈 사연 뿌리고 댕기면 않된다곤 하지만...........ㅎㅎㅎ...........사연 좀~~뿌려두면...........늘그막에 회상꺼리는 참 조을껴~~ 그츄?...............(두리번두리번~)ㅎㅎㅎㅎㅎ
맞아도 싸~~~^&^
덕분에 잘 들었씀니다...
피난시절 철로길 옆 판자집에서 살던 기역이 ~~~
요즘 젊은이가 부르는 노래보다는 훨 공감이 갑니다.
그시절 참상이 지금은 추억의 곡이되어
애달픈 가락으로 온라인상을 울리네요.
수많은 타자로 손가락 고생시키셨어요.ㅎ
에휴~~ 시간이 엄청 흘러온것이 공감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