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드레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댓글 작성 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다해주세요.
美 해군 "中·러에 군사 기밀 노출 우려"…靑, 대책 회의
MRO 사업장 드론 촬영 가능성 美, 개방형 항만 안보 문제 경계
마스가 프로젝트 변수되나 촉각 업계 "전파 교란 등 대응 필요"
미국 해군이 국내 한 조선소에서 진행되는 군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관련해 “보안 시스템 미비로 외부에 군사 기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원함 함장은 미국으로 소환돼 별도 교육을 받았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드론 촬영,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청와대 주도로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 MRO 군사 안보 대책 회의
10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지난달 방위사업청 및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 등 국내 특수선 관계자들과 미군 함정 MRO 사업과 관련해 보안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난 2월 국내 한 조선소의 미 해군 군수 지원함 MRO 사업 현장에서 제기된 안보 보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당시 조선소 현장의 미 승조원이 지원함 주변에서 중국과 러시아 국적 선박을 확인한 후 이를 미 해군범죄수사국(NCIS)과 해군수송사령부(MSC) 등에 보고했다.미 해군 측은 조선소 인근에서 중국, 러시아 등 선박이 오갈 경우 근접 촬영 등을 통해 군함 내부 구조 같은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MRO 사업장 내 보안 시스템이 허술하고 경계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미 해군은 조선소의 MRO 보안 등을 우려해 해당 함장을 본국으로 소환했다. 미국 정부가 이런 보안 우려를 우리 정부 측에 공식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경찰과 국가정보원 첩보 등으로 이런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中, 드론으로 군사 기밀 촬영”
청와대 주재 회의에선 국내 MRO 사업의 군사 안보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상선과 특수선 건조가 혼재된 개방형 항만 구조 자체가 안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조선소들이 드론을 통한 공격·촬영 등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전파법상 드론 전파 교란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물리적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하드킬’은 민간 기업이 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전파법상 드론 전파 교란은 군경 등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며 “민간 조선소는 촬영 드론을 발견해도 물리적 격추 등 차단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국내 군사 안보 시설에서 중국인이 군사 시설을 촬영한 일이 반복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2023~2024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인근에서 드론을 띄워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호(10만t급) 등을 촬영한 혐의로 중국인이 구속된 사례가 있다.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선 10대 중국인이 활주로 인근에서 전투기를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韓 정부 “마스가 걸림돌은 안 될 것”
미국 정부가 도입한 사이버인증제도(CMMC)도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자 작년 말부터 방위산업 분야 국내외 계약 체결 시 사이버 보안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미국은 드론 촬영 등을 통한 중국 측의 산업 스파이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규제는 더 강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이런 군사 안보 문제가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해군이 발주할 MRO 시장은 연간 최대 20조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MRO 사업은 군함 건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한·미 조선 협력 사업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드론 보안은 국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사 보안 문제”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