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에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았던 한국의 보컬그룹 혹은 그룹사운드를 선택하라면 대부분 키보이스와 히식스를 꼽을 것이다. 나 또한 그 사실에 대해서 별 이견이 없으며 그들의 주옥 같은 노래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당시의 보컬그룹의 음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서슴없이 키브라더스의 '고고춤을 춥시다'를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그 음반이 작품성에서 특히 뛰어난 명반이어서가 아니고 그냥 그 음반에 들어있는 5곡을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음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1학년인가 2학년 여름에 서해안의 몽산포 바닷가에 놀러갔을 때이다. 바야흐로 모래밭에서 고고타임이 시작되었는데 한 선배가 야전에 그 음반을 걸어놓고 '커피 한잔'과 '고고춤을 춥시다'를 연달아 틀어놓은 것이다. 비록 그 노래들은 내가 아는 노래와 리듬이었지만 귀를 의심할 정도로 신나는 리듬과 웅장한 사운드에 첨엔 쭈삣거리고 있던 나 자신도 자연스럽게 고고춤 무리에 뛰어들었다. 다들 알다시피 그 당시의 고고음악은 거의 100% 외국 곡들로서 주로 CCR과 딥퍼플의 노래들, 그리고 탐존스의 '킾온러닝', 버디마일스의 '뎀 체인지', 아치스의 '필링소굿' 뭐 그런 노래들이었다. 그런데 한국 보컬그룹도 자신들의 곡으로 이들 못지않게 신나는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다. 그렇게 나에게 큰 감흥을 줬던 음반이었지만 그 당시에 구할 길은 없었고, 그 이후 잠시 잊혀졌었는데 몇해 전에 CD로 다시 발매되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그 즉시 구입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자동차 시디체인저에 고정적으로 꽂혀있어서 뭔가 기분이 꿀꿀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그 음반을 듣는다.
음악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음반은 그 기능에 너무도 충실하다. 작품성 측면에서 내가 명반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그 음반의 5곡 중에서 윤항기의 키브라더스가 만든 곡은 '벌이 빛나는 밤에' 한 곡밖에 없고, 나머지는 신중현 선생의 작품 3곡('봄비', '커피 한잔, '님은 먼 곳에')이며 나머지 한 곡 '고고춤을 춥시다'도 팝송 산타나의 '징고'의 리듬을 차용하여 가요 '봄이 왔네(?)'를 접목한 곡이기 때문에 독창성 축면에서 평가절하 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 음반의 노래들이 음악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키브라더스의 편곡과 연주 실력은 그 어떤 그룹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어쨋든 그 음반의 곡들을 다 듣고 나면 한판 신명나고 질펀하게 잘 놀았다는 느낌이 든다^^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1960-70년대 사이키 조명이 화려한 분위기 좋은 고고클럽에서 맘껏 놀고 나왔다는 느낌이랄까... ㅎㅎ
여기에 음악을 올리고 싶은데 재주가 없어서 못 올립니다만, 아마 이번에도 저의 사촌동생(?)인 포크세대님께서 그 음반을 소개하고 '고고춤을 춥시다' 곡을 들려주실 것으로 믿습네다 ㅋㅋ
첫댓글 아하
키브라더스의 '고고춤을 춥시다' 그 음반이 CD로도 나왔었군요. 이 음반 저도 꼭 소장하고 싶었는데 지금쯤은 동이 났겠지요
암튼 키브라더스의 전신이랄 수 있는 키보이스와 히식스는 대단했었지요. 오죽하면 국민학교시절 어린 마음에도 신이나서 
얼거리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포크세대님이 음원 올려주시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도 한이 되는게 그 당시 중고딩 시절에 시민회관에서 열린 플레이보이컵 쟁탈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 한번도 못 가본 것입니다^^ 히식스, 데블스 등이 참가했던 그 당시의 열기가 대단했다던데...
포크락님의 글을 읽으니...왠지

'70년대 고고클럽이 마구 떠오르면서..
로에다 향수어린 고고클럽을 항개 차려야쓰는 거 아닌가.....





'고고춤을 춥시다' 저도 
들어보고 싶어요

내가
포크세대님
ㅎㅎ 그 음악을 옆동네 모임에선 혹시나 해서 제가 준비해 갔는데 한번도 틀어보진 못 했습니다. 사오모 정모에선 언제 한번 그 음악과 함께 그 시절로 돌아가 보죠^^ 포세님이 오늘 내일 곧 듣게 해드릴 겁니다.
음반들고 오시기만 하셩





고고춤은 내가 무조건
ㅎㅎ 제가 mp3 파일을 셋트로 준비를 해가도 사회를 보시는 아침이슬님 같은 분들이 아에 무시하고 본인들이 준비한 노래를 트는 바람에... ㅋㅋ 혹시 사오모 연말파티에나 가능하면 제가 공수해 드리죠.
통기타음악과는 다른,멋과 감동을 주엇던 음악들이엿지요
윤항기님의허스키하고 약간은 끈적이는듯한 음색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키보이스 히식스..아련하지만 그리운 이름들..
추억에 젖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당
네 그럼요 ㅎㅎ 윤목사님의 그 올리브 같은 끈적끈적한 목소리의 진수가 바로 그 음반에 담겨 있죠. ㅋㅋ 그런 분들이 지금 활동을 못 하는게 아쉽죠. 세시봉 같은 통기타 가수분들은 지금도 활동하는데 그 옛날 그룹사운드 활동하시던 분들은 활동을 못 하고 있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장계현씨는 가끔 뵜는데.. 그외의분들은 통 뵐수가없어 넘 아쉽기만 하네요~
한번 등장만하심 세시봉처럼 확~뜨실것 같은데..ㅎㅎ..
60-70년도에 정통 락을 하셨던 분들은 거의 활동을 안 하시고 70-80년대에 트로트가 가미된 락 소위 트로트락을 하셨던 분들은 지금도 가끔 티비에 얼굴을 비추시죠. 장계현, 윤수일, 조경수 등등... 전 이 분들보다 좀더 이전에 활동하셨던 그분들의 노래와 연주가 무척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