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대를 여는 중국동포 이야기
연변 용정에 최초로 독일, 한국 수입맥주전문점을 오픈한 최철남씨

“세계각국의 맥주를 저렴하고 편하게 마실수 있는 판매점 만들고 싶습니다”
연변 용정시 연길백화슈퍼 맞은편 북안소학교 길 입구에 15평방 되나마나한 아담한 수입맥주전문판매점이 있다. 그래도 등록자금 50만 위안에 100㎡ 되는 창고를 갖고 있는 이 가게는 용정에서 유일하게 독일, 한국 맥주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일반 서민들은 술집이나 바에서는 수입맥주랑 비싸서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마실 수 있게 하려고 올해 2월18일에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이 가게 주인 최철남(38)씨의 말이다. 그는 술과는 인연 없었고 염색업을 10년 넘게 쭉 해왔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수입맥주전문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생긴다.
지난 2000년 해외연수노무로 6만위안을 내고 몇백명과 함께 한국으로 떠난 최씨는 경기도 포천 한 염색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당시 기본월급은 36만원이였고 잔업까지 해야 70만원이 좀 넘었다. 가끔 저녁 12시까지 잔업하면 90만원 정도 받았다. 그렇게 2년 일하다가 최씨는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마침 최씨는 2004년에 합법체류자로 변경하게 되여 지긋지긋한 불법체류자 신세를 면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염색공장에서 일한
염색전문가에서 맥주 전문가로 변신
그에게 기회가 왔다. 2005년에 염색원료를 공급하는 한국인 사장님을 통해 중국 청도에서 공장을 차린 한 한국인의 공장에서 공장장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그런데 월급이 3600위안 정도여서 2년 일하다가 결국 2007년에 다시 한국행을 하여 포천 영중면의 한 염색공장에 다시 취직했다. 그러다가 2008년에 연변에서 결혼식을 올린 최씨는 중국에서 발 붙히려고 청도 염색공장에 다시 취직했다. 그런데 2009년에 아내가 출산하게 되자 우유값 때문에 또 한국행을 하게 되었고, 2012년11월에 중국에 다시 들어왔다. 마지막이라 했지만 2013년에 석달정도 또 한국에 있었다. 하지만 염색과는 끝내 더는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올해 초 술 판매하는 친구를 통해 결국 수입맥주판매점을 시작하게 되였다.
현재 독일 카이저돔, 한국 카스 캔맥주를 소매하고 있지만 병맥주도 곧 들여올 예정이다. 독일 흑맥주(남성용), 백맥주(여성용) 500L 130위안/12병이고, 355L 레몬맛 한병에 7위안,레드 한병에 7위안씩 하며 카스 캔 맥주 355L 한병당 6위안씩 하고 있다.
처음에는 오픈하자마자 전단지도 돌리고 라이터에 명함도 찍고 문화광장 야시장에 무료 맛 체험도 하면서 어렵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해 단골손님도 생기고 전화 주문도 하고 술집이나 슈퍼에서도 도매가격으로 수입맥주를 가져가고 있다.
지금 가게가 개발권에 들어 감히 인테리어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차후 "세계각국의 맥주를 저렴하고 편하게 마실수 있는 판매점과 한두잔 마실수 있는 바를 차리고 싶다"고 최씨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연변=정해운 기자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21호 2014년 8월 8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21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