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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만감(苦口晩甘)
처음 혀끝에 어리는 맛은 쓴데 이뿌리에 남는 뒷맛은 달다는 뜻으로, 사람도 처음에 조금 맛이 쓴 듯해도 겪고 보면 길게 여운이 남는 사람이 좋다는 말이다.
苦 : 쓸 고(艹/5)
口 : 입 구(口/0)
晩 : 늦을 만(日/8)
甘 : 달 감(甘/0)
이덕리(李德履)가 쓴 동다기(東茶記)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차에는 고구사(苦口師)니 만감후(晩甘侯)니 하는 이름이 있다. 또 천하의 단것에 차만 한 것이 없어 감초(甘草)라고도 한다. 차 맛이 쓴 것은 누구나 말한다. 차가 달다는 것은 이를 즐기는 사람의 주장이다.' 표현이 재미있어서 찾아보니 각각 출전이 있다.
당나라 때 피광업(皮光業)은 차에 벽(癖)이 있었다. 그가 갓 나온 감귤을 맛보는 자리에 초대받아 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잔칫상에 차려 내온 훌륭한 안주와 술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부터 내오라고 야단이었다. 큰 잔에 담아 차를 내오자 그가 시를 지었다. '감심씨(甘心氏)를 아직 못 보았으니, 먼저 고구사(苦口師)를 맞아야겠네(未見甘心氏, 先迎苦口師).' 감귤(柑橘)은 속 알맹이가 달아서 감심씨, 즉 속 맛이 단 사람이라 했다. 차는 첫입에 맛이 쓴지라 입이 쓴 선생이란 뜻으로 고구사라 불렀다. 고구사가 차의 별명으로 된 연유다.
또 당나라 손초(孫樵)는 초형부(焦刑部)에게 차를 보내며 이렇게 썼다. '만감후(晩甘侯) 15인을 계시는 거처로 보내서 모시게 합니다. 이들은 모두 우렛소리를 들으며 따서 물에 절을 올리고 만든 것입니다.' 단차(團茶) 15개를 만감후 15인이라 했다. 차를 마시면 단맛이 뒷맛으로 오래 남는다. 그래서 차를 의인화해 '늦게서야 단맛이 나는 제후'라는 의미로 이 표현을 썼다. 이후 만감후도 차의 별칭으로 쓴다. 명나라 때 육수성(陸樹聲)의 '다료기(茶寮記)'에 나온다.
차의 맛은 단가 쓴가? 고구사와 만감후 두 단어에 그 대답이 있다. 정답은 '첫맛은 입에 쓰고 뒷맛은 달다'이다. 고구만감(苦口晩甘)! 처음 혀끝에 어리는 맛은 쓴데 이뿌리에 남는 뒷맛은 달다. 감탄고토(甘呑苦吐), 달아 덥석 삼켰다가 쓰면 웩 하고 토한다. 입속의 혀처럼 달게 굴다가 쓰디쓴 뒷맛만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사람도 차 맛과 다를 게 없다. 처음에 조금 맛이 쓴 듯해도 겪고 보면 길게 여운이 남는 사람이 좋다.
만감후(晩甘侯)
단 맛이 늦게 나타난다는 말로, 차(茶)를 말한다. 차를 마시면 단맛이 뒷맛으로 오래 남는다. 옥선고(玉蘊膏), 냉면초(冷面草), 고구사(苦口師)라고도 한다.
만감후(晩甘侯)는 중국 송(宋) 나라 때 도곡(陶穀)이 지은 청이록(清異録) 卷下 차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명천(茗荈)이라는 장에 나오는 말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손초(孫樵)가 차를 초형부에 보내면서 쓰기를, "만감후 15인을 시종토록 재각에 보냅니다. 이들은 모두 우레 소리를 기다렸다가 따서 삼가하여 물과 혼합을 합니다. 건양 단산은 모두 물이 맑은 고장으로, 밝은 달이 푸른 계곡에 비추어지고 구름이 산꼭대기에 걸터 앉아 있을 때 마실만한 차입니다. 부디 함부로 쓰지 마십시오(孫樵送茶與焦刑部, 書云; 晚甘侯十五人遣侍齋閣, 此徒皆請雷而摘, 拜水而和, 蓋建陽丹山碧水之鄉, 月澗雲龕之品, 慎勿賤用之)." -清異錄/茗荈門
만감후(晩甘候)
복건성 무이산의 대홍포 모수(母樹)가 있는 구룡과(九龍窠) 매표소를 지나 조금 들어 가면 큰 바위 절벽에 차에 관한 옛 사람들의 글들이 많이 새겨져 있다. 그 중 무이암차의 특징을 나타내는 '암운(巖韻)'이라는 글자와 옆에 '만감후(晩甘候)'라는 글도 새겨져 있다. 만감후(晩甘候)의 출처는 중국 송(宋) 나라 때 도곡(陶穀: 903∼971)이 지은 청이록(清異録) 중 차와 관련된 글을 모은 명천(茗荈)이다.
당나라 때 손초(孫樵 867년 사망)가 원화연간(元和年间 806~820), 차를 초형부(焦刑部)에 보내면서 편지에, "만감후(晩甘侯) 15인을 거처로 보내어 모시게 하려 합니다. 이들은 모두 우렛소리를 들으며 따서 물에 절을 올리고 만든 것입니다. 무릇 건양(建陽; 무이산이 속한 행정 구역)의 단산벽수(丹山碧水; 붉은 산과 푸른 물 즉 빼어난 지형으로 신선이 사는 곳)의 달빛이 비치는 작은 계곡과 구름이 잦아드는 깊은 곳에서 자란 것이므로 삼가 귀하게 써 주시기 바랍니다(晩甘候十五人遣侍齋閣此徒乘雷而摘拜水而和 盖建陽丹山碧水之鄕月澗雲龕之品 愼勿賤用之)"라고 적었다.
예부터 차를 지칭하는 말로 '고구사(苦口師)'니 '만감후(晩甘候)'니 하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서 사(師), 후(候)는 모두 벼슬을 말하는 것으로 차의 특징으로 의인화 한 것이다.
차를 마시면 처음은 쓰지만 마시고 난 뒤에 목젖에서 올라오는 단맛이 느껴진다는 체험을 나타낸 말로 고구만감(苦口晩甘)이라고 한다. 마시고 난 뒤 목구멍에서 느끼는 단맛이란 뜻의 정확한 표현은 만감후(晩甘喉: 목구명 후)인데 이를 후(喉)와 발음이 같은 벼슬 아치 후(候)로 바꾸어 만감후(晩甘候)로 귀하고 좋은 차를 의인화한 것이다.
이 글이 나온 이후 많은 역대의 문장에서 차를 만감후(晩甘候)라고 부르는데 이덕리의 '동다기(東茶記)'에도 이말이 나온다. 단 무이산의 바위에 새겨져 있어 '무이암차'를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출처의 시작인 당나라 때 손초의 글은 무이산 차에 대한 글이지만 잎 차가 아닌 덩어리 였다(떡차. 병차). 그러므로 뭉쳐진 떡차 15덩어리이기 때문에 15인(人)이라고 한 것이다, 만일 지금처럼 잎 차였다면 15잎은 너무 적고 15근은 약 8kg이라 당시로는 양이 너무 많다.
당시 차문화는 떡차를 끓여 마셨기 때문에 지금의 포차법의 차맛 보다는 더욱 처음은 쓰고 뒤 끝은 달다는 의미가 명확하게 이해되었다. 무더운 여름 우리 정치가들도 이런 차를 음미하며 북한과 일본의 적대감과 세계의 급격한 변화를 이겨내고 끝내는 우리가 웃을 수 있는 방책을 생각해 내면 좋겠다.
▶️ 苦(쓸 고, 땅 이름 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오래다, 낡다, 굳게 긴장(緊張)하는 느낌이 쓰다는 고(古)와 쓴 풀(艹)의 뜻이 합(合)하여 '쓰다', '괴롭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苦자는 '쓰다'나 '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苦자는 艹(풀 초)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옛날'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苦자는 풀이 매우 쓰다는 뜻으로 艸자가 의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괴롭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苦(고)는 씀바귀, 쓰다, 괴로움을 뜻과 전세前世의 악업에 의하여 받는 고통 등의 뜻으로 ①쓰다 ②괴롭다 ③애쓰다, 힘쓰다 ④많다, 오래 계속되다 ⑤거칠다 ⑥엉성하다, 졸렬하다 ⑦무르다 ⑧욕(辱)되다, 욕보이다 ⑨싫어하다 ⑩씀바귀(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⑪쓴 맛 ⑫깊이, 심히 ⑬기어코, 그리고 ⓐ땅의 이름(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쁠 희(喜), 즐길 낙/락(樂), 기쁠 환(歡), 달 감(甘)이다. 용례에는 괴로워하고 번민함을 고민(苦悶), 마음을 태우며 애씀을 고심(苦心), 매우 기다림을 고대(苦待), 괴로움과 슬픔을 고비(苦悲), 매우 힘드는 일을 고역(苦役),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을 고통(苦痛), 괴로운 심경을 고충(苦衷), 몸과 마음이 괴로움을 고뇌(苦惱), 쓴 즙을 담은 잔으로 쓰라린 경험을 고배(苦杯), 괴로움과 즐거움을 고락(苦樂),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매우 힘드는 일을 고역(苦役),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초(苦楚), 귀에는 거슬리나 참된 말을 고언(苦言), 괴로운 인간세계를 고해(苦海),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는 힘든 싸움을 고전(苦戰), 힘들여 생각하는 것을 고려(苦慮), 괴로운 처지를 고경(苦境), 목이 말라 고생함을 고갈(苦渴),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고생스럽고 곤란함을 고곤(苦困), 고통스러운 생각을 고사(苦思), 어이가 없거나 하찮아서 웃는 웃음을 고소(苦笑), 매운 것과 쓴 것으로 괴롭고 고생스럽게 애를 씀을 신고(辛苦), 처지나 형편 따위가 고생스럽고 딱함을 곤고(困苦), 즐거운 일이 어그러져서 받는 고통을 괴고(壞苦), 단 것과 쓴 것으로 고생을 달게 여김을 감고(甘苦), 애쓰고 노력한 수고로움을 노고(勞苦), 괴로움을 참음을 인고(忍苦), 몹시 애씀이나 대단히 힘들임을 각고(刻苦),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고(産苦), 옥살이 고생을 옥고(獄苦), 적을 속이는 수단으로서 제 몸 괴롭히는 것을 돌보지 않고 쓰는 계책을 이르는 말을 고육지책(苦肉之策),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말을 고진감래(苦盡甘來), 괴로움에는 즐거움이 따르고 즐거움에는 괴로움이 따름을 일컫는 말을 고락병행(苦樂竝行), 안일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그 반동으로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고일지복(苦逸之復), 몹시 애를 태우며 근심 걱정을 함을 이르는 말을 고심참담(苦心慘憺),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학수고대(鶴首苦待),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김을 일컫는 말을 동고동락(同苦同樂), 몹시 고되고 어렵고 맵고 쓰다는 뜻으로 몹시 힘든 고생을 이르는 말을 간난신고(艱難辛苦) 등에 쓰인다.
▶️ 口(입 구)는 ❶상형문자로 입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口(구)꼴의 자형(字形)은 입의 뜻인 경우 뿐만은 아니다. 品(품)과 같이 물품을 나타내거나 各(각)과 같이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고, 石(석)과 같이 돌을 나타내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口(구)는 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1)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의 뜻 (2)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입 ②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③인구(人口) ④주둥이, 부리, 아가리 ⑤입구(入口), 항구(港口), 관문(關門) 따위 ⑥구멍, 구멍이 난 곳 ⑦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⑧말하다, 입 밖에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에는 연설이 끝이나 시위 행진 때 외치는 간결한 문구를 구호(口號),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변명할 재료를 구실(口實),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흥정을 붙여 주고받는 돈을 구문(口文),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말로 전함을 구전(口傳),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사람의 수효를 구수(口數), 집안 식구나 집안의 사람 수효를 가구(家口), 한 나라 또는 일정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구(緘口),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고 하는 항구(港口),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을 금구(噤口), 나가는 곳을 출구(出口),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일컫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을 하라고 경계하는 말을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이 급히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구약현하(口若懸河), 말과 마음으로 전하여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구전심수(口傳心授), 입과 귀의 간격이 가깝다는 뜻으로 남에게서 들은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에 남에게 옮김 곧 자기의 몸에 붙지 않은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사촌(口耳四寸),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살아 나갈 걱정 곧 먹고 살 근심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복지루(口腹之累), 말로는 옳다 하면서 마음으로는 그르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구시심비(口是心非),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그 입에 오르면 온전한 사람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나 결점만을 들추어 좋게 말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구무완인(口無完人),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린다는 뜻으로 열과 정성을 다하여 교육한다는 말을 구강지화(口講指畫) 등에 쓰인다.
▶️ 晩(늦을 만)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免(면, 만)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免(면, 만)은 애를 낳다, 여기에서는 면(人+免; 엎드리다, 머리를 숙이다)의 뜻이 있다. 해가 지는 해질녘을 말한다. ❷형성문자로 晩자는 '늦다'나 '쇠하다', '(해가) 저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晩자는 日(해 일)자와 免(면할 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免자는 '면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면, 만'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晩자는 본래 '(날이) 저물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러니 日자가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晩(만)은 ①늦다 ②해가 저물다 ③늙다, 쇠하다 ④해질녘, 황혼(黃昏) ⑤저녁 ⑥늦은 밤, 깊은 밤 ⑦노년(老年), 만년(晩年) ⑧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를 조(早)이다. 용례로는 저녁 식사를 만찬(晩餐), 늦가을을 만추(晩秋), 혼기가 지나서 늦게 한 혼인을 만혼(晩婚), 사람의 일생에서 나이 많은 노인의 시절을 만년(晩年), 늦게야 이루어짐을 만성(晩成), 느즈막한 시기를 만기(晩期), 저녁이나 늘그막을 만모(晩暮), 늙어서야 지각이 남 또는 뒤늦게 깨달음을 만각(晩覺), 늘그막에 누리는 복을 만복(晩福), 늦게 다다름을 만도(晩到), 늘그막에 낳음 또는 예정한 날짜를 훨씬 지나 아기를 낳음을 만산(晩産), 날이 저물어 가는 어스레한 빛이나 철이 늦은 때의 경치를 만색(晩色), 해가 질 무렵의 경치를 만경(晩景), 늙어서 자식을 낳음을 만득(晩得), 제철보다 늦게 곡식이나 식물을 심는 일을 만식(晩植), 나이가 들어 늦게야 배움을 만학(晩學), 늙바탕에 사귄 친구를 만교(晩交), 저녁에 술을 마심 또는 그 술을 만작(晩酌), 세밑으로 한 해가 끝날 무렵을 세만(歲晩), 늦가을을 추만(秋晩), 나이가 매우 많음을 연만(年晩), 어젯밤이나 어제 저녁을 작만(昨晩), 기준이 되는 때보다 조금 늦음을 차만(差晩), 지체하여 늦어짐을 계만(稽晩), 이름과 늦음을 조만(早晩),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늦가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일컫는 말을 만추가경(晩秋佳景), 배가 고플 때 먹으면 무엇이든지 맛이 있어 고기를 먹는 것과 같다는 말을 만식당육(晩食當肉),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을 일컫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어찌 보는 바가 늦느냐는 뜻으로 깨달음이 늦음을 이르는 말을 하견지만(何見之晩), 비파나무는 늦은 겨울에도 그 빛은 푸르다는 말을 비파만취(枇杷晩翠) 등에 쓰인다.
▶️ 甘(달 감)은 ❶지사문자로 입 속에 물건을 물고 있음을 나타내며 입속에 머금고 맛봄을 뜻한다. 甘(감)의 음은 머금다의 뜻을 나타냄으로 나아가서 맛있다, 달다의 뜻이 있다. ❷지사문자로 甘자는 '달다'나 '맛좋다', '만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甘자는 口(입 구)자에 획을 하나 그어 입안에 음식이 들어가 있음을 표현한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甘자는 이렇게 입안에 음식이 들어와 있다는 의미에서 '만족하다'나 '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甘자의 사전적 의미는 '달다'나 '맛좋다'이다. 그러나 실제 쓰임에서는 甛(달 첨)자가 '달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甘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먹다'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으니 甘자를 반드시 '달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甘(감)은 (姓)의 하나로 ①달다(꿀이나 설탕의 맛과 같다) ②달게 여기다 ③맛좋다 ④익다 ⑤만족하다 ⑥들어서 기분 좋다 ⑦느리다 ⑧느슨하다 ⑨간사하다(거짓으로 남의 비위를 맞추는 태도가 있다) ⑩감귤(柑橘) ⑪맛있는 음식(飮食)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쁠 희(僖), 기쁠 희(喜), 즐길 오(娛), 기쁠 이(怡), 기쁠 열(悅), 즐거울 유(愉), 기쁠 희(憘), 즐길 낙/락(樂), 기쁠 흔(欣), 기쁠 환(歡), 즐길 탐(耽)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슬플 애(哀), 슬퍼할 도(悼), 성낼 노(怒), 슬플 비(悲), 쓸 고(苦)이다. 용례로는 군말 없이 달게 받음을 감수(甘受),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약용 식물을 감초(甘草), 달콤하여 맛이 좋음을 감미(甘美), 단 것과 쓴 것이나 즐거움과 괴로움 또는 고생을 달게 여김을 감고(甘苦), 달콤한 말로 남의 비위에 맞도록 듣기 좋게 하는 말을 감언(甘言), 단술이나 막걸리를 감주(甘酒), 괴로움이나 책망을 달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을 감심(甘心), 달고 쏘는 맛이 있음을 감렬(甘烈), 단맛으로 설탕이나 꿀 따위의 당분이 있는 것에서 느끼는 맛을 감미(甘味), 음식을 맛있게 먹음을 감식(甘食), 달갑게 여기어 승낙함을 감낙(甘諾), 좋은 맛 또는 맛있는 음식을 감지(甘旨), 상급 관청에서 하급 관청에 보내던 공문을 감결(甘結), 알맞은 때에 내리는 비로 가뭄 끝에 오는 반가운 비를 감우(甘雨), 죽기를 달게 여김을 감사(甘死), 물맛이 좋은 우물을 감정(甘井), 달콤한 말을 감사(甘辭), 스스로 달게 여김을 자감(自甘), 향기롭고 달콤함을 방감(芳甘), 살지고 맛이 좋음 또는 그런 고기를 비감(肥甘), 단맛을 나눈다는 뜻으로 널리 사랑을 베풀거나 즐거움을 함께 함이라는 말을 분감(分甘), 선정을 베푼 인재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감당지애(甘棠之愛),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을 이르는 말을 감언미어(甘言美語), 달콤한 말과 이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남의 비위에 맞도록 꾸민 달콤한 말과 이로운 조건을 내세워 남을 꾀하는 말을 감언이설(甘言利說), 물맛이 좋은 우물은 먼저 마른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이 일찍 쇠폐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감정선갈(甘井先竭), 물맛이 좋은 샘은 먼저 마른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이 일찍 쇠폐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감천선갈(甘泉先竭),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 사리에 옳고 그름을 돌보지 않고 자기 비위에 맞으면 취하고 싫으면 버린다는 말을 감탄고토(甘呑苦吐)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