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즈벡에 다녀왔습니다. 취재를 목적으로 갔지만 안전 문제로 인해 취재는 포기하고 붉은악마와 함께 축구만 열심히 보고 와 버렸습니다. 어떻게 우즈벡에 가게 됐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은 그리 많지 않으실 것 같고, 우즈벡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로선 이번이 첫 해외 진출(?)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제주도조차 가보지 못한 채 한반도 안에서만 줄곧 살아온 25년 인생이었는데, 올해 초에 A3대회 취재로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운 좋게 출발 테이프를 끊었고 이렇게 해외까지 다 갔다 오네요.
인천에서 타슈켄트까지는 대한항공에서 제공한 전세기 덕에 약 8시간이 걸렸습니다. 평소에 취재나 집에 내려가는 일 등으로 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은 예사라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입국 심사를 거쳐 탸슈켄트 국제공항을 빠져나가니 저를 맞이하는 건 엄청난 세기의 태양이더군요. 돌아와서 들으니 당일 타슈켄트 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는데, 중앙아시아 쪽이 습도가 적은 곳이라 땀은 그렇게 나지 않는데 10분만 서 있어도 얼굴이 벌겋게 익더군요.
현지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시가지로 향하는데, 거리에 돌아다니는 것은 대우차(과거 대우와 우즈벡 정부가 협력해서 세운 공장이 타슈켄트 부근에 있답니다)고 건물에 붙은 광고판은 죄다 삼성과 LG의 것이더군요. 해외에 나가서 한국 브랜드를 보면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더니 그 얘길 백분 되새기며 타슈켄트 시내의 관광지로 향했습니다.
경기 시작까지 다섯 시간 정도가 남아서 아미르 티무르 광장, 인민친선광장, 슬픔에 잠긴 어머니의 동상, 나보이 국립극장 등을 관광했습니다. 잘 살든 못 살든 역사가 오랜 나라는 한번 찾아볼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곳들이었습니다. 타슈켄트 시내에 인상적인 것은 녹지가 많다는 점이었는데, 아무래도 습기 적은 무더운 날씨다 보니 나무 그늘 아래만 가도 시원하게 쉴 수 있다는 점 때문인 듯 했습니다. 그래선지 녹지에는 꼭 카페가 있고, 우즈벡 사람들은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워낙 더우니까 시내에 있는 개천 주변에는 훌렁훌렁 옷을 벗고 수영하고 있는 아이들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다민족 국가라 그런지 러시아 사람에서부터 인도계, 고려인까지 다양한 얼굴의 사람들이 섞여 있었고요. 경기장 밖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들 착해 보였습니다. 붉은악마들을 싣고 가는 버스를 보면 손 흔들어주고, 사진 찍자는 요구에 다들 거절 없이 받아줬고요.
경기장에 도착한 것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쯤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우즈벡 안디잔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있었습니다. 현지인들 대다수가 그 사실을 모를 정도로 언론에서 철저히 통제되고 있지만 만일을 대비해 경기장에는 엄청난 수의 경찰 병력이 동원됐습니다. 대충 눈짐작으로 봐도 일반관중 두명에 경찰 한명 정도의 비였던 것 같아요. 특히 붉은악마와 교민들 부근에 경찰들이 집중되었습니다. 다행히 경기장에서는 아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작년 AFC 챔피언스 리그 당시 원정 온 성남 팬들이 크게 고생하고 돌아갔다더군요)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저는 새로운 공포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왜 축구지도자와 선수, 전문가들이 원정 경기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있겠더군요. 2002년 6월 한국을 상대해야 했던 외국의 대표팀들과 그 팬들이 느꼈던 감정이 그랬을까요? 3만여 우즈벡 관중이 일시에 토해내는 소리가 귀를 쩌렁쩌렁 울리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중계를 보신 분들도 TV를 통해 그 소리를 들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현장에서 그 소리를 듣는다면 귀가 멍멍할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이 경기 중에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나 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바로 옆 사람과의 대화도 제대로 되지 않았었거든요.
일부 우즈벡 팬들은 한글로 쓴 위협적인 내용의 플랜카드들을 흔들어 대고. 결국 안전이 보장될 수 없다는 판단에 취재는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경기장에서 우즈벡 여성들은 한국인 말고는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현지 가이드 분의 말로는 우즈벡에서 공개된 장소에서 이렇게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스포츠는 축구가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즈벡 사람들은 축구장에서만큼은 광적으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많구요.
노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경기장 시설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명색이 우즈벡 최고 클럽(팍타코르 타슈켄트)이 사용하는 경기장인데 좌석에는 공사판에서나 봄직한 좌판을 깔아놨더군요. 성인 세 명이 올라서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개방형 화장실은 말할 것도 없고. 전광판에는 스코어 외에는 그 무엇도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리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화면은 커녕 시계도 없었습니다. 경기 보면서 지금 우리가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확인할 길이 전혀 없어 답답해 죽을 노릇이었습니다. 대표팀 스탭들은 따로 스포츠 시계가 있어서 체크를 했겠지만 그런 부분도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 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져간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경기 시작 30분 전에는 교민 분들께서 합류하셨습니다. 제 주변에는 사마르칸트에서 기차를 타고 8시간 걸려서 왔다는 교민들이 계셨는데 다들 한국인들 원 없이 보고, 한국말 원 없이 해서 기쁘다고 하시더군요. 제 주변 분이 교민분 자녀들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과자를 주니까 애들은 하루에 하나씩 아껴서 먹을 거라고 그러는데 다음에 외국 갈 때는 다른 거 준비할 거 없이 과자 챙겨가서 애들 주면 좋아할 거 같더군요. 대한항공 측이 나눠준 태극기랑 부채도 인기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경기에 대해서 말하자면, 전 현재 후추의 일반적인 이야기들과는 다소 대치되는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 싶네요. 후추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축구와 관련한 어느 사이트를 가도 대부분의 이야기는 제게 별 설득력을 심어주지 못하는 듯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봤기 때문이 아닙니다. 현장에서도 본프레레 감독 욕하고, 유상철 비난하는 붉은악마가 대세였거든요.
일단 본프레레 감독에 대해 얘길 하겠습니다. 와이드 인터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봤고, 공식 인터뷰나 몇몇 선수들 얘기들을 통해 판단한 결과 본프레레 감독은 꽤나 고지식한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고집쟁이예요. 하지만 그의 축구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선에서 이뤄집니다. 선수 선발에서 팬들이 원하는 의견이야 각양각색입니다. 하지만 그가 한국 축구를 파악한 시점이라 생각되는 독일전 이후의 선수 선발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선수 선발은 거의 없습니다. 경기장에서 목격되는 축구 역시 원류에 충실한 축구라고 할까요. 그 반면에 확신이 들지 않으면 모험을 잘 하지 않는 편이고, 전술의 유동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양하고 오랜 경험에 비해 경기 중 수읽기나 감독 간의 머리싸움 역시 아쉬움이 드는 감독이구요.
결국 본프레레 감독에 대해 비판을 보내는 이와 보내지 않는 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그에 대한 기대 수준의 차이라 봅니다. 저는 본프레레 감독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현상 유지를 해준다면 그는 자신의 역할을 100% 다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쿠엘류 감독이 떠나고 그가 왔을 때부터 동일합니다. 우리가 쿠엘류를 데리고 온 것은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바램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그 실패의 이유는 행정능력의 부재, 언론과 팬들, 구단들의 고자세와 같은 과도기 상황에 놓인 현재의 한국 축구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고 쿠엘류 감독 개인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쿠엘류 감독에 대한 옹호의 변을 펼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쿠엘류 감독에 대해선 전혀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를 받쳐주지 못한 한국 축구도 문제였지만 쿠엘류 개인의 문제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과 기회들 또한 보상받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우리 대표팀이 갖고 있는 능력을 100% 발휘한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저도 한국 축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고, 그 한국 축구 때문에 밥 먹고 살아갈지도 모르는 사람이니 후하게 평가하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이 우리 축구의 수준에 부합하는 냉정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축구는 장족의 발전을 했죠. 어느 정도 축구강국 같은 행세를 할 수 있는 축구 인프라가 구축됐고 협회와 구단은 행정과 마케팅 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유럽에 많은 선수들이 진출했었고, K리그의 경기력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대표팀 차출이나 경기장 안전 문제 같이 과거에는 생각지 않았던 문제들도 속출하고 있죠. 하지만 세계의 축구라는 틀에서 볼 때 우리의 축구가 소위 말하는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입장까지 왔냐면 그렇진 않습니다. 현재도 우리는 그 수준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가고 있는 과도기의 입장이죠. 축구 강국의 척도를 단순히 경기력의 수준만으로 판단하시면 곤란하다는 얘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 한국 축구의 수준을 생각해 본다면 현재 본프레레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성적은 최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는 않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대한 희망이 부정적인 것도 아니고, 어이없는 경기에서 진적도 없습니다. 사우디 원정에서의 패배는 분명 타격이 큰 것이었지만 이번 원정을 다녀와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한 번씩 번갈아가며 원정을 다녀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체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원정 경기인 것 같습니다.
이번 우즈벡 경기 역시 마찬가집니다. 잔디, 심판, 기후 등 경기 외적인 요소에 고전한 것치고는 꽤 괜찮은 경기 아니었습니까? 그렇게 비판받는 수비진이 실점 장면과 초반 몇 분을 제외하고 내준 위기는 없었고, 후반 들어서 한국은 분명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공략해 갔습니다. 본프레레보다 더 큰 문제는 월드컵 최종예선에 대해 일이 터지기 전에는 어떤 긴장감과 불안함도 갖지 못하는 한국 축구 전체의 분위기라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던, 월드컵 4강이 낳았다는 우리 내부의 적이 3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셈이죠.
몇몇 선수에 대한 비판 역시 과하다고 생각되네요. 유상철과 김동진, 이동국, 박동혁에 대한 의견들은 그리 타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유상철은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120% 소화했습니다. 왜 대다수의 팬들은 후반 박지성이 우즈벡 진영을 종횡무진 누빌 수 있게 그의 뒤를 받쳐준 유상철의 존재는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현재의 유상철이 많은 나이와 부상으로 인해 체력 관리에서 맹점을 보이고 피지컬 능력에서도 몬스터와 같던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건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A매치 120회의 경험과 경기 운영능력이 있습니다. 우즈벡과의 지난 두 경기에서 유상철이 보란치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건 과연 저의 삐뚤어진 애정이 빚어낸 잘못된 시각인가요?
김동진의 왼쪽 윙백 불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도 의문입니다. 물론 이영표를 기용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른쪽에 생기는 공백은 무엇으로 메울까요? 누구도 그 대안은 제시해주지 못한 채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지성의 오른쪽 윙백론 정도가 팬들의 의견인 것 같은데 그것은 아직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것인데다 왼쪽 김동진, 오른쪽 박지성보다 확신을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영표를 왼쪽에 세울 수 있는 시점은 부상 중인 송종국이 월드컵 때의 몸상태로 대표팀에 돌아올 때라고 봅니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2년간 대표팀에서 최악의 플레이를 보여준 송종국이 쉽게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차선책은 김두현을 오른족 윙백에 써본다거나 최근 제가 주목해 보고 있는 수원의 조원희가 어서 성장하길 비는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김동진이 올 시즌 리그의 활약을 볼때 대표팀에 뽑혀서는 안 된다는 의견 또한 이해가 안 갑니다. 올 시즌 서울의 경기를 몇 차례 봤지만 그가 대표팀에 뽑혀선 안 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못 뛰었단 생각은 한 번도 안 들었습니다. 김동진이 지난해 아테네 가기 전부터 후반기 서울의 전술적 핵으로 기용될 때의 활약과 지금의 모습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얘기입니다. 스포트라이트는 박주영이 다 받는 상황이고, 볼은 히칼도와 김은중에게 집중됩니다. 제가 본 바로는 이번 우즈벡전 전반 김동진의 플레이는 깔끔했습니다. 반대편의 차두리-이영표가 아무 것도 못해준 반면 박주영-김동진은 전반 우리의 주요 공격 루트였습니다. 후반 정경호가 투입된 이후 포지션이 어정쩡해지면서 사라졌지만 김동진의 플레이에 대해 딱히 뭐라 비판할 건덕지는 안 보입니다. 오히려 몇몇 사이트를 중심으로 FC 서울 소속이라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비판이 일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이동국과 박동혁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두 선수는 팬들이 뭐라고 해도 본프레레 감독이 기용할 선수들입니다. 각 포지션에서 K리그 최정상급이라 평가받고 있는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계속 신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궁금합니다. 과연 그들을 비판하는 팬들의 비뚤어진 시각에는 문제가 없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에 대한 얘기입니다. 전반 우리 대표팀의 공격이 잘 돌아가지 못한 것은 우선 본프레레 감독이 상대가 공세로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수세로 나간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 경기가 진행될수록 분명 유상철이 계속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나가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유상철과 박지성의 전진패스는 상대의 밀집수비에 막혔고 우리 공격수들 역시 움직임 면에서 둘의 패스를 전혀 살려주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은 안정환과 차두리가 박주영의 플레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게 세 번째 이유입니다.
전반에 실패한 공격 루트를 보면 김동진과 박주영의 2vs1 패스 이후 박주영이 다시 두 공격수에게 내주고 공간으로 돌아 들어가는데 안정환과 차두리는 박주영의 빠른 속도에 오히려 버거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후반 들어온 정경호와 이동국, 그리고 본격적으로 공격에 올라온 박지성 정도가 박주영의 플레이 속도에 따라가는 모습이었고 보다 효과적인 공격이 이뤄졌습니다.
아마 박주영에 대해 걱정을 하시는 분들은 그의 능력이 언론이나 팬들에 의해 과장됐다는 것이 아닌, 겨우 20살 짜라 선수가 팀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점에 대한 우려일 테죠? 그렇다면 그건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박주영을 만난 것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의 간접적인 상황들뿐입니다. 하지만 그의 청대 시절, 그리고 소속팀과 A 대표팀의 동료나 스태프들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박주영으로 인한 위화감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박주영의 성격 자체가 튀는 성격이 아닌데다 선배들과의 관계 역시 잘 풀어가는 선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박주영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열등감을 갖는다는 걱정은 프로인 선수들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김진용의 말을 빌릴까요? “프로로 뛰는 선수가 다른 선수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자신이 더 노력해야 할 문제예요. 만일 경쟁에서 밀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뺏겼다는 이유로 시기를 한다면 그 사람은 프로로서 자격이 없는 선수예요.”
현재 박주영에 대한 과도한 열기는 박주영이 원한 것이 아닙니다. 박주영은 단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를 빚어낸 축구선수일 뿐입니다. 물론 박주영에 대한 지나친 애정으로 다른 선수들을 감정적으로 평가 절하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엉뚱하게 박주영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로 박주영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보낼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결론은 '원정은 장난이 아니다'는 건데, 글을 쓰면서 통일성 없이 흘러간 것 같군요. 에고... 가벼운 마음으로 우즈벡 원정 후기나 쓰자고 했는데 제가 바라보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팬들의 의견들에 울컥한 것 같습니다.
덧붙여 드리고 싶은 얘기는, 삐뚤어진 시각으로 보면 어떻게 봐도 맘에 안들게 마련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누군가를 비판하는 글을 쓸 때는 적어도 그 삐뚤어진 시각은 배제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첫댓글 글 참 잘쓰시는 분이네요 . 공감이 많이 갑니다
완전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