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말씀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 10,22)
예수님은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말씀과 연결 지어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따르는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한 전제 조건은 예수님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버린다는 것은 새로운 것으로 채워진다는 희망을 내포합니다. 곧, 버림은 채워짐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전에 맡았던 일들을 버리고 친근한 사람들을 떠나야만 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전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갖지 못하고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몹시 마음이 아픕니다. 친근했던 과거로부터 해방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과 감정까지도 떠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승리하고 미래에 관해서 흥미를 갖게 되지만, 여전히 사람들과의 친밀한 우정과 자신의 위치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실망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일에서 오는 기쁨을 맛보게 합니다. 분명히 우리에게는 혼동을 주는 시기지만, 이것을 통해서 과거에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서 앞에 놓여 있는 것을 향해 줄달음질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는 뒤에 있는 것에 대해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너무 자주 사람들은 즐거워했던 것들 그러나 지금은 이미 사라져 버린 어떤 것들 때문에 즐거움을 놓칩니다. 과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은 우리가 과거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현재에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만 합니다. 우리 뒤에 있었던 과거를 봉헌하고 현재 처해 있는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일치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차지하였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하늘로 부르시어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필리 3,13-14).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계획하신 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손에 쟁기를 잡고 한때 있었던 그리고 다시 있지 않을 것에 대해 뒤돌아보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과거에 살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비록 우리가 지나간 날들과 똑같이 모든 것을 되돌리고 재창조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항상 똑같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사람으로 현재의 하느님을 이해하고, 현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루에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서울대교구 주보)
묵상해봅시다
땅의 곳간에 숨겨 놓은 재물은 좀이 먹고 썩습니다. 하늘에 쌓아 놓은 재물만이 영원히 보존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늘에 재물을 쌓을 수 있을까요? 가난한 이웃들과 나누며 생활하면 됩니다. 바로 오늘 하늘에 보화를 쌓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
알아봅시다
□ 10월 묵주기도 성월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낸다. 묵주기도를 자주 바치는 가운데 예수님과 성모님의 신비들을 깊이 묵상하여 주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깊게 하려는 것이다. 레오 13세 교황(1878~1903)은 1883년 회칙 『최고의 사도직』을 통해서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하고 개인과 가정 성화, 인류 구원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달로 정하였다. “본인은 진심으로 신자들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집에서나 가정에서 끊임없이 묵주기도를 바치기를 권고할 뿐 아니라, 또한 금년도 10월 한 달이 거룩한 로사리오의 모후에게 봉헌되기를 원하는 바입니다.”
묵주기도 성월은 10월 7일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과 관련이 있다. 16세기 가톨릭교회가 분열된 틈을 타서 이슬람 제국이 로마를 침공했을 때, 비오 5세 교황은 그리스도교 국가들과 함께 공동 방어를 다짐하고 연합군을 편성하였다. 1571년 10월 7일 연합군들은 묵주기도를 바치고 전쟁터에 나가 레판토 해전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의 날을 기억하고자 비오 5세 교황은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정했고, 나중에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뀌었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묵주기도를 ‘복음적인 기도로 명백히 그리스도를 향한 기도’이자 ‘본질적으로 평화를 위한 기도’라고 정의하였다. “그리스도께 마음을 모아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안 우리는 세계 평화의 일꾼이 됩니다. 묵주기도는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공동으로 바치는 특성으로,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라.’(루카 18,1)하신 예수님의 권고에 따라 우리가 오늘날에도 평화를 위한 힘든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준다”(『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40항). 또한 묵주기도는 ‘가정의 기도’, ‘가정을 위한 기도’로 함께 기도하는 가정은 자녀들에게 영적인 도움이 됨을 강조하였다(『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41-42항). (한국천주교주교회의)
□ 신앙의 해 전대사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까지 신앙의 해 전 기간에, 각자 진심으로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하고 교황님의 뜻에 따라 기도하며 다음과 같이 하는 모든 신자는 자기 죄에 따른 잠벌을 주님 안에서 자비로이 용서받는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죽은 신자들의 영혼에도 대리 기도의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다.
ㄱ) 성당이나 다른 적합한 장소에서 거룩한 예식들에 참여하여 강론을 적어도 세 번 이상 듣거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조항들에 관한 교육에 적어도 세 번 이상 참석할 때마다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ㄴ) 순례 형식으로 교황 대성전, 그리스도인들의 카타콤바, 주교좌 성당, 지역 직권자가 신앙의 해를 위하여 지정한 거룩한 곳(예를 들어, 준대성전, 복되신 동정 마리아 순례지, 사도들과 수호성인들에게 바쳐진 순례지)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거룩한 예식에 참여하거나 적어도 잠깐 동안 머물러 기도와 신심 묵상을 하고 마지막에 주님의 기도와 승인된 신경을 바치는 신앙 고백, 그리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사도들이나 수호성인들에 대한 화살기도를 바칠 때마다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ㄷ) 지역 직권자가 ‘신앙의 해’를 위하여 정한 날들(예를 들어, 주님의 대축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대축일, 사도들과 수호성인들의 대축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에 거룩한 장소에서 경건하게 성찬례 거행이나 성무일도에 참여하고 이에 더하여 승인된 신경을 바치는 신앙 고백을 할 때마다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ㄹ) ‘신앙의 해’ 동안 자유롭게 하루를 선택하여, 세례소 또는 자신이 세례 성사를 받은 다른 장소를 경건하게 방문하여 거기에서 자신의 세례 서약을 승인된 양식으로 갱신할 때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손석준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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