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정말 우연히 보게 된 것이 이 드라마다.
아름다운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어, 이 드라마 누가 쓴 거지?
좀 특이한데?
다다다다....대사를 들으니 김수현이 쓴 것 같은데?'
내 예상은 적중했다.
김수현의 대사는 간결이란 게 없다. 생략이란 게 없다. 암시라는 것도 없다.
있는 그대로, 세세하게, 조근조근, 빠르게, 수다스럽게 나간다.
기분이 나쁠 때 들으면, 너무 수다스럽고 시끄럽게 느껴지고
기분이 좋을 때 들으면, 상쾌하고 경쾌하고 발랄하기까지 하다.

주절주절, 시끄러운 대사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주절주절 시끄럽기만하지는 않다.
김수현은 늘 예리한 촉수를 펼치며 정확하게 문제를 치고 나가는 대단한 파워를 가졌다.
사회적 소수자(이 드라마에서는 큰아들의 동성애)와 여성의 현실(첩을 다섯 명이나 거느리고 살다, 집으로 들어온 할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할머니)을 얘기할 때 더욱 그렇다.
서로 다른 처지와 생각이 팽팽히 맞설 때, 갈등이 싹트고, 이 갈등은 사회적 모순을 드러낸다.
이때 어느 쪽도 틀리다, 그르다 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모순과 인간의 한계를 정확하게 나타내고 그 지점을 탁월하게 헤치고 나가는 능력.....김수현의 파워다.
제주도 집안에 양옥과 초가가 공존하고
농업과 서비스업(팬션 사업)이 공존하고
과거와 첨단이 공존하듯
'인생은 아름다워'는 '공존의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수많은 갈등(자잘한 갈등, 사회적 논쟁거리가 될만한 갈등)이 과연 어떤 식으로 풀릴 것인가...
제목처럼 아름답게 풀리겠지?(이건 순전히 나의 추측...)
김수현에게 한 수를 배우기 위해
나는 토요일, 일요일 저녁을 기다린다.
그러다 보니 오래 전에 본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오른다.
그때 영화를 보고 웃고 울었던 기억...
영화가 끝난 후 감동으로 온몸을 떨었던 기억....
정말이지 최고의 영화였다.
1998년이다.
주인공이면서 감독이었던 '로베르토 베니니'는 천재 중의 천재다.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려졌던 그 영화를 또다시 볼 수 있을까?

1930년대 말 귀도(로베르토 베니니)는 삼촌이 계신 로마로 오던 중 운명의 여인 도라로(니콜레타 브라스키)를 만난다. 로마에 도착한 귀도는 삼촌의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면서 또 다시 도라를 만난다. 도라는 귀도와의 여러 번의 예상치 못한 만남으로 귀도에게 끌린다. 도라는 공무원인 루돌프와 약혼한 상태였으나 결혼을 서두르는 루돌프를 버려둔 채 귀도와 결혼한다.
몇 년 후 그들에게 죠수아라는 귀여운 아들이 태어났고, 귀도는 바라던 대로 서점을 운영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죠슈아의 생일 파티를 위해 도라가 그녀의 어머니와 집에 돌아왔을때 집은 엉망인 채로 귀도와 죠슈아는 보이지 않는다.
독일의 유태인 말살 정책에 따라 귀도와 죠슈아 삼촌은 모두 수용소로 끌려갔다. 사랑하는 가족이 끌려가는 모습을 본 도라는 유태인이 아니지만 가족을 따라 수용소로 따라간다. 억압받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어린 아들 죠슈아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귀도는 '1000점을 얻으면 탱크를 상으로 받는다'는 거짓말로 죠슈아를 몰래 숨겨두고 보호한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귀도는 어린 죠슈아를 위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수용소 생활을 한다.
첫댓글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정말 감동적인 영화였지요. 그 감동에 비디오 테프까지 사 놓고 몇 번이나 보았던 영화랍니다.
갑자기 <호프만의 뱃노래>가 듣고 싶네요.
선생님도 저랑 똑같이 감동을 느끼셨네요. 그 영화 보고....얼마나 웃고 울었는지. 지금도 생생하네요. 호프만의 뱃노래....오늘 수업 끝난 후 들어볼래요.
호프만의 뱃노래, 바이올린으로 연습해서 들려드릴 날이 있겠지요? 호호
김진 쌤의 그 연주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김수현작가는 OST 도 본인이 직접 고른다하네요...대사도 많고 ..
저도 이 드라마 즐겨보는데, 김수현 표의 단점-모든 주인공들이 지나치게 말을 잘하는-을 때론 지겨워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어요...
정말 너무 말이 많아서 짜증이 날 때도 많기는 해요.
저도 김수현작가 팬이거든요.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가 인생은 아름다워예요. 상황설정이나 연기자들의 말투 한번에 김수현작가의 이미지가 느껴지지요. 요즘 막장드라마로 아이들에게까지 죄의식보다는 복수의 불꽃을 만드는 드라마속에서 우리네 정서를 다시 둘러보게 하는 드라마지요. 저도 주말 10시를 기다리며 주중의 삶을 열심히 뛰어다녀요 ^^ 유난히 비가많은 올봄 오늘도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는데 은하수엄마와 통화하면서 다시 힘을 얻어 보아요 ^^
아, 그러셨군요. 우리 만나기 참 어렵네요. 5월에 성주 가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네요. 하지만 없는 시간이나마 내 보려고 해요.
여기 오니 모두 계시네요. 그 드라마는 못봤어요. 어머니 가라사대: 너무 복잡하다. 인물이 많고 말이 많아 저도 적응을 못했습니다. 좋다고 하시니 노력해봐야겠어요. 호프만의 뱃노래, 저도 좋아해요. 어제 신문 보니 김작가는 1회당 5천만원을 받는다고 해서 기겁!
에구...우리는 언제나 그런 돈을 받고 작품을 쓰려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