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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민소환추진국민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용인]iskra
때늦은 남한산성 페스티벌 후기입니다.
(이 후기는 참여하신 여러 분들의 사진을 취합해 작성했습니다. 미리 허락받지 못해 죄송... ^^;;)
한두 달 전, 관악촛불에서 준비하신 관악산 문화제엘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바쁜 퇴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컴컴한 평일 저녁에 행해지는 일반적인 지역촛불 행사에 비할 때, 한가로운 시민들이 무진장 많이 오가는 백주대낮에 행해진 관악산 문화제의 홍보효과+시민 참여도는 그냥 구경만 하러 간 제가 보기에도 감동의 쓰나미...
'바로 이거야... 우리도 함 해보자...'
행사 3주 전쯤부터 대략적인 기획을 해 용인지역 단체와 용인촛불 공동주최로 용인에서 해보려 했지만, 단체측의 사정으로 장비대여 외에는 참여하기가 힘들게 되어 용인촛불 단독주최로 용인지역 내 공원에서의 행사를 추진했었습니다.
문화제를 위한 대체적인 섭외는 끝난 상태에서 행사를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현장인 용인의 한 공원에 답사를 갔는데, 너무나 실망스럽게도 썰렁한 분위기에 '이 산이 아닌개벼...' 장소를 급 변경, 성남지역의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성남촛불과 용인촛불 공동주최로 변경해 행사를 준비하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장소를 변경한 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됐네요.
행사는 장소가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실질적인 준비는 행사를 일주일 앞두고부터 본격화되어, 세 차례의 실무회의와 만남을 통해 용인과 성남 분들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논의하고 분주히 돌아다니고 장을 보고 만들고 톱질하고 전화하고...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문화제의 덩치가 너무 커져버려, 과연 몇 안 되는 우리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죠.
용인이나 성남이나 지역촛불 중에 큰 규모가 아니라서, 두 지역 합해 문화제 준비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수고해 주신 분들은 열 명 남짓 밖에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멋지고 대단해 보이는 일이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슴까?
'이미 누군가 했는데 우리라고 못 할 거 뭐 있겠냐...' 이런 마음으로 무대책 들이댔죠.
어쨌거나 결전의 날은 밝았습니다.
문화제 시작 시간은 12시였지만 주최측인 용인과 성남의 촛불들은 아침 9시까지 행사장으로 집결하기로 해서, 7시 반쯤 집을 나섰습니다.
아침도 못 먹고 오셨을 분들을 위해 김밥과 생수를 좀 사고, 시간 넉넉하겠지... 룰루랄라 했는데 길을 헤매는 바람에(^^;;) 겨우 9시 직전에 도착을 했네요.
한 분 두 분 모여들어 짐을 나르고 이젤을 펴고 판넬을 전시하고 현수막을 걸고 포스터를 붙이고...
한 쪽에서는 행사용 판넬들을 현장에서 직접 조립, 제작하느라 드르륵 드륵...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은 썰렁한 광장에서 성남, 용인 촛불 님들이 열심히 이젤들을 세우고 계십니다.]
[현수막 3개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설치 난이도가 높은 이 위치는 4-5 분께서 수고해 주셨어요.]
[솜씨좋은 용인촛불 님 한 분이 행사에 쓸 판넬 지지대를 만들고 계십니다.]
먼저 등산로 입구 쪽에 안티 뉴라이트 판넬 23개를 좌라락~ 세웠는데, 세우기 무섭게 반응이 폭발적입니다.(아싸~!)
놀이마당 내부에는 경제실정과 정책비판 관련 판넬 수십 개를 둘러가며 세우고...
각 카페나 지역에서 대여해 온 판넬 수가 물경 100개 가까이 됐습니다.
빌릴 땐 너무 욕심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물량공세의 집중포화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끌 베이스를 깔아준 것 같네요.
판넬은 세울 자리만 있다면 다다익선!
[등산로 입구에 도열한 23개의 안티뉴라이트 판넬들이 등산객들의 시선을 확 잡아끌고 있습니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더 열독하십니다.]
[중앙광장도 뒤덮은 판넬들의 물결.]
수많은 판넬과 이젤들을 빌려주신 여러 카페와 지역들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도합 만 장이 넘는 전단지, 소책자를 지원해 주신 여러 지역과 카페, 단체들에도 감사드리구요.
안산 님들께서 사진전도 해주셨는데, 미처 찾아가 뵙지를 못 하고 나중에 사진으로만 확인했네요. 죄송...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 곳에서 지원해 주신 전단지로 삽지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안산에서 지원해 주신 사진전 현장입니다.]
속속 모여드시는 타 지역과 카페의 촛불 님들...
오자마자 팔 둥둥 걷어붙이고 일거리를 찾으십니다.
전단지 배포하시는 분, 한우시식회 자봉하시는 분, 풍선 불고 나눠주시는 분, 물풍선 만드시는 분, 진행 도와주시는 분, 주변 쓰레기 줍는 분...
각지에서 오신 촛불 님들이 100분은 넘으신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촛불 님들이 함께하신 지역행사는 지금까지 많았겠지만, 이렇게 모두가 자발적으로 진행요원이 되어 힘을 보태주신 행사는 지금껏 없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여러 분들께서 자기 일처럼 열심히 도와주셨기에 남한산성 문화제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일 먼저 도착해 한우시식회를 준비하고 진행해 주신 한우안애(구 하눌소) 사장님, 한우시식회 완전 대박이었습니다.
그렇게나 많은 물량을 준비해 오실 줄 몰랐어요.
저도 지난 추석 공구 때 한우 몇 가지 구입했었는데 가격도 좋고 질도 좋고 안전하고 무엇보다 배운 사장님이시고...
많이들 이용해 주세요~.(http://hs333.co.kr)
['한우안애'에서 한우시식회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메뉴는 한우육회와 불고기 떡볶이~!]
[비싼 한우육회를 저리 한컵 가득 마구 퍼주셔두 되는 검미까? 시식회가 아니라 뷔페식당임돠.]
[아... 맛있겠당... 전 입도 못 대본 불괴기 떡볶이...]
[역시 사람은 먹는 것에 제일 끌리는군요. 몇 시간동안 줄어들 줄 모르는 한우시식회 줄... 서빙 자봉 촛불 님들 감사요~. ^^]
다인패밀리와 닥봉 님들, 제가 공원 내 화기사용 금지조항을 미리 체크하지 못해 첨에 놀이마당에 짐 푸시다가 관리요원 등쌀에 적당한 다른 장소 물색하시게 하느라 수고를 두 배로 시켜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결과적으로 조금 떨어진 한적한 사유지에서 국수를 만들어 주셨는데, 촛불들끼리만 속닥속닥 알려서 찾아가 먹으니 분위기도 더 오붓하고, 무작위로 나눠드린 게 아니라 음식장만 고생은 그나마 덜 하셨을 거 같더라구요.
전 얼마나 많은 촛불 님들이 참여하셨는지 몰랐는데, 국수 120 그릇 나갔단 말씀 듣고 많이들 오시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네요.
[다인아빠 잔치국수를 먹는 장소는 촛불들의 아지트 부니기. 닥봉 님들 수고하고 계십니다.]
솜사탕 말아주신 다인패밀리와 닥봉 님들, 정말 히트였죠. 커피도 맛있었습니다.
등산로 입구 판넬 늘어선 줄과 솜사탕 기다리는 줄이 평행이라, 솜사탕 덕분에 판넬 열독률이 왕창 높아졌습니다.
종일 솜사탕 말다가 몸져 누우신 분들도 속출했다는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솜사탕 코너는 인기작살, 분위기 띄우는 덴 최고죠. 몇 시간동안 서서 고생하신 닥봉 님들, 수고 많으셨어요.]
[오른쪽 솜사탕을 기다리는 줄과 나란히 판넬들을 세워 열독률을 업↑시키는 스킬~.]
615TV와 사자후TV에서도 출동해 생생한 현장을 방송해 주셨습니다.
오고싶었으나 못 오신 분들이 방송을 보면서 많이 위안을 얻으셨다고... ^^
카메라 돌아가고 인터뷰도 하고 하니 시민들 더 열심히 참여하시는 거 같네요.
참여하지 못 하신 다른 지역촛불에서도 방송을 통해 생산적인 자극을 받으실 수 있었다면 너무 기쁘겠습니다.
[615TV도 뜨셨네요. 남한산성 문화제 영상 넘 멋지게 편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615TV 후원 나비액자 등 판매부스와 한겨레 그림판 3mb 캐릭터 티셔츠 판매부스도 입구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간간이 들러보니 615 부스는 비교적 잘 되는 것 같아 흐뭇한데, 티셔츠는 생각보다 많이들 안 사셔서 왠지 모를 죄송함이...
그래도 다음 번 행사 때도 꼭 불러달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행사 끝나고 성남시청 녹지과에서 전화가 와 상행위는 안 되는 건데 왜 했냐구 따져서 담번엔 모시기가 쪼까 힘들 듯합니다. ^^;;
[왼쪽은 3mb 티셔츠 판매부스, 오른쪽은 615TV 후원 판매부스.]
북적북적 와글와글...
이제 참여 이벤트들을 소개합니다.
먹는 게 아닌 이벤트 중에선 가장 큰 인기를 모았던 "쥐를 잡자, 물풍선 던지기" 코너.
관악산 문화제에서 컨닝을 해 만든 코너인데, 판넬은 유명한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 티셔츠 이미지를 확대해 시트지로 출력하고, 뚝딱뚝딱은 용인촛불 목수전담반 회원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이벤트 시작하자마자 열기가 후끈~.
줄어들 줄 모르는 줄에 남녀노소 다같이 사람을 굶기는 쥐를 잡아 없애기 위해 물풍선을 힘껏 투척하심다.
물풍선 500개가 금방 동나버려 더 준비했으면 좋았겠단 아쉬움이...
[쥐를 잡자 물풍선 코너에 사용된 판넬. 쥐시키 참 사아카게두 생겼네여.]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께서두, 내가 저느므 쥐시키 땀시 몬살어~~.]
[어르신, 나이샷~~.]
이벤트 상품들은 삼양 바지락칼국수, 간짬뽕, 황태라면, 뽀빠이를 준비했습니다.
한 번 맛보면 중독되는 삼양라면, 상품으로 타가신 분들이 앞으로도 애용해 주시면 좋겠네요.
"조중동 쓰레기통 골인" 코너도 빼놓을 수 없죠.
역시나 관악산 문화제 벤치마킹.
관악산에선 다들 조중동을 똘똘뭉쳐 던지셨는데, 남한산성에선 걍 접어서 던지시더군요.
그래서 골인률은 좀 떨어졌던 듯...(상품 굳었당... ㅋㅋㅋ)
여튼지간에 이 행사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슈레기는 분리수거, 개념시민의 기본!]
[박스에 쓰레기봉투를 씌워 급조한 조중동 쓰레기통.]
타 지역촛불에서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미대 나와 손재주 많으신 용인촛불 님께서 정성들여 제작하신 소품으로 촛불계에 새로 선보이는 야심작, "쥐새끼 차기" 코너도 대박이었죠.
원래는 "쥐대가리 제기차기"로 기획됐는데, 제기가 대가리 뿐 아니라 몸통까지 딸린 오자미 형태의 리얼한 쥐로 탄생을 하게 돼 "쥐 제기차기" 또는 "쥐새끼 차기"로 이벤트명이 변경됐습니다.
행사 전날 밤에 쥐 제기를 전달받았는데, 퀼트 솜씨를 발휘해 멋지게 만들어주신 쥐 제기가 다음날이면 너덜너덜해 질 것을 대비, 미리 인증샷을 좀 찍어뒀습니다.
[발라당 뒤집어진 쥐새끼 3인방.]
[변장을 해서 이쁘긴 하다만 그 실체를 우린 안다. 니네들이 이-강-유 맞냐?]
[네, 마자염~~.]
[실컷 차서 요로코롬 맹글어 주마. 푸하하...]
한 번 찰 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온몸에 쩌르르...
차다 놓쳐 널부러진 쥐새끼를 보노라면 밀려오는 통쾌한 감동...
10개 차면 삼양라면을 상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이 이벤트 또한 남녀노소 구분없이 많이들 참여하셨네요.
[사자후 님께서 젤 신나게 차신 듯... ^^]
[등산객 아주머니도 그냥 갈 순 없다! 얌전히도 차시네요.]
[아... 몇 개 차면 삼양라면이라구...? 한 개가 모잘라... 놓치면 안 되는데...]
시트지에 미리 출력을 해 와 아침에 현장에서 제작된 "촛불가족 포토존".
이것도 남한산성 문화제 오리지널 코너인데, 쥐새끼 차기에 비해서는 참여율이 낮았지만 오다가다 심심찮게 사진들을 찍고 가시네요.
["촛불가족 포토존"과 "쥐를 잡자, 물풍선 던지기" 판넬.]
[흐미... 구멍이 넘 큰겨, 그림이 넘 큰겨...? 뭔가 비례가 좀 안 맞는 듯... 그래두 즐겁게 김치~~.]
물풍선 판넬과 촛불가족 판넬은 다른 지역 요청이 있을 때 빌려드리려고 나름 튼튼하게 제작을 했는데, 막상 정리가 끝나고 나니 실을 차량과 보관할 장소 물색에 실패해 그냥 남한산성에 버리고 왔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T T
페이스 페인팅 코너도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첨엔 외부섭외를 해보다 잘 안 돼 걍 페이스 페인팅 물감 사서 우리가 해보자~. 그렇게 돼서 성남촛불 개념찬 처자 두 분이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를 하셨는데, 당일 일손이 모자라 다른 성남 님 급 투입, 3번만 해보니까 자동이더란 후문이... ^^
[이벤트마다 요런 안내 판넬들이 있으면 시선끌기 좋아요. 성남촛불 님들 이쁘게두 만들어 오셨네...]
[스탭이 모자라 얼떨결에 붓 잡으신 성남촛불 님, 진지한 표정이 초짜 아닌 듯...]
[다인패밀리는 쥐 잡는 냐옹이로 변신~.]
"스티커 투표"와 "2MB에게 나도 한마디" 판넬도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관악촛불에서 빌려주신 크고 튼튼한 이젤들과 스탭임을 알리는 몸자보들도 진행에 큰 도움이 됐네요.
[국민들의 소리로 빽빽하게 채워진 "mb(대문자도 아깝다.)에게 나도 한마디"와 "스티커 투표" 판넬.]
남한산성 페스티벌 로고와 포스터를 디자인 해주신 모 님께도 무척 감사드립니다.
행사 로고를 인쇄한 풍선을 500개 주문, 현장에서 기계로 불어 나눠드리는데, 500개 정말 금방 다 나가더군요.
그래도 행사장 곳곳에 나눠드린 풍선들이 늦게까지 둥실둥실 하니까 분위기 업 되고 아주 좋던데요.
[로고를 인쇄한 풍선 500개를 불고 나눠주시느라 여러 지역 촛불 님들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제 이벤트는 일단락 되고, 사회자가 마이크 잡고 진행을 시작.
용인촛불 중 한 분과의 친분으로 출연하신 노찾사 님의 통기타와 하모니카 반주 독창 서너 곡이 이어집니다.
노래 정말 잘 하시던데요.
중간중간 좋은 멘트도 멋지게 날리시고... 역시 프로십니다.
[노찾사 님 솔로 무대. 마이크 스탠드가 없어 사회 보신 용인촛불 님께서 인간 스탠드로... 팔 아프셨죠?]
그 다음 순서는 "815 상황 재연극"입니다.
이전에 산본촛불에서 공연하신 동영상과 당시 참가하신 분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우리도 함 해보자고 연출자를 초빙해 당일 벼락치기로 공연 연습을 했는데...
멀리서 오셔서 많은 시간 힘들여 지도해 주신 것에 저희가 제대로 부응을 못해, 나름 3시간 넘게 열심히 연습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하는 공연이 되고 말았네요.
결정적으로 공연 시작 때까지 배경음악 준비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거... T T
성남, 용인과 당일 즉석 캐스팅되신 촛불 님들의 연기는 좋았으나 여러 가지 진행상의 문제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연이 됐습니다.
얼마나 한이 맺혔음 615TV 편집본에 배경음악 깔아주십사 부탁까지... ^^;;
[무대 뒤쪽에 모여 열심히 연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나레이터 겸 연출자 님, 넘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서 완성된 "815 상황 재연극" 615TV 편집본 동영상입니다. 후반부에는 원본인 산본촛불 공연 영상도 믹스돼 있슴다.]
게다가 이 공연이 진행되고 있던 시간, 뒤쪽에서는 시청 녹지과 직원의 항의와 공연중단 요구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다는군요.
담날 전화까지 왔는데, 잘 나가다(초반 분위기 좋았던 건 인정하는구먼...) 왜 그런 걸 해서 사람 입장 곤란하게 하냐며 신고 들어가고 경찰 조사하러 오고 죽겠다고... 이럴 줄 알았음 허가 안 내줬다고... 담부터 다시는 공원사용허가 안 내준다고... 항의인지 하소연인지를 하더군요.
도대체 뭘 했다고 그리 난리들인지...
구호 몇 번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 한 번 부르면 나라가 뒤집어지는 줄 아나...
경찰이 시민들 폭력진압 한 건 사실인데 우리가 없는 말 지어내서 했냐구...
대체로 말랑말랑한 연성 이벤트들 속에 이 공연 하나가 좀 강하다면 강한 건데, 모든 컨텐츠가 대중추수적으로 가는 것보다 하나쯤은 반 발짝 앞에서 끌어줄 수 있는, 그래서 조금 더 높은 수위에 시민들을 적응시키고 공감케하는 순서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후폭풍이 만만치 않네요.
참으로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재연극이 끝나고, 그 다음은 "퀴즈대회".
사회 맡으신 용인촛불 님께서 야심차게 준비해 오신, 퀴즈라기보단 교양시간에 가까운 문제들로, 퀴즈를 통한 메시지 전달과 학습을 컨셉으로 진행이 됐네요.
울 아들넘 라면 받겠다고 저더러 계속 답 갈쳐 달라고 조르더니(절대 안 갈쳐줌. ㅋㅋㅋ), 결국 나가서 "뉴라이트" 맞추고 바지락칼국수 하나 받아와 생라면 와작와작 씹어먹네요. 흐미, 바지락 아껀 거...
첨이라 버벅대다 보니 프로그램이 뒤죽박죽 되어, 마지막 마무리로 생각했던 815 재연극을 먼저 하게 되면서 퀴즈 후 너무 맥이 빠지게 전체 순서가 마무리 돼 버렸네요.
기차놀이나 다함께 부르는 노래 같은 걸로 좀 힘차게 마무릴 했으면 좋았을텐데 좀 용두사미 된 거 같은 아쉬움이... - -;;
솔직히 진행 스탭들이 다들 첨이라 정신줄 놓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죠. ^^;;
현장 상황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는데도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성공적으로 어떻게 어떻게 마무리가 된 걸 보면 신기할 정도예요.
수원촛불에서 히트한 종부세 감면액 금-은-동메달 3인방 가면과 메달도, 일껏 소품 빌려와서는 행사 초기부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거의 끝날 때쯤 생각이 나 몇 분이 즉석 캐스팅되어 수고해 주시고...
["한 대 맞자, 세금 덜 내 좋냐? 니 세금 덜 낸 거 내가 메꾸게 생겼다."]
["우씨, 난 왜 2등이야..." 어느 발빠른 촛불 님께서 유인촌 어록까지 뽀나쓰로...]
여튼 남한산성 문화제에서는 지금까지 관악, 산본, 수원 등 각 지역촛불들의 문화제나 행사에서 반응이 좋았던 사례들의 아이디어와 소품 등을 많이도 빌려다 썼구요.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 주시고 힘써 주셨습니다.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각지에서 오신 수십 분의 촛불 님들께서 일사불란하게 판넬과 이젤들 정리해 주시고 짐 날라 주시고 뒷정리 해주시고 하는 바람에, 30분만에 그 많은 판넬들과 짐들이 싹쓸이 정리가 됐다는... ^^
[이젤 정리를 도와주시는 타 지역 촛불 님들, 아직도 시민들 반응이 식을 줄 몰라 판넬 접기가 넘 아깝더라는...]
좀 떨어진 뒤풀이 장소로 이동해, 경향각지에서 모여들어 도와주신 고마운 촛불 님들과 인사도 하고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
항상 도움 주시는 분들은 가족같고, 첨 뵙는 분들은 무지 반갑고...
한우안애 사장님께서 뒤풀이 때 쓰라고 특별히 남겨주신 한우시식회 음식들도 안주로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늦은 시간 2차에 가선 입장부터 퇴장 때까지 쿨쿨 잤다고 난 말 못 해~~.
2차에서도 즐거운 일들이 많았던 모양... - -a;; 쩝~.
여기까지가 후기입니다.
덧붙여 개인적인 단상을 몇 가지 부연하자면...
흔히들 지역촛불이 "촛불 시즌 2"의 진원지라고들 하죠.
느슨하게 활성화된 온라인, 파편화된 오프라인 촛불들이 중심이 된 도심 광장에서의 "촛불 시즌 1"이, “시즌 2”로 가면서 외피적으로 볼 땐 축소된 듯하나 온-오프라인 상의 입체적인 네트워크로 더욱 공고화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촛불의 목적은 참여하시는 분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가장 소극적으로 봤을 때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라고 한다면, 촛불이 아닌 시민들에게 좀더 깊이 파고들어 진실을 알리고 다시는 딴날당을 찍지 않게 만드는 일이 지역촛불의 역할 중 하나가 되겠죠.
그런 홍보효과 면에서 보자면 수십 번의 평일 저녁 지역촛불보다 휴일 좋은 장소에서의 이런 문화제 한 번이 더욱 파괴력이 있을 거 같네요.
각 지역에서 릴레이하듯 이렇게 시민들 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문화제들이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온-오프라인 상으로 이전보다 훨씬 강고하게 네트워크화 된 촛불들이 시민들 속으로, 세상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모습이, 이전보다 더욱 진화된 형태의 촛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문화제 진행 과정에서, 아무래도 첨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전단지를 충분히 많이 돌리지 못했다는 거예요.
서너 부스에서 항상 길게 늘어선 줄에 계신 시민들 손에손에 전단지가 다 들려 있어야 하는 건데...
주최측의 인력안배에 좀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네요.
그리고 각 이벤트에서, 이벤트의 취지와 목적을 알리는 설명이 부족했단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즐기고 먹기 위한 소비적인 문화제가 아니라, 어떤 의미를 가지고 진행을 하는 건지 충분한 고지가 시각적으로든, 청각적으로든 확실히 전달됐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 선 줄이니 취지에 대한 안내를 듣고도 줄 선 게 아까워 안 빠지는 딴날당 찍은 분이 계시다면, 무의식중에 공범의식(?)을 느끼게 되어 촛불을 대놓고 비난하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
아직은 미약하다고 생각되시는 다른 지역촛불에서도, 우리가 관악산 문화제를 보고 배운 것처럼 남한산성 문화제를 많이들 벤치마킹 해주시면 좋겠어요.
가장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집단지성, 촛불의 본성을 이제 전국의 지역촛불들에서도 활짝 꽃피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저는 성남에사는대도 불구하고 이제이 이 소식을 접하네요.. 다음번엔 저도 꼭 참석하여 돕고싶습니다.. 앞으로 카페에 자주 들어와서 소식을 접해야겠어요!ㅜㅜ 그래야 같이 도울수 있을테니깐요ㅠㅜ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