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80이 넘어 우리는 내외만 산다. 아내는 늘 바쁘다. 집에서 보면 놀 새가 없이 무엇인가 한다. 끼니때가 되면 밥을 짓고 반찬을 장만하여 내어
놓는다. 나는 가만히 앉아 먹기만 한다. 몸이 불편할 때도 마찬가지다. 곰곰 생각해 보니 참 고맙다. 내가 없으면 안 할 일도 해야 한다. 하기 싫어도 끼니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한다. 여성으로 태어나 저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인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이든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무엇 때문에 썼나 하겠지만 젊은
세대는 모르는 일이고 뒤의 세대는 더더욱 모르는 일이므로 오래 남기고 싶었다. 요즘 세대에는 이 이야기가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다. 다만 고생하며 사신 어른들의 이야기도 알아두면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고난을 겪고 살아온 여성들에게 감사하다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2019.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