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융모질환은 대부분 자궁 안에서 발생합니다. 자궁은 골반 내에서 앞으로는 방광, 뒤쪽으로는 직장과 맞닿아 있으며, 자궁 양 옆으로 난소와 나팔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자궁에서 착상이 이루어져 융모(영양배엽 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투명막으로 싸여 있는 상실체는 포배로 변해 외벽으로 영양배엽(C)을 형성하며, 한쪽으로 치우친 세포 덩어리들은 배아(A, B)를 형성합니다.
수정 7일째, 투명막이 사라지고 자궁에 착상하게 됩니다.
영양배엽(C) 세포들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분비하며, 이식항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거부 반응 없이 모체의 자궁내막과 혈관으로 침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양배엽(C)은 융모성선자극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영양배엽(C) 세포들은 바깥 표면으로 뻗어나가 융모(J)를 형성하며 모체와 태아를 연결하는 태반의 일부가 됩니다. 태반은 태아측의 융모막과 모체측의 자궁내막의 일부(F, G)가 합쳐져서 형성되는 것이며, 태아와 모체 사이의 가스 및 물질교환과 임신유지를 위한 내분비 물질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분만 시 태반도 밖으로 떨어져 나오게 되며, 태아와는 탯줄로 이어져 있는데, 태아 출생 후의 태반은 중량 약 600g, 직경 16cm, 두께 2cm 가량입니다.
태반의 태아면은 평활한 양막으로 덮여 있으며, 모체면은 약 20여 개의 벨벳 모양의 융모(J)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기능
융모는 태반에 있는 수많은 작은 돌기로, 자궁에 부착해서 산소 및 영양을 공급 받아 탯줄을 통하여 태아에게 공급합니다.
2) 임신융모질환의 정의 및 종류
(1) 임신융모질환의 정의
임신을 하면 모체의 자궁 내 태반에 있는 융모가 모체의 조직과 산소 및 영양 교환을 하게 됩니다. 이 융모(영양배엽)를 포함하는 수태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임신융모질환이라고 합니다. 임신융모질환은 임신 중 혹은 임신 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정상 태아의 임신과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정상 수정란은 정자의 22개 상염색체와 1개의 성염색체(X염색체 또는 Y염색체)가 난자의 22개 상염색체와 1개의 성염색체(X염색체)를 만나서 형성되며, 44개의 상염색체와 2개의 성염색체(XX염색체 또는 XY염색체)를 가지게 됩니다.
완전 포상기태는 비정상적으로 모든 염색체가 정자로부터만 유래하여 발생한 것으로, 난자의 염색체가 없어지면서 정자의 염색체가 배가 되고 모체의 염색체 속 디엔에이(deoxyribonucleic acid, DNA)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서만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적 이상이 영양배엽 세포의 이상증식을 일으킵니다. 염색체는 약 90%에서 46(XX)를 보이고, 약 10%에서 46(XY)의 핵형을 보입니다.
부분 포상기태는 하나의 난자와 두 개의 정자가 수정된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에서 두 개의 난자와 하나의 정자가 수정된 경우도 발견됩니다.
염색체는 약 90%에서 69(XXX), 69(XXY), 69(XYY)의 삼배수의 핵형을 보입니다. 이들 태아는 수두증이나 합지증과 같은 기형을 보이고, 성장지연을 보여서 사망하게 됩니다.
융모상피암의 발생 원인은 확실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영양배엽 세포의 유전자 변이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포상기태에서 발생하지만 유산이나 미숙아 또는 만삭임신의 분만 후에 제거되지 않고 자궁에 남아 있는 태반의 영양배엽 세포에서도 드물게 발생될 수 있습니다. 선행 임신 중 그 빈도는 포상기태가 50%, 유산이 25%, 정상 분만이 22.5%, 자궁 외 임신이 2.5%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융모가 형성되는 과정
임신융모질환의개념션
(2) 임신융모질환의 종류
ㄱ. 조직학적 분류
조직병리학적 분류에 따라 양성 질환인 포상기태와 악성 종양인 임신성 융모상피종으로 나누며, 임신성 융모상피종은 침윤성 기태와 융모상피암, 그리고 변종인 태반 부착부 융모성 종양으로 분류됩니다.
㉠ 포상 기태(포도송이 기태)
포상기태는 융모의 작은 주머니 모양 팽창과 영양배엽 세포의 과다한 증식을 특징으로 하며, 육안적, 조직학적 또는 염색체의 핵형 등에 따라 완전 포상기태와 부분 포상기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a. 완전 포상 기태
융모가 자궁 내에서 포도송이 같이 전반적으로 부푼 모습을 하고, 영양배엽 세포의 광범위한 증식을 보이고, 태아 조직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완전 포상기태는 46XX 염색체 소견을 보입니다. 대개 난자의 핵은 없거나 비활성화된 상태에서 정자의 염색체가 복제되어 발생합니다. 다른 두 개의 정자가 빈 난자에 유입된 경우에는 간혹 46XY 염색체 소견을 보일 수 있습니다.
완전 포상기태 제거 후 약 20% 정도에서 침윤성 기태, 융모상피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b. 부분 포상 기태
융모의 포도송이 같은 변화가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배아나 태아 조직이 보입니다. 태아는 수 주 동안 발육이 가능하므로 태아와 양막, 탯줄이 함께 보일 수 있지만, 대개 선천성 기형 및 발육지연 소견을 보이고 대개 15주전에 사망합니다. 부분 포상기태는 대개 3배수 염색체, 즉 69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아가 존재하여 사망한 경우, 계류 유산이나 불완전 유산으로 진단되어 치료적 유산을 시행하게 되며, 이러한 경우 조직학적 검사에서 부분 포상기태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 침윤성 기태
침윤성 기태는 포도알처럼 부푼 기태가 자궁 근층으로 파고 든 것으로, 완전 포상기태와 비슷한 모양을 보입니다.
영양배엽의 과다한 증식이 자궁 근층, 난관막이나 질 벽 등을 침범하였거나, 드물게 여러 장기에 전이를 일으킨 경우를 말하며, 대부분 기태 제거 후 6개월 이내에 나타납니다.
㉢ 융모상피암
융모는 태아를 감싸고 있는 가장 바깥쪽의 영양배엽 세포로 이루어진 막을 이르는 말이며, 융모상피암이란 이 영양배엽 세포의 악성 변화로 인해 생기는 암종으로 포상기태, 자연유산, 자궁 외 임신 그리고 사태아 분만, 정상 분만 등의 임신 수태물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완전 포상기태 치료 후 약 20%에서 융모상피암 등의 전이성 임신융모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체 융모상피암의 약 절반은 포상기태 치료 후 발생하며, 나머지 절반의 융모상피암은 정상 임신 등 기타 임신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이성 임신융모질환은 대개 호르몬(β-hCG)의 상승으로 진단되기 때문에 정확한 조직형을 알 수는 없지만, 대개 융모상피암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직학적 특징은 영양배엽이 자궁 근층 내 무질서하게 과대증식 되어 있고 융모막이 없으며, 자궁근과 혈관에 빠른 속도로 침입해 출혈과 괴사의 원인이 되며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신으로 전이가 일어납니다.
㉣ 태반 부착부 융모성 종양
태반 부착부 융모성 종양은 태반이 자궁에 착상된 부위에서 발생한 중간 영양배엽 세포들로 구성된 융모상피암의 매우 희귀한 변종입니다.
대부분 자궁 내에 국한되어 있지만 늦게 발견되면 전이가 되고, 특징적으로 항암제가 잘 듣지 않아 자궁 적출술이 우선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임신융모질환의 관련통계
2011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연 192,561건의 암이 발생되었는데, 그 중 임신융모질환은 연 47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02%를 차지하였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은 0.1건입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0.4%로 가장 많고, 40대가 36.2%, 20대가 12.8%의 순입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11년 12월 29일 발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