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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희주(사진 가운데)의 동점골 뒤풀이 사진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 결과를 알리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 누리집(www.fcbluewings.com) 첫 화면 |
ⓒ FC 블루윙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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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직전, 안방 팀 서포터스는 깃발로 '별'을 그리며 첫 우승을 염원했지만 반대쪽에 자리잡은 방문 팀 서포터스 수원 그랑블루는 '축구 도시 수원'이라는 카드 섹션으로 맞섰다. 그랑블루의 카드 섹션 문구는 마치 오는 일요일 낮 수원 빅 버드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두 번째 경기에서 '축구 도시'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거짓말처럼 경기 결과도 1-1로 비겨 진정으로 두 번째 경기에서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이 가려지게 되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는 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K-리그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 FC 서울과의 방문 경기에서 수비수 곽희주의 극적인 동점골 덕분에 1-1로 비겼다.
수비수들끼리 "장군! 멍군!"
'이천수, 서동현, 하태균' 등 부상으로 빠진 수원 블루윙즈의 골잡이들이 나오지 못해서 그랬겠지만 챔피언 결정전 첫 경기의 두 골 상황은 양팀 골잡이들(데얀, 정조국 / 에두, 신영록)이 명함을 제대로 내밀지 못한 꼴이 되었다.
현대 축구의 세트 피스가 어떤 성격을 드러내는지를 잘 말해주기도 한 장면이었다.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한 첫 경기여서 그런지 양팀 골잡이들은 비교적 상대 수비수들에게 단단히 묶였고 그런 상황에서는 역시 세트 피스가 특효약이었다.
수원의 동점골이 직접적인 세트 피스 상황은 아니었지만 코너킥에서 바로 이어진 측면 띄워주기 장면이었기 때문에 그 범주에 포함시켜도 될 정도였다. 더구나 '장군 멍군'의 주인공들까지 수비수들로 똑같았다.
22분, 안방 팀 왼쪽 수비수 아디는 동료 미드필더 기성용이 왼쪽에서 힘차게 차 올린 코너킥을 이마로 받아 선취골을 기록했고, 후반전 종료 10분쯤 전에 수원의 수비수 곽희주가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특히, 80분에 만든 수원의 짜릿한 동점골은 수비 전담 선수 셋이 나란히 뛰어 들어가며 만든 골이어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바꿔 들어온 미드필더 이관우가 오른쪽에서 코너킥 1차 공격이 실패로 흘러나온 공을 잡아 왼발로 띄워준 공을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마토가 솟구치며 이마로 받았다.
그 위력만으로도 '골'임을 직감했지만 안방 문지기 김호준의 선방이 나왔다. 이 순간 거의 동시에 골문 앞으로 달려들어가는 파란 옷의 두 선수가 보였다. 대개 이러한 상황에서 그 주인공은 골잡이가 어울릴텐데 그 둘은 모두 마토와 나란히 수원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이정수, 곽희주'였다. 그 중 곽희주가 반 박자 빠르게 달려들며 그물을 흔든 것. 거기는 마침 득점 뒤풀이도 펼치기 좋은 그랑블루 코 앞이었다. 그래서 그들 셋은 더욱 기뻐할 수 있었다.
이제는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 앞에 '골 넣는'이라는 수식어는 불필요한 듯 보였다. 상대적으로 체격 조건이 훌륭한 수비수들이 세트 피스 기회가 왔을 때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들이 맡은 골 냄새는 조금 특별했으리라.
어디서 본 듯한 귀네슈 감독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FC 서울은 간판 골잡이 데얀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실제로도 두 차례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 중 38분에 미드필더 기성용의 절묘한 찔러주기를 받은 데얀이 공을 제대로 차 넘기지도 못하고 넘어졌을 때 그 실망감은 더욱 컸다. 2-0으로 달아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일까? 세뇰 귀네슈 감독은 64분에 데얀을 빼고 미드필더 이을용을 들여보냈다. 아울러 '4-4-2'에서 '4-2-3-1'로 시스템을 바꿨다. 공-수의 중심을 잘 잡아주던 김한윤과 나란히 이을용을 가운데에 세우고 1-0 상태를 지켜보려는 속셈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세트 피스 수비 상황에서 잘못을 저지르며 80분에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그 뜻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곧바로 김한윤이 빠지고 공격형 미드필더 이상협을 들여보냈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양새였다. 비슷한 꼴을 찾기 위해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었다. 바로 사흘 전(11월 30일) 같은 곳에서 열린 울산과의 플레이오프 후반전 모양새와 닮아도 많이 닮은꼴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경기에서도 FC 서울은 울산을 상대로 1-0으로 이기고 있는 상태에서 68분에 골잡이 정조국을 빼고 미드필더 김승용을 들여보냈다. 그리고 동점골을 내준 시간도 거짓말처럼 80분(11월 30일-울산 염기훈 / 12월 3일-수원 곽희주)으로 똑같았다. 정말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팬들의 눈과 입은 거짓말을 못한다. 아무 이유 없이 귀네슈 감독에게 '무 재배(무승부를 많이 만들어내는...) 감독'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이 아니다. 한 골을 지키기 위해 골잡이를 빼고 허리를 어설프게 보강했다가 팀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꼴을 한 두 번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움츠린다고 골을 내주지 않는다면 벌써 그들의 엠블럼 위에는 별이 두 개쯤 있어야 할 일이다.
귀네슈 감독은 이 경기에서 동점골을 내준 뒤, 곧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김한윤을 빼고 이상협을 들여보냈고, 지난 달 30일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84분과 85분에 김한윤과 이을용을 차례로 빼고 김은중과 이상협을 연거푸 들여보냈다. 그렇게 한다고 이미 엎질러진 1-1이 도로 1-0으로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선수가 뜻밖에 부상을 당하거나 공-수 연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경기 중 미드필드의 어설픈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그는 모르는 것일까? 더구나 김한윤 혼자서도 '조원희-송종국'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드러내고 있었다.
다른 경기에 비해 얌전한 경기 운영을 보이면서도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공격적 찔러주기에도 전성기의 기량을 다시 보이는 듯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다. 1+1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가운데 미드필드에 잘못된 공식을 대입한 것처럼 어그러져 버린 셈이었다.
오는 일요일 수원 빅 버드에 들어가서도 그는 소심한 축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할 것일까? 네 번째 별을 노리는 수원 블루윙즈의 차범근 감독은 상대팀의 이러한 맹점을 물론 잘 알고 있겠지? |
첫댓글 무재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곽휘주골냄새가 가장향기로웠을겄같은데 ㅋㅋㅋ
이을용 카드... 내가 봐도 좀 아니였다... 그 전까지도 압도적(까지는 아니어도 우세...)이었거든... 쩝...
골냄새가 나는거가타 킁킁..킁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