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년만에 가는 부산은 여러모로 참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이던군요.
일단 KTX에서 내리니 예전에 고속버스나 무궁화호에서 내리던 거랑은 시작부터 기분이 달랐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여행다운 여행은 못했지만 그래두 바쁘게 여기저기 왔다 갔다하면서 파티 시작 전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일대낮이라 분위기가 좀 약하긴 했지만 광안리 해변도 좀 거닐었고 해운대와 달맞이 고개도 가 보았습니다.
좀 폐인스러운 얘깁니다만 솔직히 해변에서 운치있는 생각은 하나도 안나고 여기서 여름에 트랜스 파티 한번 하면 정말 죽겠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광안리 밤해변에서 별은 반짝이고 바닷바람에 파도는 넘실대고 저건너 광안대교의 현란한 조명은 클럽레이저처럼 쏘아대고 무대기 비키니여인들의 춤사위에 정신은 몽롱하고...
생각만해도 황홀함에 속이 울렁거리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무슨 음악이 나와도 예술일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Skydiver - Gates of Dawn 이면 정말 죽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서면쪽 PC 방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7시쯤 되서 자갈치 시장에 가 보았습니다.
부산 지하철도 2호선까지 생겼더군요.
자갈치 시장가서 유명한 꼼장어구이에다 소주 한병을 마시고 택시아저씨 조언대로 말린 문어를 한포대기 샀습니다.
해운대에서 광안리까지 데려다 주신 아저씨 한테 부산에서 게 맛있게 하는 집 좀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게는 무슨 게냐고... 그런 게 수백마리 잡아먹고 사는 문어를 먹으라고... 그게 훨 이득이라고 하시더군요.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 게 먹는 대신에 문어를 샀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데 맛있네요.
자갈치 시장을 나와서 파티 장소로 가려고 택시를 탔습니다.
장소 찾기가 만만치 않을듯 해서 집에서 약도를 출력해 왔는데 택시 기사분에게 보여줄 계획으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타서 아저씨 남포동 여기 좀 가주세요 하고 약도를 내밀었더니 아저씨가 황당한 얼굴을 저를 위아래로 보시더니 내리라고 하시더군요.
부산 분들은 이유를 잘 아시겠죠...
잠실역에서 택시 타서 롯데월드 약도 보여주는거랑 같은 행동이었던 겁니다.
어찌나 민망하던지...
그 기사분이 이글을 보실 확률은 머 이달 음감회때 아민이 선곡할 확률과 유사하지만 이글을 빌어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진짜 길 건너서 골목 두개 꺽으니 파티 장소더군요.
이름도 세련된 "아메리카 댄스바"
먼저 디제이 부쓰에 가서 장비를 보니 솔직히 최근 주로 엠아이나 코드처럼 최고급 시스템을 갖춘 클럽에서 스핀을 하던 제게는 조금 시스템이 구형이라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원래 클럽전용 시스템이 아니다보니 약간 불편할듯 싶었습니다. 예전에 시두스 시스템이랑 비슷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젤 싫어하는 로덱 믹서였습니다.
게다가 믹서가 거의 제 허벅지 높이에 있더라고요.
2시간동안 믹싱이 아니라 모심기하는 자세였습니다. 아직도 쑤시네요.
9시 30분부터 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속속 들어오시면서 클럽은 조금씩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대로 부산디제이 분들 음악은 하드하더군요.
시작부터 하드였습니다.
하드트랜스도 아니고 기냥 하드스타일입니다.
춤추기 좋은 음악이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제 타임 11시까지 춤추는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서로 눈치보는 머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10여분 먼저 스핀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Mark Otten - Tranquility (Original Mix)을 오프닝으로 밀어 넣으려는 순간...
전 디제이분이자 파티 기획자분께서 갑자기 마이크로 저를 소개하시더군요.
서울에서 온 첫번째 초대손님... 디제이 와이즈스톤이라고...
아이고 어찌나 민망하던지...
2시간동안의 셋은 극최신 곡들보다는 이미 클럽에서 검증받은 안전한 곡들 위주로 플레이를 했고 지나치게 업리프팅 위주의 플레이를 하지않으려고 의도적으로 테크&하드 튠들을 간간히 섞어 틀었습니다.
생각보다 믹싱도 잘되고 선곡도 좋은 느낌이 들었고 플로워도 많은 부산 레이버들의 환호와 박수로 열광적이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부산 레이버들이 하드한 튠들에 익숙해서인지 의외로 Vascotia - Calibro (Sonicvibe Remix) 같은 업리프팅 트랜스가 잘 먹혔고
역시나 가장 분위기 업시켰던 노래는 중반 Andain - Beautiful Things (Photon Project Remix)와 막판 Rank 1 - It"s Up To You (Symsonic) (Dumonde Remix)였던거 같았습니다.
심소닉 브레익다운때 100명은 족히 넘는 분들이 열열한 박수를 보내 주셔서 어찌나 황송하던지 저도 모르게 판들고 목례까지 했네요.
2시간 셋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하드스타일 부산 디제이분께 자리를 드리고 내려왔습니다.
역시 서울에서 내려오신 Moon5150님의 영혼을 뒤흔드는 사이키델릭 셋을 마지막으로 파티를 마치고 회식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송원 횟집으로 기억하는데 역시 예술이었습니다.
가격은 4,5만원대였는데 20만원대 풀코스일식점요리 부럽지 않게 푸짐하게 계속 해산물들이 공수되더군요.
문 5150님과 오마이트랜스 레즈75님 그리고 터널사운드 케이사이랑 소주잔을 돌리며 오늘 파티 얘기를 비롯해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가지로 즐거웠던 부산 파티를 마치고 날이 밝자 첫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피곤도 하고 술기운도 돌고해서 잠깐 눈을 붙혔는데 눈떠보니 서울이더군요. 과연 억수로 빠르대요.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 좋은 파티에 초대해 주셔서 융숭한 대접해 주신 케이사님과 레즈님이하 터널사운드 관계자분들과 열렬한 환호로 성원해 주신 많은 부산 레이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부산도 서울 못지않게 레이버들로 넘쳐 나서 좀 더 많은 교류와 왕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에단님.. 멀리서 보니깐 더 반갑더군요. 입대하기 전에 꼭 서울에서 한번 봐요.
아래는 부산 파티때 플레이리스트입니다.
1. Mark Otten - Tranquility (Original Mix)
2. Robert Nickson - Spiral (Original Mix)
3. DJ Tab - Verso
4. Kuffdam & Plant - Seduction (The Level Above Mix)
5. Vascotia - Calibro (Sonicvibe Remix)
6. Filterheads present Orenge 3 - In Your Eyes (Red Mix)
7. Andain - Beautiful Things (Photon Project Remix)
8. Mojado feat. Mr. Sam - Naranja (Dimitri Andreas Vision)
9. Zzino vs. Filterheadz - African Bulldozer
10. Tiesto feat. BT - Love Comes Again (Mark Norman Remix)
11. DJ Tatana vs. The Mystery - Soul Cry (The Mystery Remix)
12. Octagen & Arizona - Starburst
13. Agnelli And Nelson - Holding Onto Nothing (PVD Edit)
14. FX Zone - Synthasia (Nu-Nrg Remix)
15. OceanLab - Satellite (Above & Beyond Original Mix)
16. Cern - The Massege (Northern Mix)
17. Ralph Novell - Wrong Love (Alphazone Remix)
18. Rank 1 - It"s Up To You (Symsonic) (Dumonde Remix)
19. Salt Lake - Rendezvous (Original Mix)
20. Bram Vank feat. Tony C - This Time I Rise (Goldenscan"s 90"s Re-Animated Remix)
21. Passiva - Clouds Like Heaven (Faraway Project Remix)
스톤님의 활홀한 사운드땜에..부산레이버들 정말 뻑갔습니다..담번엔 주말에 초대해서..정말..초대박 파티에서 플레잉할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겟습니다...그날 정말 수고 많으셨구요..담번에 내려올떈..케이샤님한테..맛있는집...알켜달라고..사전연락하시고 내려오시길..ㅋㅋㅋㅋㅋ
첫댓글 오우...좋으셨겠네요...부산에서의 스핀이라...기약없이 드리는 말씀이지만 언젠가 대전에서 파티열릴때 시간되시면 꼭 와서 한바퀴 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11 ~ 18 트랙리스트가 환상이로군요... 최근들어 느끼는 거지만 라이브때 Holding Onto Nothing 이랑 The Message 나올때가 전 정말 좋더라구요....ㅎㅎㅎ
Holding Onto Nothing 와이즈 스톤님 이거 틀어주실때마다 신나서 따라부르곤 했죠..해변레이브 꼭 했음 좋겠어요!!
첫 인사말에 뼈가 느껴지네요. 흐흐.. 아닌가? 나름대로 변명하자면 그 날도 10시나 되서 일을 마쳤죠. 부산에서도 와이즈스톤님의 스핀이 먹혔다니 다행이네요. 창원에 계속 살고 있었다면 아마 저도 그 무리에 끼어있었을테죠. 그나저나 클럽이름이 참 멋지군요.
스톤님의 활홀한 사운드땜에..부산레이버들 정말 뻑갔습니다..담번엔 주말에 초대해서..정말..초대박 파티에서 플레잉할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겟습니다...그날 정말 수고 많으셨구요..담번에 내려올떈..케이샤님한테..맛있는집...알켜달라고..사전연락하시고 내려오시길..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