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LA 신문홍보를 하면서 마음이 따뜻한 교우 분들의 집에 머물렀습니다. 제가 사제이기 때문에 기꺼이 머물 곳을 마련해 주셨고, 음식을 주셨고, 차량 봉사를 해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우 분들은 불편했음에도 기쁜 마음으로 저를 받아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시고, 진실한 신앙을 보시고 축복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는 밭에 숨겨져 있는 보물과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교우 분들의 가정에서 하느님께서 숨겨 놓으신 ‘보물’을 찾았습니다. 그 보물은 책 속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 보물은 정의채 몬시뇰과 차동엽 신부님의 대담을 엮은 ‘모든 것은 은혜였습니다.’입니다. 저는 그 책속에서 정의채 몬시뇰의 깊은 지성과 미래에 대한 통찰을 보았습니다. 두 번째 보물은 류시화가 옮긴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책속에서 ‘세계는 원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사순시기는 은혜로운 회개의 때입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교구장님들은 ‘담화’를 발표하였습니다. 서울대교구 정순택 베드로 주교님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8)”라는 성서말씀으로 담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주교님은 특별히 사순시기에 미사참례를 열심히 하기를 당부하였습니다. 미사는 말씀과 성체라는 보물이 묻혀있는 밭이기 때문입니다. 춘천교구 김주영 시몬 주교님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성령으로 굳건해진 신앙 감각은 교회의 구성원들이 개인과 공동체로서 주님께 충실하면서 살고 행동하고 말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신앙 감각은 모든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와 함께 생각하며’ 하나의 신앙과 하나의 목표를 나누도록 해 주는 본능이다.( 「교회 생활에서의 신앙 감각」, 128항).”라는 신앙 감각을 강조하였습니다. 주교님은 특별히 사순시기에 말씀을 통하여 신앙 감각을 키워가기를 당부하였습니다. 인천교구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님은 “숨겨진 잘못에서 저를 깨끗이 해 주소서.(시편 19,13)”라는 성서 말씀으로 담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숨겨진 잘못에서’ 우리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하느님께 다가서도록 당부하였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에 묻혀있는 보물은 ‘하느님의 계명과 율법’입니다. 오늘 독서는 율법과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의 땅으로 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우리가 지켜야 할 계명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을 섬기고, 우상을 섬기지 않고,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사람은 축복의 땅으로 갈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살인하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고, 남의 재물을 탐하지 않고, 남의 아내를 탐하지 않는 사람은 축복의 땅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보물을 찾으려고 합니다. ‘성공, 명예, 권력’입니다. 앞서가는 사람은 끌어내리고, 뒤에 오는 사람은 밀쳐내면서 성공이라는 바벨탑에 오르려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이라는 바벨탑에 오르려 합니다. 위선과 가식으로 치장된 명예라는 바벨탑에 오르려 합니다. 그런 보물은 우리를 축복의 땅으로 인도할 수 없습니다. 그런 보물은 우리를 무한경쟁의 싸움터로 내몰기 마련입니다. 그런 보물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은 훼손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푸른 지구는 병들고 있습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오늘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