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경기종료가 가까와질수룩 또 하나의 비극이 발생하는가 싶었다..
작년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이란을 그렇게 몰아붙이고도 승부차기에서 졌던걸 생각해보라.. 강약이 명확히 보이는 경기에서 강팀이 운이 없어서 혹은 약팀이 운이 좋아서 연장까지 비겼을때 (하긴 운도 실력이라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지만....) 승부차기에서 지면 그 희비와 진팀의 허무함,이긴팀의 환호는 배가 될것이다..그 때 정말 펑펑울던 동국이를 아직도 잊을수 없다..(얼마나 서러웠겠는가.! P.K 실축한 영표도 군면제받고 네덜란드가서 그렇게나 잘하고 있느데 말이다..)
하기사 그렇게 따지면 이번 월드컵 8강전에서도 우리가 승부차기로 이기긴 했지만 내용에선 겁나게 밀렸으니까..그걸 보고 우리나라가 스페인과 붙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길수 있을거라고 말할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그땐 그런 생각이 별로 안들었던걸 보면 역시나 `남이 하면 불륜,내가 하면 로맨스란 말이 일리가 있는 말인것 같기도하다..
하지만 경기내용에서 밀리던 팀이 승부차기로 승리를 한다는건 축구를 사랑하는 열혈남아로서 열나고 피끓는 일임에는 분명하다..오늘 새벽경기같은 제 3자입장에서 시청한 게임에서도...
네드베드가 결장하기땜에 허리싸움(그렇게 강조하는..하지만 실제 축구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미드필드 플레이가 가장 어렵다는건 알고들 있을거다) 에서 유벤투스가 밀릴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전반전에 유벤투스는 이렇다할 공격(한번인가 있었다 델피에로의 오버헤드킥 센터링이 공격수(누구였더라?) 에게 연결될뻔 했는데 수비가 가까스로 걷어낸 장면외에는 이렇다할 슛팅찬스 한번 연결시키지 못했다)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스피드로 공수를 주고 받으며 시작하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차분하게 허리에서의 패스연결을 하는 밀란이 경기를 주도해나가기 시작했다..
전반 9분경에 `동유럽의 호나우도`(그는 이 호칭을 달가와 하지 않을것 같다.. 플레이스타일이 약간 비슷하긴 한거 같지만..) 안드레이 쉐브첸코의 왼발슛팅이 수비수 팔맞고 들어가 버렸다..완벽한 골 같아보였다..이때 난 약간 흥분하지 않을수 없었다..수비위주의 경기로 양팀이 나올것이라 생각했기 떄문이다.근데 첫골이 이렇게 일찍 터지면 난타전이 될거란 생각이 날 일어나 앉게 만들었던 것이다..(양팀모두 얼마나 대단한 선수들인가..! 다국적 올스타팀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팀들 아닌가..! )
하지만 수비보다 앞서있던 공격수가 키퍼의 시야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노골(오프사이드)처리되어 상당히 아쉬웠다.. 어쩜 이때 이판정이 경기를 이탈리아스럽게(골은 안넣고 수비만..)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밀란에 세도르프의 멋진 패스를 유베는 잠브로타의 왼쪽공격으로 맞섰으나 네드베드대신 나온 카모라네시(이름은 멋있다!!)가 기대이하의 플레이로 일관하는 바람에 허리에서 내내 밀렸다..다비즈가 고군분투하긴 했지만 인자기,루이 코스타,쉐브첸코이 삼각편대의 위력에 유베가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17분경에는 인자기의 진짜 완벽한 헤딩슛(걸리는 순간 골을 의심하지 않았다..)이 터졌지만 부폰의 정말 멋진 선방(싸가지없는 놈인줄만 알았는데 실력도 괜찮더군..)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유베가 허우적대던 전반이 끝나고 후반에 유베는 카모라네시를 빼고 콘테를 투입해서 성공을 거둘뻔 했다..하지만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거친 몸싸움끝에 120분간의 혈투가 끝나고 들어간 승부차기는 골키퍼들의 종이한장차 실력에 의해 승부가 나고 말았다...
브라질의 주전키퍼 디다.이탈리아의 주전 킵 부폰...
이름값들을 하며 선방했지만 3개를 막은 디다의 승리였다..
유베는 트레제게,잘라예타,몬텔로가 실패했고 밀란은 세도르프와 칼라제 2명이 부폰에 걸렸다.. 다행이다..밀란이 이겨서..승리는 당연히 경기를 주도한 팀에게 돌아가야한다는 내 생각에 부응해줘서...
솔직히 네임밸류만 따지고 보면 이태리의 부폰이 한수위다..
브라질이야 워낙 공격력이 막강해 한골 먹고 두골 넣으면 그만이지만 이탈리아는 유럽의 이름난 강팀치고 공격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내생각이지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네덜란드가 세계 최강이라고 본다..은퇴(대표팀은퇴)했지만 베르캄프<아스날>를 비롯해 바르셀로나의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스페인 프리메라리그 득점선두 데포르티보의 로이 마카이,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 맨체스터의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득점 2위 페예노르트의 반후이동크..그리고 한창 쑥쑥 자라고 있는 아인트호벤의 로벤<맨유,아스날,레알이 영입을 추진중이란다...젠장!> 과 페예의 반 페르시에등등 이름을 다 대기도 벅차고 국대로 누구를 골라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팀이기에....
공격수(킬러라고 표현하는게 낫겠다..공격수는 우리나라에도 많으니까)의부재로 찬스에 골을 못넣는 우리나라에 비춰볼때 상당히 부러운 일이다...
좌우간 아쉽지만 부폰에게 좀더 점수를 주고 싶었었다..(게다가 안정환의 P.K를 막는걸 아주 가슴 아프게 보지 않았던가..그 아픔이 나중에는 환희와 기쁨의 눈물로 바뀌었지만..) 하지만 단판승부는 그날 선수들의 컨디션과 우닝 승패를 결정한다는 걸 보여준 한판이었다..
챔피온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답지않게 삽질(이라기 보다 얘는 움직임이 좋지 않다..쉐도우 델 피에로가 막히면 허리까지 나와서 리턴패스등으로 게임을 풀어갈 생각은 안하고 공격진연에서 볼이 오기만을 기다리고만 있었으니...쉐브첸코와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물론 트레제게도 기회가 걸리면 놓치지 않는 선수이긴 하지만 네드베드가 없는 경기상황을 충분히 감안하고 게임에 임했어야 했다..그가 있고 없는건 어마어마한 차이라는걸 간밤에 확실히 깨우쳐야 두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것이다....)만 하다 첫번째 승부차기까지 실축했으니 지금쯤 슬퍼울다 잠들지 않았을까 한다..전에 월드컵때 보니까 마누라엄청 이쁘던데..이쁜 마누라가 다독여 줬겠지...!
결국 밀란은 세리에 A 3위의 한을 1위팀을 꺽으면서 2연패를 노리던 유베는 물먹었다...
누구보다 가장 슬퍼할 사람은 네드베드가 아닐까 한다..
라치오에서 이적하면서 챔피온스리그 우승을 위해라고 얘기했던 그였기에 그 아픔은 더하리라 본다..언제 다시 그런 기회가 온다고 아무리 유베지만 장담못할것이다...
반면에 세도르프는 95년 아약스.98년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올해 밀란등 3팀을 거치면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안아본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우리나라선수가 뛰는 팀이 챔리우승하는 날은 언제나 올까..?
꼭 그날까지 살아야겠다..ㅋㅋㅋ!!!
첫댓글 결국 밀란이..-_-; 난 유베가 더 좋은데 ㅜㅜ 트레제게...-_-+
트레제게 삽질하던데 -_-;; 잠브로타는 잘하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