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돌아온 지 한 달.
다시 복잡한 서울 생활에 적응하느라고 애를 먹었는데
금대 순례에서 지리산을 실컷 보고 돌아오니 그나마 살 것 같네요.
더 이상의 '청량제'는 없지요.
다시 한 번 불자로서 누리는 청복에 감사할 뿐 입니다.
산을 말없이 응시하며 눈을 맑히고,
새벽 도량석 소리를 들으며 티끌 번뇌를 비질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금대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연봉은 아무리 쳐다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더군요.
예전에는 지리산 능선이 장쾌하게 다가왔었는데
이번에는 아리랑 곡조처럼 유장하게 느껴지니 나이 탓인가 봅니다.^^
인생관이 다른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형은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되었고,
동생은 자연이 좋아 국립공원의 레인저가 되었습니다.
동생이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안들었던 형은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자기가 가진 좋은 집, 비싼 차 등을 사진으로 찍어 동생에게 수시로 보내며
'이것은 내 집', '이것은 내 차'라고 자랑했습니다.
참다못해 동생은 어느 날 자기가 일하고 있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엽서에
이렇게 써서 형에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This Is My Backyard!" (이것은 내 집 뒤뜰!)
법우님들은 두 형제 중에 누가 더 부자라고 생각하나요? ^-^
이원규 시인은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라는 시에서 지리10경을 묘사하며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고 당부하지만
저는 세상살이에 지칠 때마다 견딜 수 없어 지리산을 찾아갈 것입니다.
지리산이 우리집 정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순례 중 스마트폰으로 흔적을 남겼지만 컴으로 옮길 줄 몰라 사진을 함께 올리지 못해 많이 아쉽네요...
오랜만에 만난 아우님이지만. 그간 항상 함께한 듯한 마음은 무엇인가..._()_
때로는 글이 사진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줍니다 나무아미타불_()_
별리의 긴 시간이 어제처럼 느껴지는건 보고싶은 마음이었겠지.()
예전엔 느끼고 보지 못한것들을 많이 보앗습니다...제 자신을 보호함이엇을겁니다.법우님들에게 많이 다가가고 제 자신을 많이 내려놓은 시간이엇습니다 .또한 무득 법우님도 다시 바라보게 되엇어요.모자라지만 많이 알고 싶습니다.자주 빕고 좋은 시간 되엇으면 좋겟습니다...().
산은 언제나 그 곳에서 말 없이 우리에게 설법하고 있네요....저도 가만에 많이많이 듣고 왔읍니다.... 나무아미타불_()_
법우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참 좋습니다.. 가까운데 계시니 만날날도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