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사순 제2주간 수요일)
무엇을 원하느냐??
‘문둥이 성자’라고 불리던 ‘다미안 신부님’의 삶을 묵상해봅니다.
‘성 다미안 신부님’은 몰로카이섬에서 당시 나병 환자라고 불리던 한센인들을 돌보는 일에 자신의 일생을 다 바쳤습니다.
처음 섬에 도착했을 때 한센인들이 ‘다미안 신부님’을 보며 건강한 사람이 왔다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미안 신부님’께서는 스스로 나병(한센병) 환자가 되기를 원하셨고, 마침내 신부님의 몸에 나병(한센병)이 번지기 시작했을 때, 신부님은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오, 주님! 제가 저들 앞에서 ‘우리’라는 말을 비로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시자, 그 부인은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하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하고 물으시자, 그 아들들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형 선고를 받고, 다른 민족들에게 넘겨져 조롱을 받고 채찍질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
그런데도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 어머니는 스승이신 예수님이 겪으실 수난과 죽음보다 영광에만 더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아시면서도, 예수님께서는 두 아들의 어머니에게 몇 번이곤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셨을 것입니다.
이 말씀 속에는, 영광만을 바라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예수님께서 가시는 수난의 길이 어떤 길인지 깨닫기에는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내가 마시려는 잔”을 마실 수 있느냐? 고 물으셨습니다. 그 잔은 고통의 잔 입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즉,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지 않고서는 당신 곁에 머물 수 없다.’라는 암시를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통의 잔’을 받아들여야 주님 곁에 머물 수 있기에 넘어지더라도 ‘자신의 십자가’를 안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적당한 그 시간, 그때가 되면 알려주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예전 본당에서 사목회 임원님들과 성당 뒷산에 올라가다가 멧돼지도 나타난다는 말을 듣고, 그 후로 혼자 뒷산에 올라갈 때는 너무나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호루라기, 지팡이, 돌멩이와 묵주를 들고 여기저기 살피면서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건강을 위해 뒷산을 올라갔습니다.
그러니 무슨 건강에 도움이 되고, 기쁨과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얼마 지난 후에, 똑같은 뒷산에 올라가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두렵지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똑같은 뒷산을 자주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십자가의 길도, 미사성제에 참례하러 가는 길도 자주 가야 쉬운 길이 되고, 두려움이 없는 은총의 길임을 묵상해봅니다.
이제 저희는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붙잡고, 자주 그 두려움이 없는 은총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은총의 길에서 하느님의 섭리가 이루어지는 적당한 그때를 알게 해주시기를 청하면서 말입니다.
이제 주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 고운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 아시고서 “무엇을 원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그러니 고운님들에게 선하신 하느님의 섭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기쁘게 감사하며 기다리면서 고백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믿습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적당한 때에 하느님의 섭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기도하고 애원하고 하소연을 해도 끝이 없어 희망조차 사라져 버리는 나날일지라도, 고운님들은 하느님의 섭리가 이루어지는 적당한 때를 기다림 속에서 참고 기도하는 은총의 길에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적당한 그 시간, 그때가 되면 알려주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