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교회로 부임하는 김운성 목사
“10년 뒤 다시 부산으로 내려올 것입니다”
영락교회 공동의회에서 97.2%라는 압도적인 찬성표로 이달 영락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하는 김운성 목사. 최근 김 목사를 만나 지난 28년 동안 부산에서 사역하면서 느낀 소회감과 영락교회에 부임하게 된 소감 등을 들어보았다. 김운성 목사는 “영락교회에서 사역을 마치면 제 목회의 출생지와 같은 부산으로 돌아와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영락교회 부임에 대해 “땅끝교회가 저를 서울로 파송해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부산과의 인연과 러브영도운동, 부산복음화이야기 등 다양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먼저 본보 독자들에게 신년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한국기독신문을 애독하시는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한국기독신문은 척박한 부산에서 오랫동안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려고 애써왔습니다. 앞으로 더 성숙한 정론지로서 부산교계와 한국교회에 선한 잣대가 되길 기대하고, 앞으로도 한국기독신문을 많이 성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김운성 목사 (출처=땅끝교회 페이스북)
부산에 오신지 28년 정도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부산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땅끝교회(구 영도중앙교회)는 어떻게 부임하셨습니까?
- 신대원에 입학한 후로 ‘제일 먼저 청빙이 있는 곳에 부임하겠다’고 기도해 왔습니다. 그 때 제일 먼저 부족한 저를 청빙한 교회가 영도중앙교회였습니다. 인간적인 망설임이 있었지만, 결국은 기도드린 대로 순종하기 위해 1990년 3월 18일에 부임했습니다. 거의 28년이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영도라는 지역의 특수성(섬) 때문에 많은 목회자들이 사역하는데 힘들어 하셨습니다. 해마다 영도지역 주민들 숫자는 줄어드는데, 땅끝교회는 계속해서 교인수가 증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제가 부임할 때보다 영도 주민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 와중에서 감사하게도 교회가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하나는 영도라는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여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다양하게 전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은혜로운 예배를 드리기 위해 힘쓴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예배에 집중하면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지역사회 사역을 통해서 그 분들이 섬김의 장을 갖게 된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러브영도운동’을 창안해서 영도지역에 좋은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교회가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교회들도 연합운동에 함께 동참하면서 좋은 입소문이 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러브영도’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 선배 목사님들께서 조직한 영도기독교연합회는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마침 연합으로 영도 복음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길 원하는 목사님들이 많이 계셔서 함께 러브영도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에 등장하는 길가 밭이 있지요. 딱딱한 길에 씨를 뿌려도 새가 와서 먹어 버립니다. 씨가 싹이 나려면 흙속에 심겨지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려면 딱딱한 길가 땅을 파서 땅을 뒤집어야 씨가 흙속에 심겨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굳어진 사람들에게 말씀의 씨를 뿌려도 싹이 나지 않습니다.
러브영도는 사람들의 마음을 갈아엎는 밭갈이 작업입니다. 영도에 교회가 있고, 사랑을 베푼다는 것을 깨달을 때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그 틈새에 복음의 씨를 심는 것이지요. 러브영도 사역에 마음을 모아주신 많은 목사님들과 각 교회의 성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최근에 여러 교회에 목사님들이 바뀌는 과도기를 맞고 있지만, 러브영도 사역이 반드시 열매가 되어 영도지역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부흥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복음률이 낙후된 지역입니다. 목사님은 오랫동안 부산에서 사역하셨고, 부산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의 복음률이 낮은 이유, 그리고 부산교계가 달라져야 할 부분들에 대해 목사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지금까지 부산의 복음화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바다라는 상황 때문에 여러 미신적 신앙들이 많고, 한국 불교가 가장 번성한 곳이라는 특징, 그리고 부산 지역을 선교했던 호주 선교회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등의 이유를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안 되는 이유를 분석하기보다는 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할 때입니다. 지금은 부산의 많은 교회에 열정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부임하셨고,
전국에서 주목하는 영적 중심지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힘들이 그 동안 성시화운동, 해운대 집회 등을 통해 표출되었다고 봅니다. 이젠 조직과 제도라는 환경을 거기에 맞게 개편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적으로 부산복음화를 위해 열정을 가진 이들이 부산교계의 대표가 되도록 전면에 배치하고 구체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부산교계의 정치적 중심과 영적 중심이 일원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2007년 도림교회 청빙이 왔을 때는 고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락교회 청빙은 결과적으로 받으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도림교회는 모교회였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영도중앙교회 교우들이 도림교회에까지 가셔서 강력하게 항의를 제기했고, 결국 제가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도림교회 분쟁 당사자들은 제기되었던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교회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몇 달 동안 마음고생은 심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몇 달의 힘든 시간을 통해 도림교회를 특별한 방법으로 회복시켜 주셨고, 지금은 괄목할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영락교회의 경우에는 좀 달랐습니다. 저는 부산에 남게 해 달라는 기도나 서울로 가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물 흘러가는 대로 순종하겠다고 기도했을 뿐입니다. 이번에는 땅끝교회 교우들이 많이 이해해 주셨고, 동의해 주셨습니다. 영락교회 청빙위원들과 땅끝교회 장로님들의 두 차례의 대화도 그 과정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고 믿습니다,
영락교회는 한국교회에서도 상징적인 교회입니다. 부임하는데 부담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락교회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어떤 분은 영락교회 목사가 되는 것을 대단한 영광이라고 되는 듯이 말씀합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기서도 설교했고, 거기서도 설교할 뿐이며, 여기서도 작은 목사요, 거기서도 작은 목사로 주의 종일뿐입니다. 저는 털끝만큼도 축하받을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부담감이 왜 없겠습니까마는 그 부담감은 영락교회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부담은 땅끝교회에서도 강단에 설 때마다 똑같이 느꼈습니다. 영락교회는 제가 태어난 교회이고, 생모께서 영락교회 묘원에 계십니다. 그리고 신학대학원 3년 과정을 영락교회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에서 장학금을 주셔서 공부했습니다. 그게 인간적인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만, 우리를 연결시키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게 가장 큰 끈일 것입니다.
끝으로 땅끝교회와 지역 성도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번 일은 땅끝교회가 저를 서울로 파송해 주는 것입니다. 서울이 제 고향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앞으로 십 년 사역을 마치면 제 목회의 출생지와 같은 부산에 돌아와 살고자 합니다. 그래서 땅끝교회 교우님들에게 십년 후에 만나서 돼지국밥 함께 먹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후임자로 부임하시는 안맹환 목사님(지난 1월28일 공동의회에서 후임목사로 결정)을 잘 도와서 제가 있을 때보다 땅끝교회가 더 부흥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 동안 저처럼 부족한 사람을 여러 모로 사랑해 주신 부산 교계의 많은 분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많이 분주하지만, 하나님께서 모두를 유익하게 하시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영광을 얻으실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상준 3D3Dshangjun@hanmail.net">3Dshangjun@hanmail.net">3Dshangjun@hanmail.net">shangjun@hanmail.net ]한국기독신문(www.kcnp.com) - copyrigh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