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대외정책 분석:
모하메드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주요국제문제분석 2023-02(인남식).pdf
인남식 아프리카중동연구부장
1. 연구 배경
2. 정치 성향 및 이미지
3. 통치 행태
4. 위기 인식 및 대응
5. 대외정책
6. 고려사항
<요약>
1.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의 정치 성향 및 이미지
가. 포용적·중도적 정치지향
○ 아라비아반도의 주류였던 보수·전통 이슬람주의인 살라피즘과 거리가 있는 상대적 중도주의 노선을 채택(코스모폴리탄 사상과 연계되었음을 본인이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 친화적인 이미지를 제고함.
- 이슬람 급진주의 정치세력의 배타성과 폭력성에 대한 모하메드(Mohamed bin Zayed Al Nahyan) 대통령의 반감으로 연결되었으며,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의 배경으로도 해석 가능
나. 개방주의 선호
○ 건국 이전 아부다비 지도자였던 셰이크 샤흐붓(Shakhbut bin Sultan Al Nahyan)의 폐쇄주의 및 외국 배타 노선과 달리, 그의 동생이자 UAE 초대국왕인 고(故) 자이드 대통령은 대외 개방 및 친영 정책 기조를 구현했음.
○ 상기 친서방 개방주의 대외정책 기조는 UAE의 핵심 노선으로 착근, 현 모하메드 대통령 체제에도 그대로 계승된 것으로 판단됨.
다. 리더십의 복합 이미지
(1) 전시 지휘관 이미지
○ 모하메드 대통령은 중동지역 지도자들 중 권력의 생리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며, 10대 시절 유학 및 군지휘관인 청년 시절부터 국제적 네트워크 자산을 축적, 전 세계 고위급 지도자들과의 교분을 통해 국가 대전략의 노하우를 습득해 온 것으로 평가됨.
(2) 비전 추구 이미지
○ 석유 시대 이후를 준비하는 다양한 가능성과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호기심의 발로 차원이 아니라, 어린 시절 건국을 경험하고 빈곤 국가에서 석유 부국으로 탈바꿈한 ‘알아인(Al Ain) 사막의 기적’을 다음 세대로 승계해야 한다는 의무감 차원으로 해석됨.
(3) 온화한 가장 이미지
○ 국가 지도자로서의 단호한 성정과는 달리, 일상에서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언론 인터뷰나 미디어 노출을 거의 하지 않아 국가 서열상 아래인 두바이 지도자에 비해 덜 드러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대외활동 및 정상회담 등에서는 적극적이고 활달한 외교적 언사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사한다는 평이 중론임.
2. 통치 행태
가. 강력한 공권력 운용: 내부 불온세력 추적 검속
○ 정치적 성향은 온건하고 정책 기조는 개방적이나, 통치 스타일은 강력한 기율에 근거한 홉스적(Hobbesian) 특성을 표출하고 있음.
○ 서구식 민주정치체제의 기계적 이식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의 민주주의 확산 구상으로 인해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 등 안정 저해세력이 득세했다는 판단에 입각, 불온 세력에 대한 추적과 검속 시행 중임.
나. 왕실 통제: 동복(同腹) 형제 결속
○ 여타 걸프 왕정국가와는 달리 UAE의 7개 에미리트 간은 물론, UAE를 이끄는 아부다비 왕실 내에도 큰 분쟁과 갈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실권 세력인 모하메드 대통령 동복 6형제 간 결속력과 공동운명체 유대관계에 기초함.
다. 군사 역량 과시: 정통성의 근원
○ 걸프 아랍 왕실의 정통성을 구성하는 데 있어, 최우선 순위로 간주되는 덕목은 ‘군사적 역량(military prowess)’으로 모하메드 대통령은 20대에 공군사령관 및 30대에 통합군 참모장을 역임하고, 현재 통합군 총사령관 역할을 수행 중임.
○ 여타 아랍 국가 지도자들 중 군사 경험이 가장 많고, 관심과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됨.
라. 국가정체성 확산: 내적 통합과 애국심 고취
○ 모하메드 대통령은 UAE 국민들 내부의 국가 정체성 확산·공유, 애국심 고취를 위한 상징(충혼탑 등) 및 캠페인과 함께 복지·문화 홍보(PR)를 적극 시도하는 중임.
○ UAE 애국주의 기저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절대왕정 연방(Federation of absolute monarchies)이라는 독특성을 바탕으로 왕국(에미리트) 간 견제와 균형을 지속시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으며, 이에 따라 중동·이슬람권의 바람직한 정치 거버넌스의 전범(典範)임을 자임함.
마. 견제와 균형: 에미리트 간 역할 분담을 통한 연방 견인
○ 각 부족을 대표하는 에미리트 간 연방 국가 결성은 권력의 분점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써 아부다비의 탁월한 통치력의 결과로 자평하고 있음.
3. 위기 인식 및 대응
가. 외부 위협: 이란발 위기 대응
○ 모하메드 대통령은 UAE가 당면한 외부로부터의 위협 중 가장 시급한 도전 요인을 역내 이란의 영향력 확산으로 인식하고 있음.
○ 이란의 역내외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 응징하고 군비 확충을 추진하되 동시에 이란과 최근거리 접적지역이자 영토분쟁(걸프 해역 3개 도서)까지 연계되어 있어 외교적 대화 채널도 유지하려 노력 중임.
나. 내부 위협: 이슬람 급진주의 정치세력 억제
○ 모하메드 대통령은 중동 각국 내부의 반정부 세력이 이슬람 급진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집결, 역내 불안정성을 높인다고 판단하여 이에 대한 적극적·공세적 억제책을 추진함.
○ 이슬람 급진주의 정치세력은 중동의 안정과 질서를 견인할 수 없으며 이들의 확산은 결국 분쟁과 갈등의 요인으로 작동함을 알고 있기에, 불온 세력의 확장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응조치와 함께 국민들에 대한 복지 확대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임.
다. 미래 위협: 석유 시대의 종언
○ 더 이상 탄화수소계 에너지 자원으로 국부를 유지하고 화려한 생활을 향유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인지하고 있음.
○ 관련하여 세계 3위 규모의 국부펀드를 재원으로 미래 산업에 대한 연구 개발 및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는 국면임.
4. 대외 정책
가. ‘끼인 국가’ 탈피: 지정학적 확장 전략
○ 그동안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튀르키예 등 역내 패권을 다투는 국가들 사이에서 조용한 발전 전략을 취해왔으나 최근 글로벌 지정학의 변화 국면에서 본격적인 ‘끼인 국가’ 탈피 노력을 시현함.
나. ‘적과의 동침’: 파격적 외교 전략 ‘아브라함 협정’
○ 2020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 체결 및 수교 이후 이스라엘·UAE 양국 협력은 대폭 확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중동 역학관계의 판이 바뀌는 사안으로 인식됨.
○ 모하메드 대통령의 결단력과 실용적 판단이 핵심이었으며, 국익을 위해서는 정체성이나 기존 전통과 통념에서도 과감히 탈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음.
○ 더 이상 탄화수소계 에너지 자원으로 국부를 유지하고 화려한 생활을 향유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인지하고 있음.
다. ‘안보 종속 탈피’: 외교 다변화와 아시아 중시 정책
○ 미국의 중동 관여가 축소되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심으로 중국 견제에 나서면서 기존의 대미 안보협력 내구성에 관한 완전한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음을 인지, 모하메드 대통령은 외교 다변화를 통한 일종의 위험 분산을 추진 중임.
* 붙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