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교육공화국 회원여러분 !
최근의 노동 운동, 특히 강성노동 운동과 그런 노조에 대해서 한겨레 신문에 글을 썼다가 공명이라는 ID를 가진 사람이 저에게 쓴 비판을 보았고 저는 거기에 대해 재비판을 가했습니다.
둘 다를 읽어 보시고 회원들의 올바른 판단과 평가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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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님 !
귀하의 글에서 저도 모르는 것을 몇 가지 배웠습니다.이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실은 이 사회의 가장 비참한 비정규직인 대학강사입니다.
1) 그런데 귀하의 문제는 너무 귀하가 처한 노동 사정만을 전부로 보는 일반화의 오류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입니다.
귀하는 자신의 글에서 <민노총, 한노총 소속의 노동
자들이 파업안하고 투쟁 안 하면 기업가들이 알아서 비정규직을 희생시키지 않고 처우를 개선하오? 어림 개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보오> 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KT 비정규직 파업 사태나 현대차 노조에서 본 것처럼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통합하는 것을 반대하고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스스로와 분리시키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KT 한국통신 비정규직 파업 때의 신문 기사를 한 번 봅시다.
<한국통신정규직 노조의 외면도 이들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계약직 노조의 설립 전부터 냉대는 시작됐다. 정규직 노조가 계약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거부한 것이다. 계약직 노조를 따로 설립한 뒤에도 홀대는 이어졌다. 2000년 12월 정규직 노조의 파업 집회에서 계약직 노조위원장의 연대사를 가로막았다. 파업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정규직 노조의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한통계약직 노조 간부들은 “정규직 사원들이 계약직 노동자를 고용안정의 위협요소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연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전한다 한겨레> .
제 생각에는 이는 결국 정규직 노조만 혼자 잘 살겠다는 집단이기주의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현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서로 이해를 달리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귀하의 주장을 보면 강성노조 운동이 마치 비정규직이나 비노조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제가 볼 때 양자사이에 연관은 희박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최근 민노총, 한노총의 주장인 비정규직 철폐의 경우 이는 한마디로 노조의 기만술책에 불과합니다. 이는 위의 두가지 경우에서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자기 기득권을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면서 무슨 다른 사람 걱정입니까?
노동자라고 모두 이해가 같지 않습니다.
2) 그리고 지금처럼 해외투자 유치가 않되고 국내 기업마저 해외로 빠져 나갈 때 경제는 더 위축되고 결국 귀하나 저나 수입은 더 줄어듭니다. 임금인상을 견디지 못해 공장폐쇄하고 모두 실업자가 되는 경우도 주위에 흔히 봅니다.
우리들 시간강사들도 예전에는 전임교수와의 임금차이, 대우차이 문제로 투쟁했지만 이제는 지방 대학의 경우 정원미달로 교수나 강사나 모두 해고되는 경향입니다. 학교문을 닫거나 일부 과를 폐쇄하는 경우가 속출합니다.
이런 노-사 공멸의 길은 피해야 할 것같습니다.
3) 그런 면에서 볼 때 귀하는 낡은 고정관념 즉 계급 투쟁이론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듯 보입니다.
4) 지금은 비정규직 운동이 비록 미미하지만 현대차 노조에서 나타난 것처럼 비정규직 노조의 활동이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5) 그리고 귀하의 논리적 허점의 하나는 정규직 노조의 자기이익을 위한 (강성) 투쟁이 비정규직 노조나 노동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허상일 수 있습니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자들은 결국 남의 밥그릇을 빼앗아서 그렇게 합니다. 귀하가 자신의 글에서 인용한 의약 분업 파업의 경우 의사의 이익은 약사들과 달랐습니다. 그리고 의사들이 배를 채우는 댓가로 국민들은 의료보험료를 7-10% 더 지불했습니다. 밥그릇 싸움은 항상 자기의 욕구를 위해 다른 사람의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이 그 본질입니다. 특히나 고액 연봉자의 밥그릇 챙기기는 지극히 반사회적인 일입니다. 고약연봉자는 더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상입니다. 만약 저의 생각에 오류가 있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주십시요.
공명님이 쓰신글입니다.
1) 이공계 홀대 문제, 의약분업 문제...등등의 문제를 함 보쇼. 제 밥그릇 챙기기 아니
오? 님의 말쌈처럼 고액 연봉 받는 노동자라고 해도, 그들이 그들 밥그릇 챙기는 것 가지
고 뭐라 하는게 뭔가 이상하지 않소?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 처우개선 못할 지경이면 그런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할 이유
는 또 무에 있소. 그렇게 하면 노조가 회사집기라도 팔아 먹소이까?
그리고 민노총이나 한노총 이외의 그 무슨 단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 처우개선
을 위해 노력하고 있소있까?
나도 박봉에 똥구멍이 찌져지려고 하는 노동자요... 글고 여기 회사는 노조의 '노'자도
꺼내지 못하오.
2) 위에도 쓴 말입니다만 일부 언론에서 "강성노조"라 하는 민노총, 한노총 소속의 노동
자들이 파업안하고 투쟁 안 하면 기업가들이 알아서 비정규직을 희생시키지 않고 처우를
개선하오?
어림 개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보오.
3) 1300만 근로자가 모두 노조원 인것도 아니고, 또 모든 노조가 강경한 투쟁을 하고 있
는 것도 아닌데... 참 골고루 호들갑을 떠시는 구랴.
물코딱지 만큼도 되지 않는 월급으로 한달한달 살아가기 힘들고, 또 집 한체 사는 꿈은
가물가물 하오이다. 처우개선은 어림도 없고, 하청근로자로 살아가는 설움이란 설움은 뼈
저리게 당하고 있는 사람이오. 그냥 조용히 읽고 지나려니 마치 모든 문제의 원인이 "강
성노조" 탓인냥 하는 댁의 글이 참 속을 긁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