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여자양궁 올림픽 6연패 박성현 '금'·이성진 '은'
'신궁 코리아'의 함성이 아테네 하늘을 뒤덮었다.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도 과녁 한가운데의 중계용 카메라를 깨뜨리는 한국양궁의 무서운 저력 앞에는 시샘을 멈추고 말았다.
개막 6일째를 맞은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양궁 개인전의 박성현과 이성진(이상 전북도청)이 한국선수단에 금·은메달을 선사하며 세계 10강 재진입 희망을 부풀렸다.
박성현은 18일(한국시간)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막내 이성진에게 110-108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성현은 지난 84년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우승한 이후 한국의 6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의 계보를 잇는 새 양궁여왕이 됐다.
아테네시 중심가에 위치한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지난 1896년 제1회 근대올림픽이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 올림픽정신이 되살아나 물결치는 이곳에서 박성현은 세계적 스타로 확실히 공인받았다.
시드니에 이어 2관왕 2연패에 나섰던 윤미진(경희대)이 8강전에서 대만의 복병 유안슈치에게 105-107로 석패, 한국의 금은동 싹쓸이 꿈이 무산된 것은 '옥에 티'였다.
국내 선발전 1위, 양궁경기 첫날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1번시드를 받은 2001세계선수권 우승자 박성현은 8강전에서 홈의 이점을 안은 에반젤리아 프사리(그리스)를 111-101로, 준결승에서 앨리슨 윌리엄슨(영국)을 110-100으로 가볍게 물리친 뒤 이성진과 마주쳤다.
토너먼트 형식의 올림픽 라운드가 도입된 지난 92년 이후 한국선수끼리 결승전에서 맞붙은 것은 92바르셀로나(조윤정-김수녕)와 2000시드니(윤미진-김남순)에 이어 3번째.
태극여궁사끼리의 대결이라 편안하게 지켜볼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엔드에서 3연속 10점을 쏘며 기세를 올린 이성진이 56-53으로 앞서가 대세는 이렇게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박성현은 3엔드에서 81-83으로 따라붙었고, 마지막 엔드에서 9·10점을 쏘며 8·9점에 그친 이성진과 100-100 타이를 이뤘다.
숨막히는 마지막 '운명의 한발'. 박성현은 과녁 한가운데를 정확히 꿰뚫은 반면 이성진은 8점에 그쳐 희비가 엇갈렸다.
아테네(그리스)〓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