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국내 사업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격적 메리트 외에도 복합쇼핑몰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루는 대형 몰링 스페이스 개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매장 규모 제약에서 다소 홀가분해 진 것이 이들의 볼륨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직영점을 오픈하며 3270억 원(2010년 9월~2011년 8월)의 매출을 올렸던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의 ‘유니클로’는 올해 5,000억 원, 오는 2014년 1조 원 달성 계획을 밝히고 있다.
유통망 역시 지난해 8월까지 63개 매장에서 올해 8월까지 82개로 30% 가량 확장한다는 목표다.
국내 전개사인 에프프알엘코리아(대표 안성수)는 특히 올해 상품 다변화에 주력, 소비자 저변 확대를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 중 ‘UIP(UNIQLO Innovation Project)’ 컬렉션은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미래의 옷, 진화한 옷’을 선보이기 위한 혁신 프로젝트로, 획기적 기능성과 보편적인 디자인을 융합해 만든 야심작이다.
또 하나의 신병기 ‘베이비 라인’은 신생아, 영유아를 위한 상품군으로 전 제품이 9,900~24,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유니클로’의 베이직 디자인에 귀여운 패턴들이 포인트다.
‘자라’, ‘갭’, ‘H&M’의 키즈 라인이 내셔널 브랜드 대비해서나 자사 성인복에 비해서도 큰 폭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유니클로’의 키즈 라인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1,000평 이상) 오픈, 메가스토어(500평 이상) 중심 출점 확대, 입지창조형 점포 출점 및 확대 등 공격적인 유통 전략을 계획 중이다.
특히 저투자, 고수익 모델 개발을 위해 로드사이드 점포를 확대한다.
로드사이드 점포란 교외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교통 체증, 주차 문제에서 벗어난 양질의 쇼핑을 가능하게 만든 매장으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효과적으로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사인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를 통해 주력 브랜드인 ‘자라’를 중심으로 5개 브랜드를 합해 2,000억 원대 외형을 이룬 스페인 인디텍스 그룹은 8개 자사 브랜드 중 올해 총 6개를 국내 전개한다.
‘자라’의 경우 2010년에는 2009년 대비 67.4% 증가한 1,3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34개 매장에서 약 1,800억 원의 매출을 달성, 올해는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라’는 매장 수의 볼륨화 보다는 상권개발과 수요창출 개념에서 유통망 확장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패션 관련 매장 진입이 다소 어색하거나 한때 부흥했다가 쇠퇴한 상권이라도 집객력으로 이를 충분히 극복해 오히려 주변 상권의 활성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창 조성 중인 롯데, 현대, 신세계를 비롯한 다수의 신규 유통점들과 상담을 벌이는 동시에 서울 명동, 강남 등 초대형 가두상권이 아니라도 매장 확보를 위한 부동산 매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상반기 중에는 자사 남, 여성복 ‘마시모두띠’ 매장도 자리하고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가두점 오픈을 확정하고 있다.
‘자라’ 안착 이후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된 ‘마시모두띠’, ‘버쉬카’, ‘스트라디바리우스’, ‘풀앤베어’ 등 4개 브랜드도 대형 유통을 우선순위에 두고 단수의 매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또 6번째 브랜드인 여성 란제리 & 이지웨어 브랜드 ‘오이쇼’를 추가 도입, 여름 시즌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이쇼’는 8월 개장하는 여의도 IFC 몰에 첫 매장을 내게 된다.
올 여름 런칭 만 5년을 맞는 ‘갭’은 ‘같은 과’로 불리는 ‘유니클로’ 보다는 외형 성장세에 폭발성은 없다.
매출 추이 역시 런칭 첫 시즌인 2007년 약 95억 원, 2008년 약 350억 원, 2009년 약 500억 원, 지난해 약 620억 원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보여준다.
올해도 지난해 대성 디큐브시티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 유통을 중심으로 매장을 순차적으로 넓혀나가는 다소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화된 매장 운영과 함께 확실한 강자로 자리 잡은 키즈 라인의 대활약은 눈여겨 볼 만하다. ‘갭 키즈’는 이미 유아동 시장에서는 폭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입점해 있는 백화점 PC에서는 기존 강자들을 물리치고 매출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키즈 라인 단독 매장을 롯데마트에 열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10여개 단독 매장을 열었지만 대형마트 영업은 처음으로 유통 볼륨화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도입 초 목표로 했던 2012년 연매출 1,500억 돌파가 가능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직진출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코리아를 설립, 가장 늦게 한국 시장에 뛰어든 스웨덴의 ‘H&M’은 런칭 직후보다는 오히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 올해 영향력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 3월 런칭, 그해 약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한 ‘H&M’은 지난해 7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7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하반기 서울 여의도 IFC몰 등 쇼핑환경이 우수한 대형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을 확대해 런칭 3년 차 만에 1,000억 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