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로 '투우사'라는 의미를 가진 Matador (마타도어) 레이블은 '상업성에 구애받지 않는 창조적인 음악성과 자유로운 상상력'이라는 인디레이블의 성격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며, 세계적인 입지를 확고히 한 레이블로 평가받고 있다.
이 레이블의 간판 스타 욜라 텡고(Yo La Tengo)는 스페인어로 ‘I've Got It’이란 의미를 가진 3인조 밴드로 풍성한 공간감을 기저로 하여 훅이 강한 멜로디와 질감 두터운 노이즈가 조화를 이루는 그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통해 미국 인디 밴드의 자존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가장 착실한 계승자로 손꼽히는 이들은 실제로도 1996년에 만들어진 앤디 워홀의 영화 [나는 앤디 워홀을 쐈다](I shot Andy Warhol)에서 벨벳 언더그라운드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욜라 텡고의 출발은 1984년 미국 뉴저지 주 호보켄(Hoboken)으로 거슬러간다. 클럽 맥스웰스(Maxwells)와 지하실을 전전하며 커버곡 연주로 밴드의 꿈을 키웠던 이러 캐플런(Ira Kaplan, 기타)과 조지아 허블리(Georgia Hubley, 드럼)(*이들은 실제로 부부이기도 하다.)는 베이스와 보컬을 맡을 멤버 구인 광고를 낸다. 이 때 조건은 소프트 보이스(Soft Boys), 미션 오브 버마(Mission of Burma), 러브(Love)를 좋아해야 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많은 멤버들이 밴드를 거쳤으며, 이들 최초의 레코드인 싱글 [The River of Water](1985)와 데뷔 앨범 [Ride the Tiger](1986)는 데이브 슈램(Dave Schramm, 기타), 마이크 루이스(Mike Lewis, 베이스)와 함께 작업한다.
미션 오브 버마의 베이스 주자였던 클린트 콘리(Clint Conley)가 프로듀싱을 맡은 데뷔 앨범은 포크 록과 쟁글 팝, 개러지 록 등 다양한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 이어 데이브 슈램과 마이크 루이스가 밴드를 떠나자 스티븐 비히뉴스키(Stephen Wichnewski)가 새로운 베이스 주자로 들어왔고 캐플런은 자연스럽게 리드 기타를 맡았다. 이때부터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에 영향을 받은 노이지한 기타가 부각되기 시작하는데, [New Wave Hot Dogs](1987)와 [President Yo La Tengo](1989)는 이 시기에 발표된 앨범들이다.
거의 커버곡으로만 꾸며진 어쿠스틱 포크 앨범 [Fakebook](1990)에 이어 제임스 맥뉴(James McNew, 베이스)가 밴드에 들어오면서 이제 밴드의 라인업이 안정된다. [May I Sing With Me](1992)는 이런 라인업으로 완성된 첫 번째 정규 앨범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노이즈가 선보인다.
1993년 마타도어 레이블로 자리를 옮겨 발표한 [Painful]은 노이지한 기타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최상의 조화를 이룬 앨범이다. 이는 앨범 [Electr-O-Pura](1995)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좀더 멜로우하고 밝은 버전으로 확대된다. B-side 싱글과 미발표 곡을 두 장의 씨디에 담아낸 [Genius+Love=Yo La Tengo](1996)에 이어 욜라 텡고는 다채로운 스타일이 만화경처럼 펼쳐지는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1997)으로 국제적인 성공을 거둔다. 이어지는 앨범 [And Then Nothing Turned Itself Inside-Out](2000)은 어둡고 내향적인 사운드에 부분적으로 슬로우 코어의 어법을 보이면서 밴드의 명성을 보다 확고히 했다.
지금까지 욜라 텡고는 ‘대담한 절충주의’,‘도전적인 인디 정신’, ‘끊임없는 창조의 열정’이라는 그들만의 코드를 가지고 포크, 노이즈 팝, 펑크와 드림 팝, 포스트 록과 익스페리먼틀, 사이키델릭과 보사노바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 분방하게 뒤섞는 '탈 스타일' 사운드를 선보여왔다.
아티스트가 18년의 긴 시간을 지나는 동안 한결같은 신뢰를 심어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욜라 텡고는 실험적 사운드와 탄탄한 음악성으로 평론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매니아층을 형성함으로써 평론가와 팬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밴드로 평가받고 있다.
욜라 텡고의 음악은 흔히 절충주의라 불릴 만큼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아름다운 멜로디와 기타 노이즈라 하겠는데, 1990년에 발매된 앨범 [Fakebook]이 멜로디를 극대화한 앨범이라면, 1993년작 [Painful]은 이들만의 노이즈를 완성시킨 앨범으로 평가 받는다. 그리고 1997년에 나온 문제의 앨범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은 이 두 요소가 이상적으로 배합된 욜라 텡고 음악의 총결산이라 할 만하다. 명실상부하게 이 앨범은 욜라 텡고의 대표작인 동시에 1990년대 미국 인디 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마치플레이밍 립스(The Flaming Lips)의 [Soft Bulletin]이나 머큐리 레브(Mercury Rev)의 [Deserter's Songs]가 그랬듯이 이 앨범은 그전까지 소수 인디 커뮤니티에 머물러 있던 욜라 텡고의 명성을 보다 넓은 청중들에게 알려주었다. [롤링 스톤] 같은 주류 록을 대표하는 잡지마저도 1990년대를 대표하는 얼터너티브 앨범 가운데 하나로 이 음반을 꼽을 정도로 이 음반이 인디 록 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특별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앨범에는 욜라 텡고의 모든 스타일이 집약되어 있다. 보사노바의 따뜻함과 노이즈의 차가움, 로큰롤의 속도감과 어쿠스틱의 서정성, 실험적인 텍스처와 말랑한 선율 등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있는데, 여기에 캐플런과 허블리의 대조적인 목소리 또한 앨범에 다양한 맛을 부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앨범의 유기적인 구성 덕분이다. 가령, 8비트의 로킹한 곡에 이어 오르간이 이끄는 정적인 곡이 등장하고, 로큰롤에 이어 따뜻한 하모니의 멜랑콜리한 곡이 등장하는 등 스타일의 배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간감이 느껴지게 녹음된 것 또한 앨범에 구심점을 부여한 주요 요인이다.
그 때문인지 앨범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환기시킨다. 마치 어두운 밤 홀로 고속도로를 달리며 마주치는 다양한 풍경들을 담은 듯 적막하면서 신비한 분위기가 전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첫 곡 'Return to Hot Chicken'의 장중함은 여행의 안내자 같은 역을 하며, 마지막 곡 'My Little Corner of the World'는 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안락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그 가운데서 우리는 실로 다양한 소리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어서 'Sugarcube'가 질주하는 비트와 캐치한 훅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면, 'Damage'에서 또 다시 성긴 베이스와 퍽퍽한 드럼 사운드, 기타의 드론이 전위적인 텍스처를 깔아놓는다. 하지만 음습한 분위기 속에서도 팝적 감각은 잃지 않는다.
첫댓글아-제가 좋아하는 욜라텡고군요.인디 음악 듣는 사람치고 욜라텡고 음반 한두장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그들을 처음 접할 당시 엄청 열올리며 음반을 모으려고 기를 쓴적이 있습니다.지금은 구하기 쉽지만.....한떄는 한장에 이만원이 넘었다는-_-;;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룹.평론가들이 엄청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하죠.그들의 음악은 컴이나 mp3로 듣는것보단 스피커 좋은데서 들을때 정말 좋습니다.저는 [Painfu]음반만 거의 두달간 끼고 살았습니다.[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음반은 인디씬의 최고봉이라는 말도 있지만...
첫댓글 아-제가 좋아하는 욜라텡고군요.인디 음악 듣는 사람치고 욜라텡고 음반 한두장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그들을 처음 접할 당시 엄청 열올리며 음반을 모으려고 기를 쓴적이 있습니다.지금은 구하기 쉽지만.....한떄는 한장에 이만원이 넘었다는-_-;;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룹.평론가들이 엄청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하죠.그들의 음악은 컴이나 mp3로 듣는것보단 스피커 좋은데서 들을때 정말 좋습니다.저는 [Painfu]음반만 거의 두달간 끼고 살았습니다.[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음반은 인디씬의 최고봉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전...최근에 알게되어 좋아졌습니다...
slimo님은 음악도 많이 아시네요~ 음악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