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50세 젊은 사장 '공룡 KT' 바꿀까
입력시각 :06/19 17:40
만 50세의 젊은 사장이 '통신공룡' KT의 제 9대 사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KT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난 18일 KT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사장에 내정된 남중수 KTF 사장(사진)은 역대 KT 사장 중 가장 젊다. 이용경 현 사장과는 12살 차이고 KT 민영화 이전에 주로 50대 후반이나 60대의 장·차관 출신들이 사장을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남 사장은 '젊은이'에 해당한다.
통신업계는 그가 KT 사장에 취임하면 영업 조직 경영 등 모든 면에서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사장은 18일 밤 사장에 내정된 직후 "민영 2기를 맞는 KT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시스템과 기업문화를 선진화해야 하며 창조적 통합을 이뤄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여년간 KT에서 일하다가 자회사인 KTF 사장으로 옮긴 뒤 바라보니 거대 기업 KT에는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는 게 남 사장의 진단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않는다면 '통신공룡'이라는 세간의 지적대로 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
남 사장은 먼저 성장엔진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2002년 5월 정부 지분을 완전 매각하고 이듬해 10월까지 5500명을 명예퇴직시켜 몸집을 줄였으나 확실한 성장엔진을 찾지 못했다.
휴대인터넷,홈네트워크,IPTV(인터넷 기반의 통신·방송 융합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KT의 미래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성장성 저하도 남 사장이 개선해야 할 주요 과제다. 매출(2002년 11조7000억원,2003년 11조6000억원,2004년 11조9000억원)과 영업이익(1조8000억원,1조2000억원,2조1000억원)만 봐도 KT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다.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 수치가 올라가는 정도다. KT의 주요 수익원인 음성전화 매출 흐름은 더 심하다. 민영화 첫해인 2002년 4조9000억원에서 2003년 4조7000억원,2004년 4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민영화 후 주주 배당과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비가 줄어들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남 사장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의 경우 마케팅 비용은 전년 대비 105.5% 급증한 반면 설비투자비는 34.8%나 줄었다.
주력 시장인 음성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통신공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둘러 '블루오션'을 찾아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남 사장 체제가 풀어야 할 핵심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