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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산에서, 오늘 제일 높은 곳)
1. 산행 시간
수서역 10:10
대모산 11:10
구룡산 11:45
염곡 4거리 12:10(점심~13:10)
양재천/우면동 뒷산 13:30
서초구청 14:15
우면산 입구(서초 약수) 14:30
우면산 소망탑(정상) 15:10
남태령역 16:00
2. 산행 落穗
不況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느낌이다.
일요 深雪 산행을 신청했던 某 산악회의 산행이 募客 미달로 취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을 때 더 피곤해지는 삶의 느낌이 고스란히 피부에 와 닿는다.
하루 원거리 산행의 왕복 차비와 간단한 식사바인 30,000원도 때에 따라서는 부담이 되는 금액임이 분명하다.
불황이 계속 되면 일반적으로 두 가지의 뚜렷한 징후가 나타난다고 하던가.....
별다방, 콩다방의 진했던 커피 농도가 옅어지는 것이고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것인데 커피 농도를 낮추어 원가를 줄여보겠다는 것은 왠지 괘씸한 느낌이고 이것 저것 많이 치장하여 예쁘게 보이고 싶은 아가씨가 빨간 립스틱 하나만으로 멋을 내겠다는 것은 왠지 안스러운 느낌이다.
강원도 눈산행도 취소 되었고 토요일 지극 정성으로 너무나 불쌍한 畜生들을 위해 三千拜를 올린 崔씨부인의 힘겨운 몸 상태를 감안하여 오늘 산행은 散策 수준의 쉬운 산길에서 설렁설렁 걷기로 하는데 어쨌든 大母山, 九龍山, 牛眠山은 모두 처음 가보는 산들이다.
山行에 대해 슬슬 걷는 散策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조금 不敬스러운 느낌인가......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산길은 언제나 꿈틀꿈틀 오르내리고 산행은 늘 만만치 않을 터이니 이런 산쯤이야 하는 생각은 바람직스럽지 않은데 일응 오늘 산행은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같은 3 백m라 높이라도 높은 산 정상 부근의 3 백m를 걷는다 생각하면 조금 긴장이 되는가......
도토리 키재기로 강북의 南山 보다는 조금 높지만 그다지 높지 않은 이 산들의 여러 갈래 산길을 엮어 하는 산행도 어쨌든 재미 있을 것이고 양재동 부근의 시가지도 걷고 양재천도 건너야 하니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한 가지 걱정은 오늘 바람이 멎은 유난히 흐린 날씨 때문에 煤煙 수준의 겨울철의 탁한 공기가 산중에 낮게 깔려 기침이 나고 목이 괴롭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이 산들을 자주 찾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인가.....
백운대에서 여러 번 확인하고 관찰 했듯이 관악산이나 청계산 높이까지 시커면 매연층이 서울 시가지 전체를 덮고 있지 않은가......
관악산이나 청계산에서 삼각산을 바라 보아도 백운대 근처만 빠꼼하게 파란 하늘이 뚫려 있고 바로 아래 산성 주능선 높이까지 암울한 검은 띠에 둘러싸여 있으니 교통량이 많은 큰 찻길 바로 옆에 자리한 겨울철 大母山의 경우는 말해 무삼하리오 인가.....해가 갈수록 점점 검은띠가 상승하고 있으니 기관지가 좋지 않은 사람으로서 걱정인가......
先入見 때문인지 처음부터 목이 근질근질한데 마침 한 떼의 산악 마라톤 회원들이 수서역을 출발해 대모산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의왕까지 뛰어간다 하니 최소한 청계산 이수봉을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대개의 날씬한 몸매와 뛰겠다는 그 의욕이 부럽기만 하다.
산악 마라톤 행렬을 보니 자칭 단축 마라톤 6 위 출신이라는 前 李總의 얼굴이 떠오른다.
7~8 년 전 한 때 입만 열면 산악 마라톤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지라 그러지 않아도 산악 마라톤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처지의 南모가 심술을 부리고 시기심에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았던가......요즈음 목동 부근에서 기특한 善行을 계속한다는 소식인데 눈빛과 얼굴빛도 사뭇 선량해진 느낌이다. 지금 이 글을 끄적이는 순간 송이 복탕 먹자고 연락이 오는가.....
수서역에서 대모산까지는 3.2 km 거리의 넓찍한 산길이 맞아주는데 산길은 곳곳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근처 일원동, 수서동의 동네와 연결이 되는 모습이고 군데군데 적당한 오르막이 있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바짝 마른 산길에 먼지가 풀풀 나니 산길이 초여름의 싱그러운 푸른 잎 사이로 촉촉하게 젖어오는 시절이 그리워지는가.....기온은 영상 1 도로 걷기에 적당하다.
산길 옆에 헌인릉 울타리가 나타난다.
태종과 그의 아내 원경왕후 閔씨의 묘가 헌릉이고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의 묘가 인릉인가.....할아버지와 까마득한 손자 사이인 두 능이 약 350 년 정도의 세월 차이가 나는가.....
겉으로 알려진 태종 이방원이 누구인가......왕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많은 사람들을 죽여 피를 흘렸고 왕이 되고 나서도 왕권의 확립을 위해 처남들도 여럿 죽이고 사돈까지 죽인 사람이 아닌가.....
남편이 왕이 되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물심 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여장부 아내는 결국 남편이 왕이 되어 자신도 왕비가 되고 자식도 왕이 되었지만 어쩌면 불행했던 여인이 아니었나.....그토록 미워하던 남편과 同穴 속에서 白骨이 塵土가 되도록 나란히 누워 있는가......생각해 보니 이 능을 만든 사람은 아들 세종인데 자손 대대로 發福이 잘 되도록 낳아준 부모를 위해 明堂 자리를 고르고 또 골랐을 것이 아닌가.....오늘 明堂의 氣를 조금이라도 느껴볼 수 있겠는가......
순조가 누구인가.....의문의 죽음을 당한 아버지 정조가 수원성 건설에 재정을 탕진하여 결국 홍경래의 난을 겪었고 장인이자 외척인 김조순의 세도 정치에 맞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세자가 일찍 죽는 비운을 겪은 왕이었나......증조 할아버지 영조의 후비이자 능력은 떨어지지만 엉뚱한 꾀가 많았던 김대비가 수렴청정을 하였던가.....
어린 시절 7~8 년간 헌릉로로 버스를 타고 매일 지나다니던 곳이었는데 정상에 올라보는 것이 이렇게 늦게 되었나..... 아마 이곳 부근 山野의 땅임자가 모두 왕족 李씨가 아니었겠는가.....
대모산 정상 표시가 바닥에 동판으로 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쳐다 보는 것이 아니고 흙묻은 등산화로 짓밟듯이 치대는 것이 아주 눈에 거슬린다. 꼭 그래야 하는가.
희뿌연 안개 때문에 시가지 전망을 즐길 수가 없다. 예보된 대로 오후에 비가 뿌려 이 매연 같은 안개를 쫓아버렸으면 좋겠는데......
대모산 정상에서 구룡산까지는 1.8km 거리이다. 정상에서 산길은 한참을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가니 마냥 수월한 길은 아니다. 이 산길에서만 후배 3 명을 만났으니 근처 동네에서 가볍게 아침 등산을 즐기는 곳으로 적당한 곳이 틀림 없다.
정상의 높이 표시로는 구룡산이 306m로 대모산 보다 14m 정도 높아 3 산 중에서는 제일 높은 곳이다. 오른쪽에 崔씨부인의 기도 도량인 능인선원이 있고 바로 부근에 조계종의 직할 포교 사찰인 구룡사가 있지 않은가.....
내려오는 길은 내곡동과 염곡동으로 갈린다.
예비군 훈련장이 있고 요즈음 국정원이 들어선 내곡동은 아주 오래 전에 나환자촌이 들어서 농사를 짓고 가구를 만들던 곳이었는데 요즈음은 어떻게 변했는지.....현대 자동차 본사 건물을 이정표 삼아 염곡동으로 내려서니 바로 학술원 건물 옆에서 산길이 끝난다.
산행 최초로 점심은 인근 식당에서 빙어를 튀기고 수제비를 넣은 구수한 추어탕을 끓여 드는 것으로 결정 한다. 두 사람은 너무 단출하기에 인근의 서포터들에게 미리 연락하여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으니 一石二鳥인가......시원한 좁쌀 막걸리 한 모금으로 거창한 점심을 마무리 한다.
아스팔트길을 걸어 양재천을 건너니 우면동의 어느 교회가 나오고 우면산 산자락이 시작 된다.
이 산자락이 고속도로에 끊긴 줄도 모르고 1.1km 떨어졌다는 서초구청 방향으로 나아지만 우면산과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가 없다.
산자락의 꼭대기에 울타리가 쳐져 있고 바로 밑에 고속도로가 달리는 것을 보고 고속도로를 건너지 않으면 우면산에 갈 수 없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 양재천을 조금 따라 걷다가 관문사쪽으로 올라가는 산길을 택할 것 그랬나.....
고속도로를 건너려면 서초구청쪽으로 내려와 남부 순환도로의 굴다리를 통과하는 길 밖에 없다.
굴다리를 건너 낯익은 서초 약수터에서 우면산에 발을 딛어 넣는다. 예전 이 근처에 근무했을 때 가끔 와 물을 마시고 능선 중턱까지 가보던 곳이다. 길 건너 편 오래 된 건물에 5~6 년 동안 앉아 있었던 방이 그대로 보이는가......
가뭄에도 약수가 제법 넘쳐 흐르니 항상 약수를 긷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약수 한 모금 마시고 1.8km 떨어진 소망탑으로 향한다. 소망탑은 정확하게는 우면산의 정상이 아니지만 정상이 군시설 보호 구역이라 우면산의 정상 노릇을 하는 곳이다.
소망탑에서의 전망도 좋지가 않다. 산자락 끝에 희미한 예술의 전당을 내려다 보며 오래 전 직장에서의 옛일을 떠올려 본다. 건설에 있어서는 중(僧)도 아니고 俗漢도 아니였지만 어쨌든 팔팔한 시절이었나......
거의 남의 목구멍으로 넘어간 공사를 빼앗아 온 대형 공사의 受注에 얽힌 뒷 이야기, 한국 노인이 머리에 쓰는 갓 형태로 만든 건물의 전체적 모양과 세월에 따라 부식된 색깔을 달리하는 지붕의 銅版, 불판에 구워 외벽에 붙인 가평과 포천의 화강석 등이 우선 생각나고 마루 바닥의 음향 효과를 위해 수입한 희귀한 소나무 판재가 떠오르는가.....
준공 후 음악회에 들른 당시의 영부인이 마루 바닥이 조금 이상하다는 엉뚱한 평을 하여 멀쩡한 자재를 부랴부랴 뜯어내고 새 자재를 다시 들여와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재시공하지 않았던가.....
당시의 끗발 실세도 아닌 사람에게 대성사 맑은 샘물을 자주 길어다 주던 사람은 어디로 갔나......근처 식당중에서 버드나무 갈비집과 백년옥 두부집만 살아 남았는가.....당시 부근의 돌솔밥집 주인이 모교의 결식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어 놓고 음식 보시를 하는 것을 우연히 알고 깜짝 놀라며 내심 부끄러워하지 않았나.....
길 건너 예전 남부 터미널 자리에 세워진 고층 아파트와 상가에도 정말 여러 사연이 숨어 있지 않은가......
대성사 갈림길을 지나니 산중턱에 걸린 산길은 複雜多岐하게 갈라진다. 주로 방배동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나타나고 수 많은 절터와 샘터가 나타난다.
유점사는 금강산의 절이 아닌가......능선길은 출입 금지로 걷지 못하는데 곳곳의 생활 체육 시설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
계속 산길을 걸어 가니 하산로가 세 곳으로 나뉜다. 대략 비슷한 거리라 하는데 왼편 길은 1.1km 거리의 4 호선 선바위역으로 향하고 오른편 길은 가파른 계단을 통해 사당동으로 간다 하는데 가운데 길을 걸어 600m 정도 떨어진 남태령역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하산 지점이 남태령역이 있는 방배 2 동인데 이곳에서 안개 속에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관악산의 희망봉 윤곽이 아주 높은 산으로 보일만큼 그럴 듯하다.
하산로 언덕 위의 군부대에 작은 비행기가 한 대 놓여 있는 것도 특이한 광경인데 누군가 귀순할 때 타고 온 미그기라고 한다. 전투기 치고는 큰 편이어서 미그기 같지는 않은데 알 수 가 없다.
오늘 12km 정도 걸은 산길이 끝난다. 힘이 남는 사람들을 여기서 다시 관악산을 거쳐 청계산 오르고 수원까지 간다 하던가.....이른바 우관청백광인가.....
처음 들어가 본 남태령역의 에스칼레이터가 길고 깊어 아주 인상적인가.....
章
2009.1.
(편안한 대모산 산길 시작 지점)
(대모산)
(대모산 정상 표시)
(구룡산 정상 표시)
(구룡산 전망대)
(崔모가 사는 동네)
(제대로 끓고 있는 추어탕)
(동동주도 한 잔)
(한 그릇씩 뚝배기에 퍼 담아서 산초가루 치고....)
(우면산 이정표)
(소망탑)
(예술의 전당과 군인공제회 아파트)
(남태령역)
첫댓글 요번주는 구정前이라 금요일 종무식하면 토요일에 토산회원들과 交接(순수한 한자뜻으로 생각하시오)할수 있겠네요.....南선생 !
술 가져 간다는데 뒷풀이 시간, 장소에 대해 너무 對南秘密로 하지 말기를!!
비밀은 무슨... 전화 한 통화면 알 수 있는 것을...
소망탑을 보니 ...내가 한국에 있을때 종종 올라가는곳인데....바로 우리집 뒷산이걸랑~~ 거기까지 발걸음을 하셨다?? 정말 구석구석 안다니는곳이 없으시구만..... 해피 구정~~!!
薛회장이 맞지요? Happy Lunar New Year!
지금 막 힐러리 클리턴이 입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입이 큰 걸 보니 미스터 클린턴이 힘들겠다(?) 는 생각이 드네요.
남태령역 건너편 관악산쪽은 내가 군 복무시 근무하던곳인데,,,지금은 수도방위사령부가 들어가 있더군.
우면산쪽은 통신 부대 같던데.....어쨌든 해외 동기들께서 토산회에 격려의 글을 주시니 감사무비에 감개무량입니다.
우면쪽은 아마도 '탱고'라는 곳이지요. too many military secrets ! 입 닥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