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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진표율사가 수행한 부사의방장의 현재 모습이다.
이후 진표는 전국의 명산 대찰을 돌아다니면서 부지런히 수행하고 공부에 전념하였다. 어느덧 율사의 나이 27세에 이르러 전북 보안현 (지금의 부안)에 있는 부사의방장(不思議房丈)에 들어가 미륵불의 계법을 구하기 위하여 지극정성으로 수도에 정진하였다.
그러나 정성을 다해 계법을 구한 지 3년이 되어도 수기(授記)를 얻지 못하였다. 이에 율사는 마음속 깊숙이 솟아오르는 좌절과 울분을 참지 못하고 죽을 결심을 하고 근처의 절벽 아래로 몸을 날렸다.
그런데 율사의 몸이 땅에 떨어지려는 순간, 홀연히 청의동자가 나타나 율사를 손으로 받들어 바위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 사라져 버렸다. 이에 큰 용기를 얻은 율사는 더욱 분발하여 생사를 걸고 3*7일(21일) 을 기약하며 수행에 정진한다.
이 때 율사가 행한 수행법은 자신의 온몸을 돌로 찧으며 참회하고 수도하는 혈심(血心) 수행법이었다.[망신창법] 3일만에 손과 팔뜩 하나가 떨어져 나갔으나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수행에 돌입한지라 살점이 떨어지고 뼈가 뿌러지는 피범벅의 고통 속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용맹정진하였다.
마침내 7일째 되는 날, 만신창이가 된 율사 앞에 지장보살이 손에 금장을 흔들며 나타나 율사를 가호하니 떨어져 나간 손과 팔뚝이 이전과 같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지상보살은 율사의 손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며 "참으로 지극한 정성이로다. 그대의 정성에 감동하여 이것을 내리노라" 하면서 가사와 바리때를 전해주었다. 율사는 용기백배하여 더욱 수행에 정진하였다.
마침내 기약한 21일이 되는 날, 문득 천안(天眼)이 환하게 열리면서 미륵존불과 지장보살이 찬란한 광채 속에 도솔천중을 거느리고 오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미륵불께서는 율사의 머리를 어루만지시면서 다음과 같이 찬탄하여 말하였다.
"장하구나, 대장부여! 계를 구하기 위해 이처럼 신명을 아끼지 않고 참회하는구나."
이 때 지장보살은 계본(戒本)을 주고 미륵존불은 두 개의 목간자를 주었는데 하나에는 제 9간자, 다른 하나에는 제 8간자라고 씌여 있었다.
미륵존불은 율사에게 " 이 두 간자는 내 손가락 뼈이니 시각(始覺)과 본각(本覺)을 나타내는 것이다. 아홉번 째 간자는 법(法)이요 여덟 번째 간자는 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種子)이니 이것으로 마땅히 과보(果報)를 알 것이다.
"네가 현세의 육신의 몸을 버리고 대국왕(大國王)의 몸을 받아 후에 도솔천에 날 것이다." 라고 말하고는 사리지니 때는 신라 경덕왕 21년 (서기 762년) 4월 27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