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학교 수업시간이었다. 영어선생님께서 수업을 시작하기전 어렵게 운을 떼셨다.
“얘들아,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내가 방금 인터넷에서 보고 왔는데 특별과외라는 이름으로 현직교사가 애들한테 문제를 알려줬단다. 어떻게 교사가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니. 글쎄 학부모한테 전화해서 자기가 과외 시킬 테니까 맡겨달라고 했다더라. 나 참~, 나도 그 기사 아래에다가 파면시키라고 리플 달아놓고 왔다.”
선생님께서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아주 화나신 목소리로 특별과외파문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여기저기서 아이들 역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쑥덕쑥덕 거렸다.
2008학년도 대입 수능에서는 내신의 비중을 크게 적용을 한다고 한다. 내신등급에 따라서 대학 진학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교육제이다. 이번에 고등학교에 들어온 1학년 학생들은 저마다 내신 1등급이 아니면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할 거라는 부담감에 이번 처음 중간고사를 크게 주시하며 내신에 온 정신을 쏟고 있다.
소위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의 내신을 위해 수백, 수천만원 대외 과외도 불사하며 내신1등급을 위해 열을 올리는 중이다. 심지어 음악, 미술, 체육 과외까지 생겨나며, 일부 학원에서는 학교 필기노트를 구해 학교선생님의 문제출제 경향까지 분석하고 있다고 하니 그 파장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교육제도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휘발유를 뿌리며, 그 교육열을 악용하는 현직 교사의 특별과외 파문이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었다. 언론에서는 특별과외가 이루어진 학교 이름까지 공개하며 크게 보도하였다. 그러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명목으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대입이라는 무거운 짐을 바로 코앞에서 안고 있는 같은 학생으로서 이번 일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물론, 특별과외라는 이름으로 문제를 사고파는 행위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불법 과외와 비윤리적 교육 현장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정부다.
정부는 한 해에도 수차례 변하는 교육제도와 툭하면 바꿔대는 입시제도로 그 속에서 당사자인 학생들을 이리가야할지 저리가야할지 갈팡질팡하게 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우리의 소중한 인생과 꿈을 제도라는 명목으로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들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현직교사들 조차 공교육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신의 자녀들을 고액과외나 학원으로 대입 전쟁에 필요한 방어막을 만들어 주고 있다.
지금 공교육은 이미 많이 무너져있다. 우리 학생들이 보는 지금의 교육제도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교육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지방 학생들을 위해 수시라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엄청난 금액의 과외로 내신을 관리하는 수도권 일부 교육귀족집단의 대입의 길을 열어준 결과가 되었을 뿐이다.
이렇듯 공교육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지켜보기만 하는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가난도 대물림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가 학력을 중요시하다보니 있는 집의 아이들은 부모의 열정적인 교육열과 고액과외라는 든든한 뒷받침으로 학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지금의 교육현실이다. 결국 가난한 아이들은 그런 교육열에 동참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자동차를 타고 달려가는 아이들 뒤에서 열심히 뛰어가지만 한계가 있게 된다. 이것은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정치하시는 분들이 침해한 결과이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방식과 급한 불끄기에 급급한 대책들은 무너지는 공교육과 대입을 위한 불법 과외 성행에 단 1%조차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정치인들은 교육이라는 나라의 대업조차 이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뿐이다.
국민의 의견을 대표하고 이끌어 가야하는 정치인들조차 현실과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한 채 자신들의 이익 찾기에 급급하여 신중하지 못한 교육제도로 이번 특별과외 파문의 불씨가 제공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교육열이 뜨겁고 또 그만큼 대입의 문도 좁기로 유명하다.
학부모들은 명문대가 아니면 취업하기조차 힘든 사회 현실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대학으로 진학시키고자 하고 또 진학 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뒷바라지 한다.
학생들 역시 중학교만 들어가도 대입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리고 그 부담감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이런 교육사회현실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부의 정책들에 제대로 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려면 우선 정치인들의 제 밥그릇 찾는 행위들이 사라져야 할 것이며 그리고 제도에 희생이 되는 학생들이 없도록 좀 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겐 인생이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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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딸이 쓴거예요...일주일에 하나씩 기사작성하라고 했더니..어제 써서 올렸는데..기사가 되었네요.. 논술준비하는 차원에서.....기사를 쓰고 있거든요..ㅋ
기대가 되는 학생입니다
엄마 딸이네요..논술은 걱정 안해도 되겠어요...부러우면서도 고3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것이 보이네요...울딸도 그러네요 중1...사춘기라서 엄마한테만 반항할꺼라고,아직은 웃고 있어요
신문을 많이 보는군요. 따님이 기특합니다....^^ 우리 큰 놈(중1딸)은 손에 스크랩해서 손에 쥐어줘도 안보던데...ㅜㅜ.
아침에 현관에 있는 신문들고 학교에 등교합니다. 쉬는시간에 보나봐요! 도치님...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이름이 자매 같습니다. "은" 자 돌림이거던요. 논리 정연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기대 하고 계셔도 좋을듯 싶습니다. 혜은이 대학가면 보라미 소개 시켜 주십시다. ^^*
아..우리도 '은'자 돌림이예요...그런데 보람이는 '은' 안들어갔잖아요? 제 이름도'은' 자 돌림인데....보람이 꼭 소개시켜주세요!! ^^
보라미는 효은이 아명 입니다.(쉿! 천기 누설??)
그라고 창경궁하고 담이 붙은학교, 선배들은 모두 백골이 진토된 양반들이지요. 그 학교 사회과학계열(경영과지망)입니다. 논술공부 빛도 발하지 못하고(?) 수시에 발목 잡혀 울고 갔습니더.ㅎㅎㅎ.
성대인가봐요!! 우리딸은 원하는 것은 영어교육과인데 걱정이예요..수시도 아슬하고 정시도 불안하고....으짠다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