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고개
곤지암슈퍼에서 먹거리를 챙기고 택시로 진우저수지를 지나 중부고속도로까지 올라가니 밤새 신설이 앝게 깔려있고 날은 겨울답지않게 너무나 푸근하다.
절개지를 피해 산사면으로 들어서면 관음봉에서 처음 보았던 "산벗회" 표지기가 보이고, 나뭇가지들을 잡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전에 내려왔던 국수봉이 제법 우뚝하게 서있으며 산중턱에는 운무가 돌아 다닌다.
잡목들을 헤치며 족적도 없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면 낮은 봉우리가 나오고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등로를 만난다.
요란한 차소리를 들어가며 능선이 갈라지는 390봉에 올라서니 산불조심이라 쓰인 작은 양철판이 나무에 박혀있고 화살표는 올라온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고속도로와 나란히 왼쪽으로 꺽어져 한적한 등로따라 안개낀 침침한 숲을 내려가면 고목밑에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회고개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임도들이 가깝게 지나가고 돔형태의 목장건믈이 특이하게 보인다.
▲ 중부고속도로너머로 보이는 국수봉
▲ 회고개
- 해룡산
도면상 마루금은 회고개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꺽어지지만 너무 길도 안좋고 능선이 마을에서 끊어지는것 같아 되돌아와 양각산 정상을 확인하러 간다.
뚜렸하고도 편안한 눈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굵은 밧줄을 잡고 미끄러운 급사면을 올라가면 삼각점이 있는 양각산(384.0m)이 나오고 정상석 옆에는 정상석을 설치한 산악회 임원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혀있는 오석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회고개로 돌아와 오른쪽으로 얕은 능선을 따라가면 곧 길이 없어지지만 잡목을 헤치며 구릉을 내려가다 산벗회 표지기 한장을 발견하니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놓인다.
능선만 가늠하고 낙엽송지대를 지나서 임도사거리로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어린 묘목들이 심어져있는 비닐하우스가 나오고 농장과 마을이 가깝게 보인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려오는 텅빈 산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해룡사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길과 만나고 올라온 쪽은 붉은 비닐끈으로 막아져 있다.
반질반질한 길따라 마루금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해룡산(366.3m)에 오르니 글씨없는 삼각점에 붉은 깃발이 걸려있고 이정목 하나는 아크릴판이 깨진채 땅바닥에 뒹굴고 있다.
▲ 양각산 정상
▲ 임도사거리
▲ 해룡산 정상
- 성황당고개
마루금으로 돌아와 남쪽 뚜렸한 등로를 내려가면 유다리쪽으로 능선 하나가 갈라져 나가고, 계속 진행하다 산벗회 표지기가 걸려있는 무덤쪽으로 꺽어지니 임도수준의 넓은 길이 이어지고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돌밭길을 조금 내려가면 위험지대라 적혀있고 줄로 막아놓은 곳이 나오는데 산을 깍아서 절벽처럼 까마득한 절개지가 형성된 곳이라 고개쪽으로는 진행할 수가 없다.
등산로라 쓰여있는 쪽으로 마냥 내려가니 현대해상연수원 주차장으로 떨어지게 되고, 329번 지방도로로 나와 위로 조금 올라가면 (주)화승의 큰 건물이 서있는 성황당고개인데 방도1리 버스정튜장이 있고 57탄약대대의 작은 팻말이 보인다.
도로에 서서 가만히 보면 무덤가에서는 약간 오른쪽 능선으로 꺽어져 절개지를 타고 내려왔어야 했으며, 진행할 쪽으로도 온갖 공장들이 들어차 있고 또 낮은 구릉들이 어지럽게 갈라져서 이만오천 세밀지도가 없음을 후회하게 된다.
▲ 성황당고개
- 성황당고개
공장으로 들어가 지저분한 잡목숲을 헤치고 내려가니 임도들이 교차하는 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에서는 공장들로 끊어져 일견 능선이 이어지지 않는것 처럼 보이는 오른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생각도 않고 바로 길이 이어지는 왼쪽 지능선으로 들어간다.
무덤들을 여럿 지나고 희미한 족적을 보면서 봉우리를 오르면 능선은 마루금방향으로 이어지다가 낮은 봉우리에서 그만 끊어지고 만다.
빽빽한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어렵게 사면을 내려가서 시멘트임도따라 올라가다 보니 얕으막한 고개가 나오고 직감적으로 마루금이란 생각이 들지만, 들어가지도 못하는 잡목숲이 이어지니 확신을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길을 찾기로 한다.
사슴과 멧돼지들을 키우는 농장을 지나고 되재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만나서 맞은 편으로 태화산을 바라보며 다시 성황당고개로 돌아오니 정확히 한시간이 흘렀다.
- 되재고개
꼼꼼히 지형을 살펴보고 지나온 공장사이로 들아가 능선으로 올려치면 족적이 있는가 싶더니만 다시 길은 사라지고, 공장지붕을 바라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택지를 만들려는지 황토를 마구 파 놓았다.
포크레인으로 파 헤쳐진 산길을 따라가니 양지바른 무덤들이 나오고 이북실향민들의 묘지인지 실향탑과 실향비라 쓰인 기념석들이 서있다.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잡목들만 꽉 차있는 능선을 힘겹게 통과하면 아까 지나쳤던 시멘트임도가 나오고 사면으로 돌아 올라가니 벌목지대가 기다린다.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무작정 능선으로 붙으면 좌우로 뚜렸한 족적이 보이고 산벗회 표지기 한장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펄럭거린다.
약간 위에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모처럼 시야가 트이며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마루금을 확인할 수있어 희망이 생긴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앨크사슴농장을 지나고 왼쪽으로 군부대를 보면서 내려가 되재와 식송을 연결하는 이차선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 57탄약대대
능선을 바로 올려칠려다 나무에 막혀 내려와 오른쪽으로 돌아 벌목지를 올라가면 군부대가 나오고 철조망이 마루금 따라 뾰족한 410봉까지 길게 이어져 올라간다.
한쪽의 시멘트시설에 앉아 소주 한잔에 삼각김밥을 먹으며 철옹성처럼 솟아있는 태화산의 시설물들을 바라보고 마구봉과 이어지던 쓸쓸한 능선길을 떠 올린다.
철조망 오른쪽으로 벌목된 넓직한 길을 따라가면 곧 초병들의 제지가 시작되지만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애써 설명하고 통과를 부탁하니 빨리 가라고 보내준다.
몇번이나 초병들을 만나고 정수리고개라 생각되는 옛 흔적만 남은 고개를 넘어서니 의외로 멋진 노송숲이 나오고 정면으로 410봉이 올려다 보인다.
상급자인듯 강력하게 제지하는 군인을 만나고 통사정끝에 산사면으로 멀찍이 떨어져 내무반구간을 통과하지만 급사면을 만나고는 할수없이 나무들을 잡고 올라온다.
몸을 낮추고 가파른 능선을 뛰듯이 올라가 제일 높은 410봉 초소를 지나면 군부대는 끝이나고 역시 힘들게 이곳을 통과했을 "신경수"님과 "운천 김광순"님의 표지기가 반겨준다.
▲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가는 마루금
- 금박산
봉우리를 내려가면 좌우로 아주 뚜렸한 등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기념관 이정표가 있지만 무심코 당연하다는듯이 왼쪽길로 들어선다.
완만하고도 편한 낙엽길이 이어지고 420.0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간간이 보이는 벧엘교회 이정표를 널널하게 따라간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박산(418.0m)이라 쓰인 정상목이 서있어 그제서야 잘못 온것을 깨닫지만 나침반 한번 맞춰보지 않은 덕분에 이름붙은 봉우리 하나를 더 오른 셈이 되었다.
410봉으로 되돌아와 남남서쪽 능선으로 들어가면 밧줄이 걸린 가파른 내리막이 나타나고 기독교백주년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로 내려서니 이정목이 서있으며 갈쪽은 매봉재라 적혀있다.
다시 사거리안부를 넘어 뭉툭하게 보이던 420.0봉에 올라서면 삼각점(이천488/1989재설)이 있고 벌목돠어 있으며, 퇴색된 잔디들이 깔려있는 아시아나골프장이 내려다 보여 좁고 까다로운 페어웨이에서 OB를 밥먹듯 하던 때를 생각하곤 웃음을 짓는다.
▲ 금박산 정상
▲ 기독교백주년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
▲ 420.0봉 정상
- 마수고개
좋은 길따라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산책객들을 만나며 넓직한 정상에 종이박스들이 깔려있는 봉우리를 오르니 신경수님의 표지기 하나가 백두산을 그리며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삼각점(안성 405 1983재설)이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 좋은 길로 내려가면 송전탑을 만나고, 조금 밑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잘못 꺽어져 영동고속도로까지 내려갔다가 되돌아온다.
총신대학원 옆으로 계속 내려가면 시야가 트이는 가족무덤이 나오고 저 멀리 독조봉과 한남정맥이 지나가는 문수봉이 보이는것 같아 가슴이 설레어진다.
총신대학원으로 연결되는 포장도로로 영동고속도로를 건너고 삼성전원마을 입구를 지나서 빌라뒤로 올라가니 지저분한 숲이 이어지고 철조망이 계속 따라온다.
다시 도로로 내려가 길따라 4차선 42번국도가 지나가는 마수고개로 올라가면 남촌칼국수식당이 보이고 학촌 버스정류장이 서있으며 육교가 길을 가로지른다.
▲ 영동고속도로너머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
▲ 마수고개
- 제일사거리
육교를 건너고 왼쪽 공장지대로 들어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대강 산으로 올라 붙으니 잡목들사이로 흐릿한 족적이 보인다.
낙엽이 수북하게 덮힌 야산을 따라가면 17번국도와 새말가는 도로가 교차하는 제일사거리가 나오고, 마루금은 사거리 왼쪽으로 이어져 한 200미터 가다가 오른쪽으로 17번국도를 건너서 이어지지만 그냥 도로따라 걸어간다.
다시 마루금으로 붙어 가시나무들과 울창한 잡목들을 헤치며 올라가다 견디지 못하고 마을과 이어지는 왼쪽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마지막 가옥으로 들어가 흐릿한 산사면을 올라가며 야간산행으로 문수봉까지 갈것인지 고민을 하다, 마루금에서는 벗어나 있는 독조봉도 다녀오고 용인의 다른 산들과 연계해서 마음 편한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산을 내려간다.
제일사거리로 돌아가 웬지 한산한 파인리조트를 지나고, 얼마 멀지않은 양지에서 캔맥주 하나를 마시며 남부터미널가는 버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