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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7일 설교
말씀: 디모데후서 3장 1~7절
제목:2번의 회심
부르심
제목을 2번의 회심이라고 했는데요. 다시 돌아섬이 있으려면 처음 시작이 있어야겠죠.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신 건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제가 8살 때였습니다.
제가 1월생이기 때문에 7살에 학교에 들어가서 8살이면 초등학교 2학년이었지요.
제 고향은 군산시인데, 저희 집은 도시속의 시골이었습니다. 저희 동네를 지금 생각해보면 평지속의 외딴섬이라고나 할까요? 조그만 산을 깍아 만든 우리 동네는 피난민촌이었습니다.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였고, 주위를 둘러보면 360도가 전부 논과 밭이어서, 버스를 타거나 학교에 가려면 한 20분쯤은 걸어가야했습니다.
저도 역시 학교를 7살 때부터 논두렁지나, 하늘보며 넓은 논보며 풀보며 이삼십분 걸어서 다녔습니다.
하나님이 만나주신 그날도 역시 똑같았습니다. 그날은 집에 다 오고 있었습니다. 찬송을 부르면서 왔는데,,,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나 자유얻었네, 너 자유 얻었네, 우리 자유 얻었네, 나 구원 얻었네, 너 구원 얻었네, 우리 구원 얻었네.. 주말씀하시니 쇠사슬끊겼네, 우리 자유얻었네 할렐루야! 나 자유얻었네, 너 자유얻었네, 우리 자유얻었네.
이 찬송을 율동을 하면서 논두렁길을 오고 있는데, 갑자기 자유라는 말이 이해가 되면서 확 기쁜거에요. 그냥 별 뜻없이 자유라는 단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불렀는데 자유라는 말에 대해서 머리가 번쩍 깨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금 아이들은 자유라는 말에 대해 친숙할지 모르지만 , 그 때 당시 누가 책을 읽어줍니까? 누가 관심을 가져줍니까?
밥먹고 놀고 티비보고 자고 그런 생활가운데, 그 어린 나이에 자유라는 말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유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이해하는 일이 생긴거지요. 그리고 그 기쁨은 그 때 당시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상하다, 이 기쁨은 웃으면 복이 와요 보면서 웃는 그 기쁨하고는 틀리네’ 그때 웃으면 복이 와요가 인기였는데, 저도 그거 보면서 신나게 웃고 재미있어했거든요, 근데 그 기쁨하고 차원이 틀린거에요.
이 경험은 너무나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너무 강렬한 것이었기 때문에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날 만나주셨을까? 한 소도시에 시골에 사는 평범하디 평범한 아이를 왜 만나주셨을까? 알지 못합니다. 조그만 아이가 율동을 하며 찬송을 부르는게 귀여워서 그러셨을까? 불쌍해서 그러셨을까? 사실 제 태생이 평범하지만은 않습니다. 가족의 아픔속에 제가 태어난 거지요. 저희 아버지가 사별하시고, 저희 엄마와 재혼하셔서 낳은 첫째가 바로 접니다. 엄마는 여동생 하나를 더 낳으셨고, 이복형제가 4명이 있습니다.
아마 평범하지 않은 태생이 불쌍해서 좀 더 빨리 만나주시고 은혜를 주셨나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철이 들어서 어린이주일이 되어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이 찬송을 부르면 마음이 울컥합니다. 그리고 이름도 모르지만 저를 가르쳐주신 주일학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갚을 길이 없지만, 조그만 교회에서 변두리 코흘리개아이들을 가르쳐주신 그 분들의 헌신이 참 귀하게 느껴집니다.
어릴 때 제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건 하나님께서는 논두렁 걸으며 하는 작은 찬송소리도 듣고 계시고, 어린 아이도 만나주신다는 겁니다.
특별히 주일학교 선생님들께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때로 교육현장에서 낙심하는 일들이 있을 겁니다. ‘내 얘기를 듣기나 할까?, 내 수고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러분의 수고와 헌신이 통로가 되어 여러분이 가르친 누군가 이미 하나님을 만났을지 모르고, 앞으로도 만날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가르침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있은 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집안이 기독교에 대해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아서 부모님이 교회를 다니지 않으셨지만, 저는 친구 따라서 중고등학교때까지 교회를 다니다 말다 하며 간간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교회 수련회를 기도원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제 인생에 획을 그을만한 마음아픈 일이 일어나 지금 개혁교회를 오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첫 번째 회심
대학생이 되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까 하나님을 떠나 내 힘으로 한 번 살아보자. 열심히 공부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 때 , 4학년 올라가기 전 겨울이었는데, 우울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 노력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낀 거지요...
짝사랑하던 오빠가 있었는데, 집안도 좋고, 잘생기고, 키 크고, 성격좋고, 매너좋고 한마디로 킹카입니다. 그 오빠가 사귀던 언니가 있었는데,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그 언니도 퀸카입니다. 아니 얼굴이 예쁘면 공부라도 못하던가... 모든게 완벽해보이는 그들앞에서 저는 열등감을 느끼고, 이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민과 사색을 하기 시작했죠...결론은 하나님께 돌아가야한다는 걸로 내렸습니다.
바로 그날, 하나님께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한 날, 그날은 대학교 3학년 초겨울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가자고 결심하고 집을 나서 학교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는 날이었는데, 어딘선가 바람 한 점이 불어와서 저를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 바람에게서 음악소리를 들었습니다.
음악소리는 음악소린데 이 세상에서는 들을 수 없는 그런 소리였고, 그동안 제가 되게 우울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우울감이 단숨에 싹 사라지고 한 3일간 기뻤습니다.
또 신기한 일이 있었는데, 저번에 남편이 공장찾으러 갔는데 못 찾았다고 했잖아요. 저는 반대의 일을 겪었습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교회가 보인 겁니다. 제가 살던 집과 걸어서 불과 백미터정도 거리에 전주, 전국에서 아주 유명하고 큰 교회가 있었던 겁니다. 전주안디옥교회라고 깡통교회라고 알려진 교회인데요. 그곳에서 1년 남짓 살았는데 그렇게 가까운데 님께 돌아오자 바로 교회가 보인 겁니다. 그래서 바로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할 때는 하나님이 은혜를 많이 주시죠. 저도 역시 그랬습니다.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전에도 성경을 몇 번이나 했지만 잘 안 됐는데, 성경이 술술 읽히는 겁니다. 성경도 자기 힘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도와주셔야 읽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대학교를 졸업하고 청년부 활동할 때는, 저희 안디옥교회가 청년부가 비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날 모임에 나온 3,4 사람이 전부인 거에요. 그 사람들이 임원을 맡아서 청년부를 이끌어가야하는데, 제 마음이 근심되고 부담이 되는 겁니다. 그 때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청년부 잘 되니 하라고... 그래서 임원이 되어서 청년부를 하는데, 정말 3,4사람모이던 청년부가 30~40명으로 부흥을 하였습니다. 그 때 청년부 전도사님과 임원들하고는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며 평생의 벗이 되고 있습니다.
3. 두 번째 회심
저의 두 번째 회심은 안산에서 해밀이를 키우던 시절에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전 육아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지? 하며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도 어느 때와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오후였고, 여전히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나의 미래, 비전 이런 것의 중심에 시커먼 돈의 욕심과 명예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마음의 실체를 보게 된 것이지요. 숭고하게 주님의 뜻을 이루겠다는 것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회개를 했습니다. 그냥 부엌에서 부엌일 하다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나의 비전, 나의 꿈을 버리고 하나님께서 하라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제서야 육아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며 살까?하는 고민을 버리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음 푹 놓고 삽니다. 하나님께서 불러주실 때까지....
오늘 읽은 디모데후서의 말씀은 그때 떠올린 말씀입니다. 특별히 7절의 늘 배우나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다 , 이 말씀이 떠올랐고, 그 구절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은 단지 이단의 교리를 배우는 여자들에게만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지식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배움에도 절제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에베소서 5장 16절에도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리의 지식은 어떻게 얻어질까요?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때 얻어집니다.이것저것 배운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때, 머리가 아니라 우리의 몸으로 마음으로 배우는 것니다. 우리의 초점은 자신을 만족시키는 것을 배우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실천하는데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에 가장 보람있었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병원에 있을 때 그냥 간호사로서 일한 순간 말고, 죽어가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던 그 순간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이 있던 순간입니다.
그 때 부엌에서 너무나 평범한 일상속에서 회개를 할 때, 제가 제 마음속으로 결심한 게 있습니다. 앞으로 돈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내게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돈이 있다면, 내 시간을 좀 더 여유있게 살고, 부자로 살기 위해 쓰는게 아니라, 내 시간을 좀 더 봉사하는데 쓰겠다고요... 하나님께 맹세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무서워서요... 그냥 제 마음에 그런 결단이 선 거지요
지금은 아이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데 전념하고 있지만, 언젠가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나를 필요로하는 일에 다시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실 때까지 저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댓글 지난주일 대구특강 때문에 끝까지 못듣고 일어서며,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요. 우리성도들 설교가 정말 목사 설교보다 낫습니다. 그 진솔함과 깊은 체험에 제가 늘 은혜받습니다. 인경씨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참 은혜롭고 좋은 시간이었어요. 맑은 영혼이 그대로 들여다 보이는 삶의 순간들을 잘 볼 수 있었어요. 인경씨와 함께해서 참 기뻐요^^
방금 설교 들었어요. 정말 우리만 듣기 아까워요. 재범씨가 정말 복덩어리 얻으셨네요.^^
재범씨가 불쌍하죠... 저 같은 사람 안 만났으면 좀 더 잘 살았을거에요...사실 재범씨에게 미안하고 그래요..그래도 이해해주고 괜찮다고 해 줍니다.
감사, 환희, 찬양, 응답, 치유가 없는 교리와 이론은 복음의 빛을 가리우는 것입니다. 인경 씨에게는 이 두 가지가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 풍성한 인경 씨의 믿음, 더욱 굳세어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