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대리운전자노조는 지난 8월20일 설립필증을 받았다. 전국에서 최초다. 부산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있었으나 기업차원의 조직화가 어려워 좌초됐다. 대구의 경우 지역노조 형태로 조직화해 노조설립에 성공했다. 대구 시내에 노조 사무실이 있으며, 상근 간부 2명이 활동한다. 현재 한국노총 연합노련에 가입한 상태다.
대리운전자와 대리운전업자의 관계는 1 : 1 또는 1 : 다자간의 도급계약이다. 대리운전자는 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와 처지가 같다. 이른바 ‘특수고용직 종사자’다. 계약상 자영업자의 지위를 같지만 경제적으로 종속돼 노동자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노조 설립 이유는.
“업주들의 횡포가 심하다. 출혈경쟁으로 인한 부담을 기사에게 떠넘겼다. 기본요금이 떨어졌지만 회사에 지불해야 할 비용은 상승했다. 콜 비용 이외에 보험료, PDA 할부금, 순환버스비, 택시비용 등 고정비용을 제하면 과거에 비해 수입이 많이 줄었다. 사고가 나도 산재 처리도 안 된다. 노조를 만든 것은 부당한 횡포를 막기 위해서다.”
-업주의 부당한 횡포가 구체적으로 뭔가.
“기사들은 보통 회사를 통해 PDA와 관련 프로그램을 구입한다. 그런데 회사에선 PDA 기종이나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바꾸고 비용부담은 기사에게 떠넘기고 있다. 기사와 회사가 맺는 가맹계약서에는 도급내용을 협의하도록 돼있는데도 지키지 않는다. 계약서 변경사항을 보여 달라고 해도 보여주지 않는다. 콜 비용도 회사 마음대로 올린다.
회사마다 따로따로 순환버스를 운영해 문제가 많다. 소속 회사의 순환버스가 만원이라 타지 못하는 데 타 회사소속 빈 버스가 오더라도 탈 수 없다. 결국 운전기사는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택시를 이용한다.”
-임단협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지역노조다 보니 여러 회사를 상대해야 한다.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면 대구지역의 큰 회사부터 교섭요구를 할 작정이다. 우선 콜 비용을 노사가 합리적으로 책정하자고 요구할 것이다. 계약서 작성과 변경을 투명하게 하고, 정보공개도 요구할 것이다. 순환버스의 통합 운영, 산재보험 가입도 요구사항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