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골생태농장 논농사를 위한
볍씨 소독을 하는 날이다.
친환경 방법을 택해 '온탕침법'으로 하기로 했다.
60도 물에 10분간 볍씨를 담그는 방법이다.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볍씨에 발생하는 모든 병들을 방제하고
특히 키다리병과 선충을 96%이상 방제하는 방법이다.
마땅한 도구들이 없어서
관행농을 하시는 이웃집 아저씨의 뜰에서 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시골살이 유일한 식구 '희망이'가 따라 나섰다.
관행농 아저씨는 벌써
농약제를 사용하여 볍씨소독을 마치고 볍씨발아 중이다.
센서기가 제어하는 30도 물에 기포를 넣어주면서 48시간을 담구어 놓으면 발아가 된단다.
참 좋은 세상이다.
농약소독제가 채 가시지 않아
볍씨 담근 물에 하얗게 거품이 끼어 있다.
이렇게 발아부터 약제를 쓴 쌀은 먹거리로 정말 괜찮을까?
그 바로 옆에서 우리는 친환경 볍씨소독을 한다.
아저씨 부부가 벼가 익으면 어떻게 하냐고 혀를 차신다.
볍씨를 14kg씩 두자루에 나눠 담았다.
물에 담갔을 때 속까지 깊이 소독이 되게 하기 위해서이다.
물의 온도를 맞추기 위한 온도계와
나중 '염수선'을 하기 위해 준비한 달걀 한 개.
드뎌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장작을 넣고 풍로로 불길을 세운다.
솥에 가득 3번을 끓여야 한다.
물을 끓이는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렸다.
끓은 물을 통에 붓고
온도계로 60도를 맞추어
볍씨를 담근다.
핸드폰 스톱워치로 정확히 10분을 잰다.
한 손에 온도계를 잡고
한손에 스톱워치를 잡고
다시 손을 바꿔가며 물이 식지않도록 뜨거운 물을 보충한다.
날씨는 덥고
아궁이 불은 뜨겁고
눈을 부릅뜨고 온도계와 스톱워치를 신경쓰다 보니
등짝에 땀이 흥건히 배었다.
기다리다 지친 희망이가 그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개팔자가 부럽다.
60도에 10분을 담군 볍씨를 꺼내
쭉정이를 소금물에 골라내는 '염수선'을 한다.
볍씨가 충분히 잠길정도로 물을 받아 소금을 녹이는데
달걀이 물에 떠올라 그 크기 500원짜리 동전만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볍씨는 아래로 가라앉고 쭉정이만 물위로 뜬다.
뜰채로 걷어내고, 다시 아래 볍씨를 휘저어 쭉정이를 걷어내고를 4~5차례 반복하여
완벽한 볍씨만 골라 내었다.
걷어낸 쭉정이만 한 말은 됨직하다.
찬물로 서너번 볍씨에 남은 소금물을 헹궈내고
EM활성액 1/2컵을 100리터 물에 희석한 물에 볍씨를 담군다.
매일 갈아주면 된다.
길게는 10일정도 되어야 발아가 된다고 한다.
찬물에 담가 틔운 볍씨가 30도 물에 담가 이틀만에 틔운 볍씨보다 훨씬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한다.
반나절이 후딱 지나갔다.
볍씨야 제발 싹을 잘 틔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