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노고단(智異山 老姑壇) 기행문" (150)
2011.12.7. 예당 류재호.
선조제8왕자 의창군광(義昌君珖1589ㅡ1645)이 한석봉체의 장중한 필법으로 쓴것임. 황보(사진).
이 조락(凋落:초목잎이 떨어져 시들음.)의 계절에 한번쯤 우수에 젖지 않는 인간이 있겠는가. "미인상춘(美人傷春) 지사비추(志士悲秋)" 즉 '미인은 봄날에 가슴 아프고. 지사는 가을 을 슬퍼한다 라는 말이있다. 조선 최고의 시인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ㅡ1845)가 특별히 가을의 우수와 애상을 노래한 칠언시(七言詩)로 지은 추유시(秋柳詩)를 소개해본다.
총총육십일년춘. 기견미요체수빈. 점출하옹제선구.시신추유유여인.(悤悤六十一年春) (幾見眉腰遞瘦嚬) (岾出霞翁題扇句) (是身秋柳柳如人).총총히 흘러간 60년 세월이여 눈썹 찌푸리고 몸 마르던 일 몇번이나 겪었던가? 자하옹(紫霞翁)이 부채에 써준 시구에는 이몸이가을 버들이요. 버들이 나라고했네. 가을날의 버들을 읆은시다. 괴롭던 인생사를 겪고 나니 잎 떨어진 가을날의 버들처럼 앙상해졌다는 한탄을 담고있다.
오늘도 우리 산사랑 가족 40 여명은 걷고있어도 걷고싶은 전남 구례의 지리산 노고단(老姑壇 1.507M)을 오르기위해 8시출발. 11시현지인 삼성재 주차장에 도착. 오늘은 본격적으로 추워진다는 대설(大雪)이다. 눈발이라도 날릴듯 흐린 날씨에 을씨년스럽다.
이병국 산대장님의 인솔하에 무넹기 삼거리를 지나 노고단 대피소를 거쳐 노고단 정상으로 오른다.
늦 가을지나 겨울에 접어드니 정막강산으로 허허롭고 쓸쓸하다. 자연의 순환과 순응에 따라 가을 내내 나무잎들은 바람에 실려땅에게 낙엽 편지를 전하더니 이제 모든것을 다 내어주고 빈 마음으로 서있다.
지리산은 신라시대부터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이라 일컬어왔다.
백두산의 정기가 남으로 흘러 내려오다 다시 솟았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렀으며 우리나라 오악(五岳)중의 하나인 남악으로 민족적 숭앙을 받아온 영산이다.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있는 천왕봉(1.915M)과 반야봉(1.751M) 노고단(1.507M)등 3대 중봉을 비롯해 1천5백M 이상의 큰 봉우리만도 10(指).1천미터 내외의 크고작은 봉우리는 1백여개에 이른다.
지리산은 어머니 품속같고여인의 치맛자락같은 느낌이들어 설악산은 남성이요 지리산은 여성이라고한다.
산세가 웅장하고 기백이 당당하여 장부의 기상이 넘친다. 쉬엄쉬엄 노고단 정상에 올랐다. 노고단은 천왕봉 오르는 길에 필히 거쳐야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천왕봉 까지는 28KM을 가야한다. 반야봉은 가까히 천왕봉은 저멀리서 손짓한다.
지리산 신령인 삼신 할머니(老姑)를 모시는곳(壇) 이라하여 노고단 이라 불리며. 신라시대에는 박혁거세의 어머니를 나라의 수호신으로 모셔 매년 봄.가을에 이곳에서 제사를 올렸고 신라 화랑들이 이곳을 수련장으로 삼기도했다.
또한 이곳은 지리산 10경의 하나인 운해(雲海)로 유명하며. 노고단의 구름바다는 지리산 남쪽 자락을 휘감고 도는 섬진강의 습한 기온으로 노고단 주변이 고요한 구름바다에 잠길때면 봉두산과 조계산등 남녁의 산들은 마치 섬처럼 솟아 다도해같은 선경을연출한다.
또한 이곳은 광활한 고원으로 한 여름 싱그러운 초원 지대를 노랗게 수놓는 원추리 군락의 장관과 비비추.동자꽃.아질풀.등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여 가히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곳이다. 노고단 대피소로 하산하여 중식후 중재골을 타고 연기암을 지나4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천년의 자비와 미소가 숨 쉬는 10대 명찰의 한곳인 화엄사(華嚴寺) 경내에 들러 지리산의 풍광과 섬진강의 바람이 함께하는 산사 체험을 통해 영혼을 맑히는 참다운 지혜를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백제성왕 22년(서기544년)음력 3월 어느봄날 동토에 불교를 펴려고 인도에서 비구니인 어머니와 함께 수륙만리를 걸어서 건너온연기존자(緣起尊者)께서 지리산에 당도하여 원찰을 세웠으며. 그후 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사리 73과를 모셔와네사자(四獅子) 삼층석탑을 세우고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여 중생의 복전을 조성했으며. 그후 의상대사가 화엄사의 핵심인 장육전(丈六殿)을 창건. 조선세종 6년 (1642년)에 세종대왕 어명으로 화엄사를 선종대불산 으로 승격되었다. 지리산 화엄사(智異산華嚴寺) 현판과 대웅전(大雄殿) 편액은 인조14년(1636년) 병자년 8월 선조 제8왕자 의창군광(義昌君珖.1589ㅡ1645)이썼다.
당시 왕실은 풍미하던 한석봉체의 장중한 필법이다
1천5백년을 이어온 화엄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전통이 고스란이 남아있는곳이다.
절의 이름은 화엄경에서 따서 화엄사라했고. 화엄경은 부처님의 세계.깨달음의 세계를 기록한 경전이니 화엄사가 곧 부처님의 세계이고 깨달음의 성지라는 뜻일것이다. 황제를 깨닫게한 전당 이라는 뜻의 고색찬란한 각황전(覺皇殿)을 친견하고 왼편 동백숲사이로 조성된 108 계단을 오르니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 의 지극한 효심을 기리기위해 지은 효대라 불리는 네마리의 사자가받들고있는 삼층석탑과 석등의 고고한 자태가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원통전(圓通殿)앞. 너무붉어 검게 보인다고하는 수백년된 고목의 흑매화가 피는 봄날이면 화엄사가 온통 꽃 몸살을 앓는다 바람이라도 불어 붉은 꽃잎이 흩날리면 장엄한 각황전 까지 빨갛게 달아오른다.그때쯤 다시한번 찿아와야겠다. 40 여동의 웅장하고도 고고한 가람들을 뒤로하고 경내를 나와 주차장에 도착.
뒤풀이 하산주로 건배후 반야교를 건너 출발하여 무사이 귀가했다.
말(馬)도 안되는 소(牛)리는 조심하고. 자기 주장을 내 세우지 않는 부쟁지덕(不諍之德)을 쌓으면서 우리산사랑 산악회는 무궁 무진한 환무극(歡無極)을 이루며 발전할것이다. 우리모두 더욱 단합하고 힘냅시다 화이팅. 회장님과 총무님 우리가 있잖아요.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다음 산행은 강원도 원주 국립공원의 치악산 남대봉으로 많이 참석하시여 멋진 산행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