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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 남
63산악회 5월 넷째 주 정기 등반코스는 관악산이다. 사실 어제 과음으로 오늘 참석여부가 불확실 하였으나 친구들을 보기위해 무거운 몸을 추스려 대충 꾸린 짐을 들고 사당 역으로 갔다.
10시 15분전에 도착하니 총무 동균이가 제일 먼저 반갑게 맞이한다. 회장 국권이를 비롯해 4명이 도착해 있었고 내가 5번째다. 이어서 병천이와 본광이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승규가 도착 했다. 모두 8명이다.
2. 산 행
사당동 코스는 주로 토요 등산 코스였으나 오늘은 오랜만에 일요 등산코스가 되었다. 일요일은 어느 산이나 그렇지만 관악산 사당동 코스 또한 인산 인해라 할 정도의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른다. 넓은 길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를 수 있지만 협소한 등산로에서는 병목으로 조금 지체 되기도 하면서 어느덧 샘물 쉼터에 올랐다. 최근에 땀 흘릴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시원하게 땀을 흘린다. 시원한 샘물을 떠서 한잔 쭈~욱 들이키고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니 신선이 따로 없다.
마침 국권이가 가지고 온 과일을 꺼내 돌리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샘터를 뒤로 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 했다. 목적지를 과천에서 낙성대 방향으로 수정 했으니 연주암을 거쳐서 정상을 지나야 목적지 까지 갈 수가 있다. 평소에 등산 하던 코스에 비하면 좀 긴 것 같지만 하산길이 짧아 도낀 개낀 이다.ㅋㅋㅋ 어느덧 12시가 되었다. 삼거리에서 연주대로 직진을 하지 않고 연주암 방향으로 우회하면서 시원하고 그늘진 장소를 정해 각자 가지고 온 준비물을 풀어 놓았다. 이번 역시 인복이의 준비물이 단연 압권이다. 김밥에 약식 떡 소시지 육포 등 먹을 것이 지천이었으나 인복이가 가지고온 농어회와 숭어회는 산에서 먹는 천하 진미라 아니 할 수 없다. 안주가 좋으니 술이 안 들어 갈리 없지 않은가~?. 좋은 안주와 술을 보니 옛 조상들의 노래가 생각 난다.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날 불러 주게
내집에 꽃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 옴세
백년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인복이는 안주만 보면 친구 생각이 나는가 보다. 나는 술만 보면 친구 생각이 나는데….ㅎㅎㅎ
앉아서 먹다 보니 어느덧 술과 안주를 모두 해 치웠다. 다행이도 지참한 술이 많지 않아 하산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옛 절터를 지나 연주암을 향하는 길이 전엔 좀 불편했는데 요즘은 나무 계단을 설치해서 오르는데 편리 했다. 몇 년전 동계 등반 때 상당히 미끄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 연주암을 좌측에 두고 능선을 넘어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서울대 방향에서 오르는 등산객에게는 이 고개가 마지막 깔딱 고개다. 하지만 하산 길도 만만치 않은 가파른 고개임에 틀림없다. 특히 동절기엔 물론이고 하절기에도 가파른데다 여기저기 돌 뿌리가 널려 있어 한잔 걸친 등산객에겐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조금 내려오니 계곡에 물줄기가 시원하게 흐른다. 산 좋고 물 좋고 자리 좋은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짐을 내려 놓고 시원히 흐르는 계곡물에 세수 하고 발도 담가 본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 .... 신선이 따로 있나~~! 이것이 신선이 아니겠는가~?
잠시 휴식을 한 후 하산을 계속했다. 조금 내려오니 좌측에 가파른 길과 직진하는 등산로의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좌측 길은 서울대 입구 쪽의 등산 전용 도로 방향이고 직진은 서울 공대 방향의 길로 낙성대역 까지 버스로 쉽게 내려 갈수 있는 코스이다. 우리는 버스를 이용해 낙성대 역까지 내려 왔다.
3. 마무리 지난 주에 아들 혼인을 시킨 본광이가 오늘 한잔 내겠단다. 낙성대역 앞에서 서성이는데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희만이가 왔다. 우리는 근처 삼겹살 집으로 갔다. 곧이어 종길이가 합류했다. 종길이도 술 좋아 하고 친구 좋아 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친구다. 항정살과 삼겹살을 시켜 불판에 굽고 한 순 배 씩 돌아 가기 시작했다. 우리 63회 산악반은 산도 잘 오르지만 음주 가무와 유머에도 일가견이 있는 친구들이 꽤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참석한 병천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에 모두 배꼽을 잡는다. “조아~ 조아~ 아~ 주~! 조아~~!, 왜~! 나 만 가꾸 구래~~!!!!!”
어느덧 거나해 지고 분위기도 무르익어 저녁7시가 다 되었는데도 밖은 대낮이다. 오뉴월 하루 빛이라더니 하지가 멀지 않아 낮이 꽤 길다. 이제는 마무리 할 시간…. 모두 자기 짐을 들고 밖으로 나왔는데 인복이가 식당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좀 취한 모양이다. 함께 음식점으로 가서 등산화를 내려주며 신으라고 했더니 앉아서 신다가 앞으로 고꾸라진다. 본광이와 같이 잡아 일으키니 손에 피가 묻어 있다. 얼굴을 보니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이마가 약 2cm정도 찢어진 것이 아닌가…. 앞에 있는 신발장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힌 것이다. 냅킨을 대고 눌러 일단 지혈을 시킨 후 배낭에 있던 밴드를 꺼내 붙이고 나왔다. 다른 친구들이 걱정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상태를 봐선 봉합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 깊이도 있고 길이도 2cm 정도라면 저절로 낫도록 하기엔 상처가 조금 깊은 것 같았다.
주변에 병원을 찾아보니 휴일이라서 모두 문을 닫았다. 종합병원이 아니면 문을 연 병원이 없을 것 같아 걱정을 했더니 인복이 사는 동네 경찰병원으로 가잔다. 거기는 일반 종합병원이 아니고 경찰병원이니 다른 종합병원보다는 덜 복잡하고 응급처치가 빠를 것 같아서 잘 됐다고 생각하고 같은 방향에 사는 본광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경찰병원을 향했다.
4. 기 타 경찰병원에 도착하니 역시 종합병원은 어디나 마찬가지로 복잡하다. 응급 환자는 많은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의사는 보이지 않는다.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급한 환자들이 모이는 곳이 종합병원 응급실 인데도 불구하고 몇 안 되는 의사로는 도저히 환자들을 만족스럽게 처치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지루한 기다림 속에 의사가 빨리와서 처치해 주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는데…. 그래도 단순 처치에 불과한 인복이는 X-Ray 촬영 후 뼈에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하고 봉합 수술을 했다. 치료비를 납부하고 병원을 나오니 9시가 되었다. 이 많은 응급 환자 중에 우리가 젤 먼저 걸어 나가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화요일 소독을 하고 목요일 실밥을 뽑으라는 전달을 하고 인복이 본광이와 헤어졌다.
뒤늦게 합류한 종길이 희만이 하고 한잔 더하면서 회포나 풀려 했는데 ... 미안하네~! 담 기회에 하세나.....~! 오늘 나와준 친구들 방가웠네…. 그리구 오늘 못 나온 친구들 담에 마니 마니 나와서 즐건 담소 나누세 나~! 건강들 하시게……. 2009년 5월 24일 관악산 등반을 하고 나서..
백 인 복 촬영 강 석 교 씀
※ 둘러 봐 줘서 정말 고마우이~!...자취라도 남겨 두고 가시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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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후기를 맹글어준 석교에게 감사...그나마 인복이 땜에 수고들...담부턴 알콜 자제를...63산악회 화이팅!!!!
토요 산행보다는 쪼끔 힘들었겠네. 산속에 왠 농어! 숭어! 백사장님 흉은 안 생기길 바랍니다. 선린63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원 샷!!!
뒷풀이는 언제나 깨끗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