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대 뒤집었다
폭동이요 민란이라
누구보다 큰피해를
李父子가 당했어라
큰집주인 찾는판에
낭군님이 나타나고
폭도들이 폭행하고
나도 같이 당했어라
중구그날 아침부터
영천군수 타살하고
이부자집 파괴하고
약탈하고 방화할때
부형대신 붙잡혀서
맞아죽을 변을했네
나아니면 영락없이
황천으로 갔으리라
악몽같은 그날아침
이런변을 보았나니
폭도에게 끌려나가
몽둥이로 매를 맞고
개죽음을 당하는임
참아볼수 없는지라
이내목숨 내어놓고
가장목숨 구하려는
아녀자의 일편단심
천지신명 도우셨다
피투성이 가장머리
얼싸안고 울부짖어
넘어지는 낭군님을
무릅위에 올려놓고
죽었다고 땅을치던
시월일일 십일사건
무서워라 무서워라
경북십일 폭동사건
불행이도 그날사건
이내혼자 당했으니
이씨가문 궂은 일은
나혼자서 당할란가
남편목숨 건지려고
내목숨은 내던진날
다행이도 소낙비가
쏟아지고 천둥친날
폭도들이 난동하다
하나둘씩 헤어진날
(후략)··'
*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고모인 #조애영(1911~2002)여사의 <<#은촌내방가사집>>에서 발췌. 경북 영천 임고 매호동 #松湖亭에서 겪은 1946년 10.1사건의 생생한 기록이다. 石窩 李璘錫의 세째아들인 潭에게 출가한 조애영이 당시에 남편과 함께 송호정에 머물며 부모님을 모시고 있던 중, 좌익계의 폭동으로 영천군수와 경찰관들이 죽임을 당하고 급기야 부자를 죽이러 온 폭도들에게서 시부모님을 조카 秉麟이 피신시키는 중에 시간을 벌고자 나타난 남편을 죽음 직전에서 구해 내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기록한 내방가사의 내용이다. 남편 #이담의 형제들은 모두 정.관.재계의 큰인물이 되었고 그녀의 장남 #李秉鵬은 세계적인 석학으로 이름높은 의사며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