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피해 천도재 봉행, 조동종과 종단교류 시작
세계평화와 인류애 확산위해 방일, 한국불교 세계화 본격 행보
자성과 쇄신 결사실천 확대, 나눔결사, 평화결사 큰 걸음 디뎌
일본 사찰주지스님, 신도, 지역주민들 감동의 눈시울 붉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대표단이 불기2555년 7월 7일부터 8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와 센다이 지역을 방문해 조동종과의 종단 교류를 시작하고 도호쿠(동북) 지역 주민들의 아픔을 위로했습니다.
대표단은 총무원장 자승스님, 불국사주지 성타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스님, 총무원장 종책특보단장 정념스님, 포교부장 계성스님,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원철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성효스님,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종선스님,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스님 등 스님과 실무진 약 50여 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조계종 대표단은 7월 6일 오전 8시40분 김포공항을 출발하여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어 일본 정토종 창종 8백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일본 가나가다현 가마쿠라시의 광명사에서 정토종의 주최로 열린 이날 법회는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가 우호 교류차원에서 행사를 참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한일 수행종단 종단 차원의 첫 교류를 시작하다.
대표단은 7월 7일 오전 11시 일본 요코하마지역 가나카와켄 소재 총지사(總持寺)를 방문하여 양국의 수행종단 간의 첫 공식적인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조동종은 일본 불교 종단중 단일 종단으로는 최대의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종단이며, 일본의 이웃국가 침략과 정복에 일조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참사문을 발표(1992년)한 이후 강제징용자 유골 반환 등 과거사 청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 구호단체인 샨티구제자원봉사협의회(SVA) 등 사회복지와 해외 구호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종단입니다. 또한 묵조선을 기반으로 행정과 수행을 철저히 분리하여 수행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종단으로 현재 1만4여 사찰과 2만 5천여의 스님, 약 8백5십만명의 신도로 구성된 수행종단입니다. 또한 지난 3월 11일 일본 대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도호쿠지역에 가장 많은 사찰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한국불교의 종정 격인 조동종 간슈(貫首) 에가와 신잔스님과 총무원장 격인 사사키 코이치 종무총장 등 각 종단 대표자 30여명은 조동종의 대본산인 총지사 삼송각에서 간담회를 가지고 양종단의 교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조동종 간슈 에가와 신잔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 대지진으로 피해자가 속출했는데 한국의 조계종이 방문하여 합동 천도재를 치르는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 이를 계기로 양 종단의 우호의 장이 더 깊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조계종 대표단의 방문을 환영했습니다. 이어 종무총장 사사키 코이치스님은 “이번 합동천도재는 큰 자비심을 베푼 것이며 경외심과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양종단의 대표자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다시없는 기회다. 오늘 환담을 통해 이후로도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환영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동일본 지진으로 인한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에 매우 안타깝다.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종단은 마음을 모아 물질적 정신적 힘을 다해 조그만 힘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진 피해에 대한 위문과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이어 “조동종은 일본의 대표적인 수행종단이며 조계종은 한굴불교의 대표 수행종단이므로 양대 종단의 교류와 교감으로 불교문화의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 그 목적은 세계 곳곳의 분쟁을 해소하고 평화를 실현하는 일이다.”며 종단간 첫 교류의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아울러 “2012년 연등축제에 간슈스님과 총장스님 등 두분을 비롯한 조동종 대표단을 초청한다.”며 조동종의 환대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초청을 통해 구체적인 교류협력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동종 스님들은 뜻 깊은 이웃나라 불교 종단의 방문에 환영의 의사를 밝혔으며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스님은 조동종 재무부장 진노 텟슈 스님을 실무책임자로 하여 구체적인 사회복지, 수행관련 교류, 자원봉사등 대지진 피해에 대한 향후 복구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조계종 대표단은 샨티국제자원봉사협의회에 2천만엔의 지원금을 전달하고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국민들과 피해 사찰을 보살피고 조속한 복구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동북조선초중급학교 어린이들의 미래를 지원하다.
조동종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한 대표단은 곧장 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의 중심지인 미야기현 센다이 시로 이동했습니다. 7월 8일 오전 9시 대표단은 동북조선초중급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교실이 무너지는 등 심각한 피해로 인해 학생들이 식당과 기숙사에서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북조선인학교의 윤종철 학교장과 교사, 학생 등 40여 명은 조계종 대표단의 방문에 ‘열렬한’ 환영을 했습니다. 대표단은 김령화(14세) 학생 등의 정성이 담긴 꽃다발을 받으며 식당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윤종철 학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조계종 대표단을 학생과 교직원, 이 지역 동포들의 이름으로 환영한다. 조계종의 지원은 민족적 공동선 실현과 동포적 인류애를 보여주는 것으로 미야기현 지역사회에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 것이다.”며 종단의 지원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우리는 한민족이다. 한마음으로 어렵고 힘들더라도 꿋꿋이 가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항상 건강하기를 바란다. 여기에 ‘우리 함께 시련을 이겨냅시다.’, ‘우리는 한마음’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같이 어려움을 이겨내기를 기원한다.”며 어린 학생들의 미래와 굳은 마음의 자세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총무원장스님은 직접 전교생에게 운동화와 운동복을 지급하고 학교의 피해상황을 둘러봤습니다. 이날 조계종 대표단은 동북조선초중급학교 교사를 복원하기 위한 기금 1천만엔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1차 지원금 4백만엔과 생수지원에 이은 두 번째 지원입니다. 또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조선인학교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템플스테이’를 제안하며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한일 양국불교, 대지진 피해자 합동 천도재 봉행
2011년 7월 8일 오전 11시 센다이시 중심지 사찰 린코인(林香院, 임향원)에서 대한불교조계종과 일본 조동종 양 종단이 합동으로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 합동천도재’를 봉행했습니다. 양측 대표단 스님 100여 명과 피해지역 조동종 신도 대표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천도재는 먼저 일본 조동종의 천도의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약 20분간 진행된 천도의식을 통해 조동종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했습니다. 이어 조계종 전통의식을 계승하고 있는 조계종 어산학교장 동주 원명스님을 비롯한 10여명의 조계종 스님들의 천도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의식 진행에 앞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 해일로 희생된 모든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이번 대지진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과 일본 국민의 커다란 상심과 걱정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고 위로를 전했습니다. 스님은 또 “한국의 불자들과 국민들은 불의의 참사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일본 국민들이 큰 상심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기를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민들의 간절한 발원을 거두어 오늘 조동종 임향원에서 조계종 불제자들이 일심으로 합장하고 발원하오니, 모든 영가들은 부디 무명업장 소멸하시고 생사고해 벗어나서 극락왕생 하시기를 바랍니다.”고 희생 영가들을 추모했습니다.
이어진 조계종의 천도의식은 전통적인 불교 영산재를 현지 상황에 맞게 축약한 것으로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들은 바라, 승무 등 혼신을 다한 전통 불교의식을 진행하며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신도대표 사사키 카즈오씨(71세)는 “이번 대지진으로 손자 2명이 실종되었다가 주검으로 발견되고 조카 한명이 자동차와 함께 파도에 휩쓸려 가는 등 아픔을 겪었다.”면서도 다른 이들에 비해 자신은 피해가 없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는 조계종단의 방문과 천도재에 많은 주민들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진해일로 피해가 큰 사찰 창림사와 유리아게 지역 방문
천도재에 이어 대표단은 구체적인 현장의 모습을 보기위해 미야기현 소재 창림사(昌林寺)를 방문했습니다. 창림사는 대지진에 이은 지진해일로 인해 법당까지 물과 진흙이 들어차고 건물이 붕괴 위험에 처했던 조동종 소속 사찰로 현재는 복구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센다이 지역에서 창림사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표단은 평화로웠던 마을이 뻘밭으로 변하고 대지 곳곳에 자동차들이 부서진 채 나뒹굴어있는 처참한 현장을 목도했습니다. 대표단이 현장에 도착하자 마츠모토 창림사 주지스님은 “지진 당시 시내 우체국에 있었는데 지진이 일어나 급히 사찰로 들어왔다. 법당 천장이 조금 부서지는 등 피해가 있었는데 지진해일 경보가 있었다는 소식에 긴급히 대피했다. 다시 돌아와 보니 법당이 부서지고 사찰인근에는 파도에 떠밀려온 나무가 2M이상 쌓여 있었으며 법당 내부는 온통 진흙으로 가득찼다. 현재도 사찰에서 생활은 불가능하고 인근 중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지진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이어 “사찰 외곽지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복구되었으며 사찰은 조동종 종단 차원의 도움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빨리 복구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바닷물을 머금은 진흙을 모두 걷어내고 지역이 원상태를 찾으려면 최소 2년이 걸릴 전망이다.”며 지역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대표단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분향과 사회부장 혜경스님의 축원, 불학연구소장 원철스님의 집전으로 삼귀의와 반야심경, 축원으로 이어지는 한국불교의 전통의식을 봉행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자리에 함께한 30여 신도와 지역주민을 위로했습니다. 불국사주지 성타스님은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바삐 원기를 회복하고 용기를 갖기를 당부한다.”며 경전구절을 인용하여 주민들에게 용기낼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신도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일일이 염주를 선물하며 굳건한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국불교 대표단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에 창림사 주지와 참석신도들은 뜨겁게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대표단은 이번 지진해일로 인해 가장 피해가 컸다는 유리아게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이 지역은 당시 3백여 구의 시신이 함께 발견되는 등 지역의 아픔이 서린 지역입니다. 현장은 당시의 엄중한 상황을 웅변했습니다. 도로는 모두 복구되었으나, 건물들은 몇 채를 남기고는 모두 흔적도 찾지 못했고 집터들만 덩그라이 남아 이곳이 마을이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파도에 휩쓸린 지붕들의 잔해와 나무들, 부서진 자동차가 주인을 기다리며 여기저기에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주인이 확인된 자동차들은 철골구조물이라도 남아 가지런히 정리되었지만 미처 소유여부가 확인되지 못한 자동차들은 길과 마을 곳곳에 당시 상황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바닷가 지역의 상황은 더욱 참혹했습니다. 새로운 도시계획을 하는 양 건물터만 정리되어 있고 폐기물들이 곳곳에 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조동종 소속 동선사의 경우 법당내부까지 모두 파괴되어 있었고 당시 지진피해 상황을 점검하던 주지스님이 파도에 휩쓸려 유명을 달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야 했습니다. 대표단은 자연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동일본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종단의 지속적인 지원과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대표단은 9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후 12시 5분 비행기로 귀국길에 오릅니다. 또한 종단은 한국불교 세계화와 자성과 쇄신 결사에 따른 수행, 문화, 생명, 나눔, 평화 결사의 구체적인 현장 실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6월 30일 출범한 ‘자성과 쇄신 결사 실천본부’의 주관으로 오는 7월 11일 오전 9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3차 백일정진 입재식을 거행하고 종단의 자성과 쇄신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