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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벽등반전문 /울산클라이머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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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스 서재 스크랩 [전국암릉순례] 대둔산 새천년리지
rohavlee 추천 0 조회 35 10.07.05 13: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국암릉순례] 대둔산 새천년리지
 
바위꽃 무리 속의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등반선
다섯 피치로 나뉜 중급 클라이머용…대둔산 대표 암릉

지난 2000년 가을 대전산악연맹 구조대원들이 개척한 대둔산 새천년리지는 용문골 상단 신선암(神仙庵) 암자 북동쪽에 위치한 암릉이다. 1970년대 초부터 클라이머들의 훈련도장으로 인기를 끌어온 신선암(神仙岩) 아래쪽에서 암벽에서 시작하는 이 리지는 남서쪽으로 구조대 리지와 나란히 이어져 주릉에 닿기 전 끝난다.


 

 ▲ 새천년리지 제2피치. 페이스상의 크랙을 이용해 등반해야 하는 구간이다. 곽윤경씨 너머로 신선암은 중부권 클라이머들에게 인기있는 훈련장이다.

첫 암봉에서 금산·완주·진안 산릉 파노라마로 펼쳐져

“옛날에 정말 대단들 했어. 문을 꼭 잠그면 뭘 해. 귀신 같이 열고 들어와서 자고 나가는 걸. 이튿날 아침에 만나면 모른 척하는 친구들도 있었어. 자기 딴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고 생각한 거지. 아무리 잘 치워놓으면 뭘 해. 방구석에 닭털이 그대로였는데. 나중엔 문고리를 그냥 고무줄로 묶어놓았어. 들어오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도 든든했어. 장정들이 암자 옆에서 텐트 치고 지내줬으니까.”

용문골 상단에 위치한 신선암 암자는 전북과 대전, 충남 지역 클라이머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산장이자 쉼터와도 같은 곳이다. 50년째 암자에 살며 불도를 닦고 있는 노파에게 클라이머들은 가족이자 자식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오늘도 그랬다. 노파는 30년이 훨씬 넘도록 용문골 암장을 찾아오는 류재일(대전클라이머스)씨를 반겨주며 “짓궂은 산꾼들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그들 때문에 살 만했다”며 옛 추억을 더듬었다.

암자에서 오솔길을 따라 10분쯤 오르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봄 햇살이 내리쬐기 무섭게 신선암(神仙岩)을 찾아든 바위꾼들이다. 대둔산을 대표하는 암벽인 신선암 맞은편 구조대 리지에서는 클라이머들이 제2피치를 마치고 바위 위에 올라 조망을 즐기고 있었다. 봄은 벌써 클라이머들을 산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 제2피치. 벽 등반 개념의 구간이다.
오늘 등반에는 류재열씨 외에 대둔산 암릉 취재 때마다 도움을 주는 염기훈(대전클라이밍센터장)씨와 곽윤경씨 그리고 김기홍·임대호씨 등 한돌산악회 회원들이 참가해주었다. 한돌산악회는 전문등반을 좋아하는 산악부 지도교사의 가르침을 통해 클라이밍에 입문한 대전 북중학교 출신들에 의해 1982년 창립되었으나 지금은 대전클라이밍센터 회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세 번째 볼트로 접근하는 게 가장 어려워!”

선등에 나선 김기홍씨는 두 번째 볼트까지는 유연한 자세로 올랐으나 세 번째 볼트 부근에서 머뭇거렸다. 밑에서 류재열씨가 큰 소리로 요령을 알려주었지만 김씨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툴툴댔다. 김씨는 어렵게 크럭스를 넘어선 다음에도 언더크랙에서 멈칫대다 하켄에 확보한 뒤 마음이 놓였는지 편안한 자세로 잠시 휴식을 하고 디에드르 크랙(책을 펴놓은 듯한 형태의 크랙)을 거쳐 첫 피치를 끝냈다.

이어 염기현씨로부터 “추락의 기쁨을 느껴보라”는 농담을 듣고 등반에 나선 박재형(대전클라이밍센터)씨는 크럭스에서 헤매느라 팔 힘이 빠졌는지 디에드르 크랙에서 추락, 염씨의 ‘주문’대로 추락을 경험했다.

디에드르 크랙을 지나 세로 크랙과 작은 턱이 발달한 페이스를 지나면 소나무 거목이 나타나고, 넓적한 바위들이 역층으로 형성된 8m 높이의 페이스를 올려치자 제1피치 종료지점인 제1봉 꼭대기에 섰다. 멋진 조망이다. 동쪽으로는 충남 최고봉 서대산(西大山·903.7m)과 남쪽으로 멀리 운장산맥에 이르기까지 금산과 완주·진안 일원의 산릉들이 따스한 봄 햇살에 아지랑이 이는 듯 몽환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아니 벌써 하강이에요? 우리는 여기서 끝낼 게요.”

첫 번째 피치를 끝내자마자 하강이다. 아침 나절의 따스한 햇살이 샘 났던지 하늘에서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그래도 신선바위에 달라붙은 바위꾼들은 흔들리는 기색 없이 바위 타기에 전념한다. 출발기점에서 뒤늦게 합류한 박재형씨와 이인규(대전클라이밍센터)씨는 하산을 결정했다. 두 사람 모두 등반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로프가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인원이 등반하다 보면 너무 지체될까 싶어 동료들에게 양보하기로 결정한 것.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도 못내 아쉬워하던 두 사람은 신선바위에서 클라이밍하는 이들이 톱로핑용 로프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에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신선바위로 다가섰다.

 

“숏다리한텐 어려울 걸~”

▲ 1 새천년리지를 오르며 바라본 대둔산 기암괴봉들. 바로 밑으로 보이는 암릉이 구조대 리지다. 2 제3피치. 왼손가락을 크랙에 집어넣고 오른손으로 바위를 껴안으면서 올라야 한다. 3 제5피치. 초반부는 리지와 페이스 양쪽으로 오를 수 있다.
제1피치 종료지점에서 바라보면 제2피치는 거의 수직벽을 이루고 있어 암릉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간이다. 앞서 류재열씨는 제2피치가 전체적으로 가장 어려운 피치라고 귀띔해주었다. 김기홍씨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볼트 사이가 크럭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등반에 나섰으나 시원스럽게 나아가지 못했다.

세 번째 등반에 나선 류재열씨는 40m 길이의 피치 종료지점까지 등반하면 후등자가 사용할 로프가 짧다 싶어 다섯 번째 볼트에서 등반을 중단한 다음 후등자인 곽윤경씨의 확보를 보았다. 곽씨는 등반 경력이 길지 않은데도 여성 클라이머답지 않게 과감성을 보이면서 크럭스를 단 한 번의 시도로 넘어섰다.

“여기가 아닌가벼~.”

그러다 곽윤경씨가 디에드르 위쪽 언더크랙에서 절절매는 모습을 보이자 밑에서 지켜보던 염기현씨는 “야성적으로, 과감하게 올려쳐라”며 응원하고, 곽씨는 기대에 부응하듯 손가락이 겨우 들어가는 언더크랙 구간을 돌파하고 류재열씨에게 다가섰다.

제2피치를 마치고 짤막한 슬랩과 암릉에 올라서자 차갑고 강한 바람이 얼굴을 후려쳤다. 좁은 바위 안부에 모인 대전 산악인들은 간식 시간을 갖기로 하고 류재열씨는 후배들을 위해 직접 구운 파이를, 곽윤경씨는 동료들의 속을 든든하게 채울 찹쌀떡을 내놓았다.

“숏다리한테 어려울 걸~.”

제3피치 초반부는 레이백 등반. 약 4m 높이의 수직 크랙이다. 왼쪽 손만 크랙에 넣고 오른손으로는 바위를 껴안 듯 하며 오를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양손으로 크랙을 잡아당기며 오르는 레이백 등반이 오히려 수월하다. 하지만 몸이 한쪽으로 쏠리다 보니 겁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곽윤경씨는 자신있게 레이백 자세로 등반, 가볍게 턱에 올라섰다.


▲ 새천년리지 등반을 함께 한 대전 클라이머들. 맨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류재열, 김기홍, 임대호, 곽윤경, 염기현씨.
크랙에 이어 모서리를 따라 이어지는 3피치 등반을 끝내자 동쪽으로 수많은 산릉을 뚫고 충남 최고봉 서대산이 장벽처럼 우뚝 솟아오른다. 옅은 이내가 금산을 장식한 수많은 산릉 사이사이로 파고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봄바람에 잔잔한 물결 일렁이는 호수처럼 평화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짤막한 크랙과 완경사 슬랩으로 이어지는 제4피치를 끝내자 첫 피치에서는 한참 높아 보이던 구조대 리지가 발아래 있다. 사방이 암릉과 암봉이다. 우리는 암봉과 암릉 숲 한가운데로 들어서 있었다. 피치 종료지점을 넘어서자 널찍한 테라스. 이미 도착한 대전 산악인들은 배낭에 담아온 갖가지 먹거리를 죄다 꺼내어 바위 위에 한 상 차려놓았다.

제5피치는 3m 높이의 턱까지 세 가닥으로 길이 나뉜다. 왼쪽 암릉 개척 당시 코스는 왼쪽 암릉을 따르고, 암벽에 기대 놓은 돌멩이를 밝고 왼손을 쭉 뻗자 위쪽 턱에 손이 닿았다. 임대호씨는 정면 벽 쪽으로 붙었다. 손을 뻗으면 잡히는 벽상의 일자 홀드를 잡고 턱걸이하듯 몸을 끌어올린 다음 순간적으로 왼손을 쭉 뻗어 암릉상의 턱에 있는 홀드를 잡아야 한다. 리지가 긴 사람에게 유리한 구간이다.

제5피치 등반 마치자 바위꽃 위에 앉은 기분

“한번 해볼래요?”

염기현씨의 권유에 따라 정면 벽 쪽으로 시도해보았지만 오른쪽 어깨 근육을 다친 상태라 순간적으로 힘을 줄 수 없어 포기하고, 암릉 루트로 다가섰다. 암릉 길은 왼쪽 크랙에 손을 집어넣고 오른손으로 바위를 껴안 듯 하면서 턱까지 올라서야 했다. 그런데 손을 집어넣고 잡아당기는 순간 깜짝 놀랐다. 크랙 안쪽 바위가 워낙 날카로워 손을 깊숙이 집어넣은 상태에서 미끄러지면 손가락 살이 다 떨어져 나가리라는 불안감에 마음껏 손을 못 집어넣고 어정쩡한 자세로 겨우 턱 위로 올라섰다.

슬링을 걸어놓은 암각을 지나면서 암릉은 각이 줄어들었고 이어 널찍한 정상에 올라섰다. 그야말로 바위꽃 봉오리 위에 올라앉은 기분이다. 주변에 잿빛 산록도 따스한 봄 햇살에 신록빛으로 바뀌어가는 듯한 착각이 인다. 바위에 취해 몽롱해졌나 보다.


▲ (왼쪽)대둔산 새천년리지 개념도. (오른쪽)새천년리지 하산로 개념도

등반 개요

위치
  용문골 신선암에서 약 10분 거리.
소요 시간  3인 1조 기준 3시간.
소요 장비  60m 자일 2동, 퀵드로 8개, 프렌드 1조
접근  일단 용문골 등산로를 따라 신선암 암자까지 오른다. 등반 중 마실 물은 암자 석간수를 이용한다. 암자 오른쪽 산등성이로 난 샛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골짜기 오른쪽으로 신선바위 암장이 눈에 들어온다. 신선바위 아래 약 50m 거리를 둔 암벽이 첫 피치로, 기점상의 암벽이 폭탄을 맞은 듯 움푹 파여 있다.
하산  새천년리지는 제5봉 자일 하강으로 등반이 끝나지만 하산길 또한 만만찮다. 하강 후 왼쪽 바위턱을 내려선 다음 산길을 100m쯤 내려서면 반침니 구간이 나타난다. 침니를 내려선 다음에는 암벽을 오른쪽에 끼고 커다란 바위굴을 빠져나가야 한다. 이어 짤막한 턱을 내려서면 구조대길 암릉 사이의 골짜기에 닿는다. 여기서 너덜지대를 따라가면 신선암 위쪽 등산로로 내려선다. 이후 용문골 입구까지는 약 20분 거리다. 

 


▲ 대둔산 새천년리지 위치도


>>교통
대둔산행 노선버스는 대전과 전주, 금산에서 다닌다. 대둔산시외버스터미널(063-262-1260).
전주→대둔산 공용버스터미널(063-272-0109)에서 1일 5회(06:40, 09:00. 09:40, 14:20, 15:50) 운행하는 금산행 직행버스 이용. 1시간 소요, 요금 5,000원. 금산→대둔산 시외버스 공용정류장(041-754-2759)에서 1일 7회(08:30, 11:10, 12:30, 13:10, 15:40, 16:40, 17:55) 운행. 25분, 1,800원
대전→대둔산 서부 시외버스 공용터미널(042-584-1616~7)에서 1일 3회(07:45, 13:20, 17:30) 운행. 40분, 2,800원.
드라이브코스 경부고속도로로 접근할 경우에는 대전 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나들목~635번 지방도로~복수 사거리에서 우회전~17번 국도~진산~배티재 방향으로, 통영-대전간 고속도로의 경우 추부 나들목~추부~17번 국도~진산~배티재 방향으로, 호남고속도로의 경우 익산 분기점에서 완주-장수간 고속도로 완주 나들목~17번 국도~고산~운주 방향으로 진입한다. 전주시에서는 17번 국도를 타고 봉동~고산~경천~운주를 거쳐 대둔산으로 진입한다.

>>숙식
대둔산 도립공원 입구에는 식당과 여관·민박단지가 형성돼 있다.(지역번호 063) 태평전주식당(문승규), 산산산(이왕영), 민속전주식당(김선영), 한밭식당(이경재), 서울편의점민박 (263-9150), 콘도식민박 (011-9373-2677). 매표소 아래의 대둔산온천은 규모는 작지만 호텔 온천사우나로서의 기본적인 시설은 거의 다 갖추고 있다. (263-1260) 주차장 부근 야영장은 무료다. 신선암 아래 공터는 용문골 등반객에게 인기 있는 야영장으로 3~4인용 텐트 대여섯 동을 칠 수 있다.

 

등반 길잡이


등반선 매끄럽게 이어지고 조망 뛰어나

새천년리지는 대둔산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낙석이 거의 없는 암릉 길로 제1, 2, 3피치는 암릉이라기보다 암벽 루트라 하는 게 나을 정도로 각이 세다. 하지만 등반선이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데다 조망이 뛰어나 클라이머 사이에서 대둔산을 대표하는 암릉으로 꼽힌다. 

제1피치와 제2피치 사이 안부 외에 탈출로가 없고, 우회로 또한 없어 제2피치를 지나면 제5피치까지 등반해야 한다. 크럭스는 2피치 두 번째와 세 번째 볼트 구간(5.10a)으로 전체적으로 중급 수준이다.


▲ 1 제1피치. 완경사 페이스로 시작해 위쪽 크랙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제1피치 두 번째 볼트 위쪽 크럭스. 오른손으로 잡은 크랙 쪽으로 발을 옮긴 뒤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일어선 다음 위쪽 크랙을 잡아야 한다. 3 제1피치를 마친 다음 10m 오버행을 자일 하강해 안부로 내려선다.
제1피치(등반 길이 40m·난이도 5.9)는 두 번째 볼트 위가 크럭스다. 두 번째 볼트 왼쪽의 핀치홀드와 오른쪽의 언더홀드를 손가락으로 잡으면서 일어선 다음 직상하고, 이어 하켄에 확보한 다음 왼쪽 디에드르형 크랙을 따라 등반한다. 크랙보다는 오른쪽 페이스로 오르다 경사가 죽는 지점에서 크랙 왼쪽 페이스로 넘어서도록 한다.

상단 오버행 구간은 30m쯤 등반하면 나타나는 소나무에 확보한 다음 등반하도록 한다. 오버행 구간은 눈높이의 세로 크랙 위쪽 볼트에 확보한 다음 언더홀드를 잡고 과감하게 올려쳐야 한다. 역층바위는 불안하게 느껴지지만 뜻밖에 단단하고 손끝에 잘 걸려 믿고 등반해도 된다.

▲ 4 제2피치. 수직 크랙이 끝나면 언더 크랙을 잡고 오른쪽으로 이동한 다음 상단의 디에드르 크랙으로 올라붙어야 한다. 5 제2피치 언더 크랙 위쪽의 확보 포인트에서 바라본 새천년리지. 제1피치 종료 지점인 암봉이 내려다보인다. 6 제2피치와 제3피치 사이의 암릉 구간.
제2피치(40m·5.10a)는 등반 길이가 40m에 이르는 긴 구간이다. 첫 번째 볼트 왼쪽의 사이드홀드를 잡고 일어서면서 볼트 위쪽 쌍크랙 안쪽 홀드를 잡고 2m쯤 오르면 양호한 턱이 보인다. 여기에서 위쪽 페이스에 박힌 볼트에 확보한 다음 짤막한 디에드르형 크랙 왼쪽의 홀드를 잡고 오른쪽 페이스상의 돌기를 디디면서 역층 바위에 접어든다. 이후 언더홀드를 잡고 오르면 네 번째 볼트에 닿는다. 이후 다섯 번째 볼트까지는 경사가 살짝 줄어들고 크랙이 많아 수월하다. 다섯 번째 볼트에서는 위쪽 핀치홀드와 오른쪽 사이드홀드를 잡고 살며시 일어선다. 이 짤막한 크럭스만 넘어서면 크랙과 홀드가 많은 페이스가 종료지점까지 이어진다.

제3피치(35m·5.9) 기점은 2피치 종료지점에서 짤막한 슬랩과 암릉을 넘어서야 나타난다. 크럭스는 출발지점부터 약 4m 높이의 턱까지다. 세로 크랙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면서 레이백 자세로 등반하다 크랙 오른쪽 볼트에 확보한 다음 오른쪽 턱을 잡고 일어서면 크럭스는 끝난다. 선등자가 레이백 등반을 할 때 추락 시 다치지 않도록 뒷사람이 밑에서 받쳐줄 준비를 하고, 첫 번째와 두 번째 볼트의 거리가 멀므로 중간 크랙에 프렌드로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 두 번째 볼트를 지나서는 오른쪽 모서리 쪽으로 등반하는 게 수월하다. 후등자 확보는 종료지점의 소나무에서 봐야 한다. 

▲ 7 제3피치 초반부. 레이백 등반시 밑에서 받쳐줄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사고 위험이 적다. 8 제4피치는 평범한 암릉으로 이어진다. 9 제5피치. 세 가닥의 길 중 암릉으로 오를 경우, 왼손가락을 크랙에 넣고 오른손으로는 암각을 잡아당긴 상태에서 올라야 한다.
제4피치(25m·5.7)는 소나무 위쪽 암벽 왼쪽 크랙만 올라서면 경사가 줄어들어 종료지점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른쪽 나무를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제5피치(15m·5.8)는 3m 위 좁은 테라스까지 길이 세 가닥으로 나뉜다. 왼쪽 암릉 개척 당시 코스는 왼쪽 암릉을 따르고, 암벽에 기대 놓은 돌멩이를 밟고 왼손을 쭉 뻗으면 위쪽 턱에 손이 닿는다. 정면 벽 쪽 길은 벽상의 일자 홀드를 잡고 턱걸이하듯 몸을 끌어올린 다음 순간적으로 왼손을 쭉 뻗어 암릉상의 턱에 있는 홀드를 잡아야 한다. 리지가 긴 사람에게 유리한 길이다.

개척 당시의 코스는 크랙에 손이 잘 들어가지만 워낙 날카로워 놓칠 경우 다칠 염려가 있으므로 테이핑을 하고 등반하는 게 안전하다. 좁은 테라스에서 3m쯤 더 오른 다음 암각에 슬링으로 확보하고 등날을 타고 10m쯤 오르면 널찍한 제5피치 종료지점에 닿는다.

하강 포인트 턱을 내려서면 바닥까지 오버행을 이루고 있다. 하강길이 20m. 벽을 마주본 상태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한참 밑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최단거리로 내려서도록 한다.


월간산/ 글 한필석 차장
  사진 정정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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