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행사를 하루 앞두고 군부대에서 부를 이문근 신부님 곡 무반주 특송이 잘 안되는 것 같아서 회사에서 몇 번을 들었다.
연습시간이 되어서 성당에 도착하니 뜻밖에 부지휘자님이 지휘를 해서 연습을 마쳤다.
행사와 관련하여 간부님들과 단원님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하던 중에 지휘자님이 아버님의 병환으로 내일 행사에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행사날 아침,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많이 덥지 않고 깨끗한 날씨다.
개인적으로 작년 행사는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2년만에 가는 날이고 또 행사에 약간 관여를 한 탓에 전날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출발 장소에 도착하니 시간 맞춰서 단원들이 오기 시작했다.
1호차 홍성천 토마스 형제님 차에 신동화 베드로, 문영석 요한, 홍영수 파트리치오 형제님과 홍일점으로 백문자 세라피나 자매님이 타고 출발을 하고,
2호차 윤혜숙 가밀라 자매님 차에 김낭주 프란체스카, 강영심 마틸다, 강정숙 마리안나, 이정하 릴리안 반주자님이 타고,
3호차 강정원 발렌티노 차에 유귀덕 크리스티나, 백경선 세실리아, 조삼화 로마나, 공현주 안젤라 자매님이 타고,
4호차 김동훈 스테파노 단장님 차에는 노금자 카타리나 부단장, 노영아 아녜스 자매님외 두명이 타고 출발해서 정확히 4대의 차에 승차인원을 꽉 채워서 20명이 출발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하게 차가 밀려서 차안에서의 이야기들은 잘 모르기도 해서 생략을 하고,
다만 3호차는 그동안 불렀던 성가곡 특송 몇 곡을 들으면서 차가 아무리 밀려도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서 가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길이 막혀서 목적지 양평에 20명이 다 도착한 시각은 저녁 6시 30분이 다되어서 였다
일찍 도착한 단원들이 밥도하고 반찬도 만들어서 7시쯤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메뉴는 한식부페(?)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지만, 아주 잘된 밥과 정갈한 나물반찬과 특별히 노금자 카타리나 부단장님의 애들의 아버님께서 손수 따서 가져온 상추는 인기가 있었다.
함께 나온 일품요리 돼지고기 양념 두루치기와 저녁을 배불리 먹고, 지휘자님이 없어도 잘 놀고 있는 차에 단장님의 휴대폰에 벨이 울린다.
단장님이 식사를 하다가 바로 몸을 바로 하더니 지휘자님 전화라고 하면서 받았다.
"그러면 정말 좋지요" 뭐 이런 말이 들리더니, 통화를 끝내고 지휘자님이 내일 단결성당에 미사를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같이 있던 단원들이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가 밀려서 성가교육을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단장님이 준비해온 최종우 한세대 교수님의 발성법 동영상 강의를 세미나실을 잠깐 빌려서 보기로 하고 8시에 교육을 시작했다.
국내의 유명 성악과 교수님을 이렇게 쉽게 모시고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노트북과 성능좋은 스피커를 설치하여 단원들이 모여서 강의를 40여분간 경청하고 있었다.
간간히 나오는 웃음과 박수소리가 말해주듯이 훌륭한 발성교육을 받았다.
그 내용을 들은대로 발성의 3가지 요소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1. 반듯한 자세와
2. 아랫배 집어넣기와
3. 입은 하품을 하듯이 하는 것
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이 한창 진행중일 때 네명의 반가운 단원이 합류를 했다.
정순자 아녜스 자매님과 윤구웅 요한, 반충환 사베리오, 정원식 이스키리욘 형제님.
오늘 행사에 참가한 사람은 총 24명이고 단원 22명이 되었다.
교육을 마치고 아쉽게도 백문자 세라피나 회계님은 바쁜 일로 서울로 다시 가시고,
버스터미널까지는 고맙게도 시댁이 여기 양평이 고향이신 윤가밀라 자매님이 태워주셨다.
교육 프로그램의 진행이 끝나고, 한방에 다시 모였다.
익숙한 솜씨의 유능한 게임진행자는 놀랍게도 노금자 카타리나 부단장님이 나섰다.
A팀과 B팀으로 나누어서 마치 최근 막을 내렸다는 가족오락관을 연상하는 게임을 벌렸다.
지나친 승부욕을 가진 사람과 또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게임의 승패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확연히 구별되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내가 속한 A팀이 이겼다.
A팀이 승리하는 데는 정모, 김모 자매님의 노력이 탁월했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내용상으로는 드믄 성을 가진 K모 자매님이 활약한 B팀이 이긴 것 같았지만...
다시 잠깐 쉬다가,
이제는 노영아 아녜스 자매님의 지도로 차차차 강습이 시작되었다.
몸치인 나를 비롯한 몇 형제들은 방에서 TV를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음악소리와 함께 열심히 배우고 있는 현장을 보다가 거의 모든 자매님과 신베드로, 정원식 이스키리욘, 윤구웅 요한 형제님과 같이 앞과 뒤를 외치며 차차차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환상적인 춤 솜씨와 자격증을 가진 노영아 아녜스 자매님을 존경하고 싶었다.
그리고 하나라도 더 열심히 배우고 싶어하던 형제 자매님들의 열정적인 자세가 오늘날 우리 성가대를 만들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운동도 많이 했으니 준비해간 족발과 음료를 먹는 시간이 다가왔다.
주최측의 노력으로 결국 많은 술을 마시게 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밥을 너무 많이 먹게 해서 웬만큼 마시는 단원들도 술을 많이 마실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신베드로 형님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재미있게 보충 설명을 한 반 사베리오 형님의 이야기는 옮길 수 없어서 약간 유감이다.
재미있는 분위기에서도 성가대 발전을 위한 토론도 있었다.
단원 배가운동을 하자는 늘상 하는 말이지만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성가대의 연습 시간과 연락처 등을 적은 명함같은 인쇄물을 제작하여 성가대에 관심이 있거나 앞뒤좌우에서 들리는 자질있는 사람에게 설명과 함께 나누어 주자는 제안이 있었다.
인쇄물 제작의 도안은 그 자질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가대석이 가까운 2층이 많으니까 가까운 데서 잘 찾아보자고 한 반사베리오 형제님이 하기로 했다.
그리고 배가라는 말 그대로 각자가 한사람을 모셔오도록 적극적인 활동 등을 말한 분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서 한두사람씩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 되어서 1시경에 먼저 잠든 윤요한, 정이스키리욘 형제님 곁에 누웠다.
아침에 한 사람도 낙오없이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하거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밥과 라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봉사해주신 자매님들께 감사드린다.
마음 같았으면 설거지는 꼭 하려고 했는 데, 마음씨좋은 자매님들이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아서 다음 기회에 하기로 작정을 했다.
부단장님이 지휘자님이 양평에 거의 다 왔다고 했다.
윤가밀라 자매님 등 터미널까지 나가서 모시고 오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둑스의 이름처럼 내가 어디 있는 지 알리지 말라는 이순신 장군과 같이 어떻게 오셨는 지 모습을 드러내셨다.
어제도 24명이지만 오늘도 24명이 되는 순간이다.
제20기계화보병사단의 양평 단결성당을 향해서 모두 나왔다.
좀 일찍 도착하여 특송곡을 연습해본다.
이른 시간이고 특송곡 한곡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았지만 무반주가 약간은 신경이 쓰였다.
몇 백명쯤 되는 장병들과 같이 군인성당에서 생애 첫 미사를 드린다.
27년에서 25년전 이맘때 군인이던 내가 그 때는 성당에 다니지도 않았다.
그 때 성당 신부님이 교회에 와서 미사를 드린다는 것은 알았어도 전혀 관심이 없던 때이다.
이제 그 긴 시간을 넘어서 젊은 군인들과 전에 모시던 지도신부님 집전으로 미사를 드린다는 참으로 큰 영광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벅찬 마음으로 미사를 보고 있다.
마침내 영성체 시간이다.
잰 걸음으로 제일 먼저 성체를 모시고, 성체성가를 502번(?)을 마치고,
드디어 Laudate Dominum.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부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멘으로 특송이 끝났다.
울림이 좋은 단결성당의 장병들과 신자분들의 박수소리를 들었다.
황재호 안토니오 신부님이 밝으신 표정으로 김동훈 스테파노 단장님에게 신자들에게 둔촌동 체칠리아 성가대 소개를 부탁했다.
준비없이 단장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역시 준비된 단장이었다.
단결성당의 장병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간결하게 우리 성가대를 잘 알려주셨다.
마침성가를 부르는 중에 부단장님을 비롯한 자매님들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간식을 줄 준비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나가서 준비한 소보로빵과 음료수를 하나씩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군인들이 흡족한 표정이다.
어제 오늘 이 순간을 위해서 우리가 여기에 왔었나 보다.
군대 구치소 등에서 봉사를 하시는 담당 수녀님이 밝은 미소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신다.
사실 우리가 더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데,..,,.
황신부님에게서 단결성당의 약력을 소개받고 이제 이 양평 단결성당은 6월까지만 하고 9사단으로 이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9사단 백마사단은 일산 금촌 부근이라서 위문하기가 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퍼뜩하게 된다.
올 때를 생각해서 빨리 서울로 향하여 출발할 때와 같은 차를 타고 돌아온다.
비가 조금씩 내려서 시원하다.
각자의 차안에서 행사에 대한 결산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군인들이 백명정도는 되는 성가대 같았다는 말도 있었을 것이고,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사는 너무 좋았다는 말도 있었을 것이다.
기타를 치면서 같이 노래하는 싱어롱 시간이 없었다는 아쉬움도 말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약간 밀렸지만 12쯤 출발한 차들은 오후 1시 20분경에 성당근처 안면도칼국수집에 도착했다.
마음씨 좋은 주인어른 덕분에 남은 족발과 소주와 맥주를 거의 먹을 수 있었다.
특별히 점심식사를 하러 온 소프라노 양 아우레아 자매님 부부를 만나서 다음주부터 자매님깨서 활동을 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끝으로 행사가 끝났다.
황재호 안토니오 신부님과 단원들과 함께. 강영심 마틸다 자매님의 휴대폰으로 군인이 촬영
첫댓글 마치어제에 일이 한참 지난느낌도 들지만 어떻게 이리세심하게 쓸수있다요? 발형은 이제부터 기행문 담당하시면 좋겠다... 운전하시는라 고생 많았어요^*^
1박2일 간의 행사가 마치 필름이 돌아가듯 생생하게 펼쳐지네요 단장님 부단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지휘자님 경황없으신데도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려오셔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우리 앞에 서 주심에 가슴이 찡 했답니다 체칠리아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
'나의 성가대 야유회 및 단결성당 미사 여행답사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어도 베스트셀러가 될것 같네요.이번 행사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발렌티노형제님에게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큰 감사를 드립니다.진심으로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첫날 어떻게 보내셨나, 궁금했었습니다. ^^ 함께 한 것처럼 생생합니다. 감동적인 미사였습니다. 단결해서 씩씩하게 찬양해주신 여러분들 복 많이 받으시옵소서...
주님안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또 하나 만들고 왔습니다 !..~함께 한 모든 분들이 감사합니다..^^
미사 중 봉헌을 위하여 줄을 서는 군인들을 보고 놀랐습니다..아~! 많이 변했구나..우리때는 봉헌금을 내는 미사절차가 없었지요,,군인은 돈이 없어서^^" 30년전 전방 군인교회에서 미사드리던 기억도 나고 감회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