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철을 맞아 영종도가 북적인다. 가까이 있지만 오염되지 않아 깨끗한 매력이 가득한 섬에는 먹거리가 가득하다. 뜨거운 해변에서 놀고 난 후 살얼음 동동 뜬 물 회를 한 사발 들이키면 더 없이 시원한 여름휴가가 된다.
줄을 서야 먹는 유명한 물횟집, ‘선녀풍’
영종도 을왕리 선녀바위 근처에 자리한 ‘선녀풍’ 물회를 맛보려면 일단은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 ‘영종도 물회=선녀풍’이라는 공식이 생길만큼 꽤 유명한 물횟집으로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 선녀풍 물회가 유명한 이유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회의 양과 시원한 육수 때문이다.
선녀풍 장영숙 사장의 고향은 전북 군산이다. 바닷가가 고향인 탓에 어릴 적부터 생선회를 먹으며 자랐다. “저희 고향에서는 회를 대접에다가 수북이 썰어 수저로 떠먹어요. 그 습관 때문인지 회를 얇게 저며 접시에 내놓는 횟집에서는 감질나서 회를 못 먹겠더라구요. 양푼에 해삼, 멍게, 낙지, 전복, 생선회를 썰어 회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실컷 먹게 하자는 생각에 물횟집을 시작했어요.” 장사장의 선녀풍은 그렇게 소박한 취지로 시작되었다. 지금은 월매출이 어마어마한 기업이 되었지만 그녀가 처음 생각한 물횟집 콘셉트는 아직도 변함없다. 회는 가격대가 있다 보니 서민층이 쉽게 사먹을 수 없는 외식품목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만 원짜리 두 장이면 실컷 물회를 즐길 수 있다.
장영숙 사장은 생선 비린내를 잡기 위해 3~4년간 레시피를 연구했다. “예술가들이 창작할 때, 작품 구상으로 창작의 고통을 겪듯 우리 요리사도 훌륭한 레시피를 탄생시키기 위해 고통을 겪습니다.”
장 사장은 회를 뜨고 남은 생선뼈를 푹 고와서 만든 육수로 물회 육수를 만드는 것이 이집의 노하우라고 귀띔한다.
제철 생선회 한 가지를 푸짐하게 썰어 넣고 그 위에 살짝 얼린 비법 육수를 올린 후 야채를 올리면 ‘선녀물회’가 완성된다. 보다 고급지게 먹고 싶다면 ‘황제물회’를 권한다. 전복, 해삼, 멍게, 낙지, 생선회를 푸짐하게 썰어서 수북이 올린 후 살얼음 육수와 함께 나오는 ‘황제물회’는 바닷속 종합선물세트 같은 메뉴다.
“동남아에 사시는 엄마에게 드릴 물회를 포장해가고 싶다는 손님이 계셨어요. 비행기 타고 가는 시간을 계산해서 포장을 단단하게 해드렸습니다. 그 후 그분 엄마가 저희 집에 다시 직접 오셔서 잘 먹었다고 인사할 때 내가 장사하길 잘했구나 생각했지요.”
장 사장의 꿈은 선녀바위 인근을 ‘선녀풍 생선마을’로 꾸미는 것이다. 서민들이 부담 없이 먹는 물횟집과 고급스런 생선요리집, 생선초밥집 등 생선을 이용,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생선마을을 만들고 싶단다. 한편 선녀풍은 9월에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메뉴 : 선녀물회(1가지 회, 2인) 2만원, 황제물회 大(4인분) 70,000원, 中(2~3인분) 50,000원, 전복물회(2인분) 38,000원, 낙지물회(1~2인분) 28,000원, 해물낙지파전 24,000원, 해물파전 20,000원
<선녀풍>
인천 중구 용유서로 272
032-751-4545
영업시간 : 수요일~일요일 낮 12시 ~ 오후 10시 (월,화요일 정기 휴무)
고급스런 어종을 모아모아 한 그릇에, ‘철이네 물회 전문점’
‘철이네 물회 전문점’은 내 집 온 손님을 대접하듯 정성을 다하는 물횟집이다. 간재미, 갑오징어, 전복, 해삼을 아낌없이 넣고 살짝 얼린 육수를 부은 후, 직접 방앗간에서 짜온 참기름을 살짝 뿌리면 ‘철이네 물회’가 완성된다.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간 땅콩을 얹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곳은 홍어나 간재미, 갑오징어, 한치 등 고급 어종을 사용하고 직접 담근 고추장과 직접 짠 참기름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저희 집은 제가 직접 담근 고추장으로 물회 육수를 만들고, 직접 방앗간에서 짜온 참기름을 사용해요.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의 재료로만 육수를 만들어요.”
김하연 사장은 고집스런 자기만의 음식 철학을 가지고 있다.
“‘내가 못 먹는 음식은 남도 안 준다’라는 철칙이 있어요. 내 식구 먹일 수 있을 때 손님에게 내놓습니다. 천연의 재료를 이용하면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데 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어요.”
김 사장네 물회 육수는 배즙과 레몬즙, 매실 엑기스 등 여러 가지 과일로 맛을 낸 후 꿀을 사용해 단맛을 낸단다. 빙초산을 사용하지 않으며 100% 사과식초로 신맛을 내는 것도 이집만의 비법이다. 물회를 다 먹은 후 서비스로 나온 냉면 사리를 비벼서 먹으면 여름이 두렵지 않다. 소면 대신 냉면사리를 내놓는 것도 이집의 특징이다.
‘철이네 물회 전문점’은 작년 3월 오픈한 후발 주자지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은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과 도전정신에서다. 자신만의 물회 소스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호박과 깻잎, 양파, 배 등 채소와 과일을 아낌없이 얹었더니 손님이 알아주더란다.
“속이지 않고 재료를 넣었고 넉넉하게 드렸더니 손님이 또 다른 손님을 모시고 오더군요. 언제부터인가 주말에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그때 정말 가슴이 찡했어요.”
서비스로 나오는 채소전에도 그녀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성을 다한다. 앞으로 한치 다리를 버터에 구워 서비스 반찬으로 내놓을 예정이란다. 연어물회 등 메뉴는 계속 연구되어 리뉴얼 될 예정이다. 파라솔을 펴고 먹을 수 있는 공간과 돗자리를 펴고 먹을 수 있는 야외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메뉴: 모듬물회, 간재미물회, 한치물회 (2인 30,000원) 부침개 추가 5,000원, 냉면사리 추가 2,000원
<철이네 물회전문점>
032)752-3060
인천시 중구 마시란로 51-8
이현주 I-VIEW기자 o7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