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도무지 공부를 하려고 하질 않아요. 게으르기만 하고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습니다.
성질은 얼마나 나쁜 지 내 자식이지만 정이 안갑니다. 오락실엔 하루라도 안가면 견디질 못해서 아예 PC 방에서 눌러 살아요.
저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의욕 상실증에 걸린 것 같아요.”
며칠 전 자녀 문제를 상담해 오신 어머님의 말씀입니다.
비단 그 어머니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무슨 일을 열심을 내서 하려고 하지 않는다. 공부에 욕심이 없다. 게으르다. 일에 의욕이 없다.”
이렇게 공통된 부모님들의 걱정은 알고 보면 아이들을 그렇게 키워 왔기 때문에 겪는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서 하신 말씀은 아이들이 전체적으로 의욕이나 열성이 없다는 이야기와 무엇을 해보라고 하면
“난 못해요. 난 안돼요”
하는 부정적인 반응을 먼저 보인다고 하십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 의욕이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살면 왜 안돼요?” 하는 눈으로 어른들을 바라봅니다.
“이대로도 충분히 좋은데 왜 안되는 거에요?” 라며 그냥 그렇게 시간이 가주길 바라며 사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마음에도 모두 숨겨진 재능과 꿈이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 놀라실 것입니다.
시드니 드림하우스에 한 남학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지만 공부는 뒤에서부터 찾아야 등수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고 모든 학습 진도가 중학교 1학년 수준을 넘을 정도의 기본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영어를 공부하는데 be 동사에 대한 설명부터 단어 하나하나의 뜻과 발음까지 다 가르쳐야 할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알파벳은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의 생활이 공부와는 너무 먼 학생이었습니다.
학교 수업 시간은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집에 오면 자고 담배는 골초인데다가 자신의 인생은 공부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믿었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아무도 그 학생에게도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공부를 잘해서 나쁜 습관도 고치고, 10년 후에는 나도 친구들 앞에 성공한 사회인으로 서고 싶다는 욕망이 숨어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학생이 새롭게 변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루에 30분도 책상에 앉아있어 보지 못했는데 날마다 학교에서 돌아와 9시간, 10시간, 새벽 다섯시까지도 외워지지 않는 영어를 하나 하나 찾아서 외워가며 자신의 실력을 쌓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공부가 쉽네요.’
처음엔 수줍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주일이 지나니까
‘공부가 재밌어요. 진즉 할 걸 그랬어요. ’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물론 그 말이 어느 정도는 장난기가 섞여 있다고 해도 전에는 꿈에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며 농담으로도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재수없는 일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공부를 하고 있는 이 학생은 눈빛과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담배를 끊고 생활이 단순해지면서 표정이 순진해지고 맑아졌습니다. 눈빛이 초롱초롱해지고 목소리의 톤이 살아났습니다.
'나도 하면 되는구나. 나도 공부를 잘 할 수 있구나’
이런 믿음과 신념이 생기면서 이제는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힘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학생의 꿈이 10년 안에 국제변호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누구도 그 꿈을 비웃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자신이 자신의 꿈을 믿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자기를 포기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고,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마음 먹고 결심한 순간 그 학생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하지만 그 첫발을 내딛는다는 것이 완벽하게 자신의 삶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갖고 거기에서 떠나온다는 것이 아마 이 학생이 앞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데 겪을 일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누구나 새로운 사람으로 살겠다고 결심하고 과거의 자신과 끊고 나면 그 다음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의욕이 없는 사람도 의욕을 갖게 되고 새롭게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자기를 포기하는 것처럼 사람을 무능력하고 의욕을 잃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난 언제 어떤 모습으로도 새롭게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야 공부의 맛을 알고 새벽이 되도록 공부를 물고 늘어지는 아들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이던 아버지를 뵈며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길을 택해서 사는 것이 부모에게 얼마나 큰 힘과 위로가 되는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지금이라도 시작하십시오. 기초가 없으면 그 기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시작하다 보면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이고 오늘 내가 외워야 할 단어가 보이고 오늘 내가 끝내야 할 공부의 양이 눈에 보이면서 실력이 붙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공부만큼 정직하고 쉬운 것이 없습니다. 열심을 내서 하면 하는 만큼 정직하게 그 결과를 돌려줍니다.
여러분이 공부 때문에 의욕을 잃어버렸다면 그것은 가장 극복하기 쉬운 일입니다. 어느 때까지 ‘시간아 가라 나는 모른다’고 앉아만 있을 것입니까? 꿈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하십시오. 내 가슴에 숨겨진 열정, 제대로 발산되지 못하고 있는 열정에 불을 붙이십시오. 사는 것이 달라지고 나의 미래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