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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공주의 가을
계룡산의 신령스런 정기와 금강의 수려한 물줄기가 하나로 만나는 충남 공주. 1,500여 년 전 한 왕조의 수도였던 그 곳에서는 아직도 백제문화의 향기와 백제인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명창 박동진, 프로골퍼 박세리, 야구선수 박찬호를 배출한 공주시는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고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등이 동부의 지근 거리에 위치해 여행하기에 편리한 고장이다. 또한 금강과 계룡산을 품고 있어서 백제문화 역사 기행은 물론 명찰 답사, 산행 혹은 트래킹, 박물관 탐방, 강변 드라이브 등 여행 주제도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한때 공주는 64년간 한 나라의 수도 구실을 했다. 백제가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빼앗기고 난 직후에 등극한 왕은 문주왕(재위 기간 475∼477년). 한강 유역을 놓고 고구려 장수왕과 격전을 벌였던 21대 개로왕은 결국 포로로 잡혀 아차산성에서 참형을 당한다. 이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개로왕의 아들 문주태자는 22대 왕위를 계승, 475년에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피난을 하고 이 곳을 도읍지로 정한다.
이후 23대 삼근왕, 24대 동성왕, 25대 무령왕, 26대 성왕 대에까지 웅진은 백제의 수도 구실을 했다. 성왕은 538년 수도를 다시 사비성, 지금의 부여로 옮긴다. 웅진 천도가 고구려의 남침에 기인한 것이라면, 사비성 천도는 왕권과 국력 강화가 주요 목적이었다.
공주 여행 일정은 공산성, 송산리고분군 등 공주 시내의 유적지와 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코스가 기본이고 명찰 답사를 원할 경우 갑사, 신원사, 동학사 그리고 마곡사를 찾아가 본다. 산행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갑사에서 동학사, 또는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계룡산 등반에 나서 본다. 또 다른 방법은 공주 시내 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부여로 이동, 부소산성이나 정림사지, 궁남지 등 부여의 유적지 답사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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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하는 가을의 정취
먼저 공주 시내부터 돌아보자. 신라의 옛 도읍지였던 경주에 가면 불국사와 석굴암, 국립경주박물관을 들르듯, 공주에 가면 아무리 여정이 짧더라도 공산성과 무령왕릉, 그리고 국립공주박물관을 필히 들러야 한다.
공산성은 금강의 남쪽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도읍지인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 산세를 따라서 흙으로 축조했다. 당시 명칭은 웅진성. 조선 중기 때 석성으로 개조되면서 공산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성의 둘레는 2.2km 정도.
외지 여행객들이 공산성으로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공산성 서문인 금서루이다. 이 곳에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7, 8월은 제외)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웅진성 수문병 근무교대식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성내에는 진남루를 비롯해 영은사, 광복루, 쌍수정, 연못터 등이 남아 있다. 금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공산성을 돌다 보면 작은 들꽃 한 송이에서도 백제의 노래가 다시 피어나 들리는 듯하다.
공산성 답사 후에는 송산리고분군으로 이동한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가로수길을 지나면 야트막한 송산 언덕에 7개의 고분들이 가지런히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곳 고분들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입구가 만들어져 있어 대부분 도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무령왕릉만큼은 도굴 피해를 입지 않은 채 1971년에 발굴돼 많은 유물이 남아 있다. 고분 보존을 위해 관람객들은 실제 무령왕릉 대신 모형관을 봐야만 한다.
고분군을 들른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올해 4월에 새로 개관한 국립공주박물관(041-850-6300)으로 이어진다. 이 곳은 무령왕릉실, 웅진문화실, 특별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공주박물관 입구에서 금강을 따라 부여까지 뻗은 강변도로 이름은 백제대로이며, 차분히 가을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공주시가지를 벗어나기 전 찾아가 볼 명소는 충남산림박물관, 공주민속극박물관 등이다. 충남산림박물관(850-2661)은 1997년 10월에 문을 열었으며 산림의 이모저모를 이해하기 쉽도록 소개하고 있다. 대형 온실에서는 열대,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공주민속극박물관(855-4933)은 민속학자이자 인형극 전문가인 심우성 선생이 설립한 민간박물관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인형극과 탈놀이에 쓰이는 인형, 탈 외에도 민속극, 민속무용, 민속음악 등에 쓰이는 악기와 도구, 농기구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공주시내 남쪽, 계룡면의 임립미술관(856-7749)이나 탄천면의 지당세계자연사박물관(857-0001)도 공주 방문을 풍요롭게 해 주는 여행 대상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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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흐드러진 명찰 답사
공주의 명찰로는 계룡산 자락에 동학사, 갑사, 신원사가 있고 사곡면의 마곡사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동학사는 724년 회의스님이 그의 스승 상원의 사리탑을 세우고 절을 창건하면서 상원사라 한 것이 시초이다. 동학사 경내에는 청량사지 5층석탑(국보 제1248호)과 청량사지 7층석탑(국보 제1285호), 도 지정 문화재인 계룡초혼각지, 삼성각, 삼층석탑, 삼은각, 숙모전 등이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동학사를 출발, 남매탑을 거쳐 갑사까지 산행을 하면 좋다. 동학사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남매탑에는 남녀의 정욕을 이겨내고 불도에 정진, 마침내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한 스님과 처자의 애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에 고구려에서 온 승려 아도화상이 창건했다. 지정 문화재로는 갑사 삼신불 괘불탱(국보 298호), 갑사 철당간 및 지주(보물 256호)와 갑사부도(보물 257호), 갑사동종(보물 478호), 월인석보판목(보물 582호)이 있다.
갑사 남쪽의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11년(651)에 고구려의 승려 보덕화상이 창건했다고 한다. 신원사 대웅전과 50m 정도 떨어진 중악단(보물 제1293)은 한국 산악신앙의 제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주시내 북서쪽, 사곡면에 자리한 마곡사는 백제 의자왕 2년(642)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고려 명종 때 보조국사가 중건했다. 경내에는 대웅보전과 대광보전 외에 영산전, 홍성루, 천왕문, 웅진전, 명부전 등 많은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계룡산 산행 코스는 모두 5개. 갑사-연천봉-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 코스와 동학사-남매탑-금잔디고개-갑사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 코스에는 단풍 시즌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신원사-연천봉-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을 거쳐 동학사나 갑사로 내려오는 코스에선 톱날같은 자연성릉을 타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계룡산에서 단풍이 가장 흐드러지게 많은 지역은 동학사 계곡으로 남매탑 부근과 자연성릉에 오르면 단풍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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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메모(지역번호 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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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시청 문화관광과 853-0101, 공산성 관광안내소 856-7700, 무령왕릉 관광안내소 840-2548, 공주시외버스터미널 858-5114
◎ 숙박 : 금강호텔(852-1071), OB파크(853-7300), 강변장여관(856-6363), 갤러리여관(858-2323), 경인장여관(854-3449), 골드파크(858-9666), 국제파크(856-5032) 등
◎ 맛집 : 공주시내에 고마나루쌈밥(돌쌈밥, 857-9999), 새이학가든(따로국밥과 석갈비, 855-7080), 예가(훈제갈비, 854-7900), 할매밥집(보리밥, 855-0399), 갑사 입구에 수정식당(별미정식, 857- 5164) 등이 있다. 고마나루쌈밥집은 30∼40여 가지의 무공해 야채와 독특한 비법으로 삶은 돼지 고기 수육을 내놓는다. 새이학가든의 따로국밥은 역대 대통령들도 즐겨 찾았으며 일명 ‘공주국밥’ 이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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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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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길거리에 낙엽이 수북이 쌓이고 바람이 제법 차갑네요.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것 같네요.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