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 하삼동커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 오랜만에 이곳에 들렀다. 미숫가루가 있나 봤더니 메뉴판에 미숫가루가 없었다. 미숫가루는 토요일에 천씨씨커피에서 마셔야겠다.
오늘은 저녁에 연서이모와 옛날통닭에서 통닭을 먹으려고 한다. 연서이모가 마치고 사람들을 집까지 실어다주고 올 동안 이 커피숍에서 까페에 글을 쓰고 있어야겠다.
이곳은 러시아 게시판이니 러시아에 대해 좀 생각해보겠다. 러시아는 땅이 광대하고 천연가스를 비롯한 지하자원이 많다. 매우 긴 강들이 있고 수많은 소수민족이 우랄산맥,아무르강을 비롯해 시베리아벌판의 깊숙한 곳에까지 흩어져 살아간다. 러시아에는 인기많은 야당인 공산당이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해바라기, 밀 등 농산물도 많이 재배하여 수출하는 나라이다.
나는 모스크바에서 며칠 묵었고 이르쿠츠크에서 일주일 이상 있었고 블라디보스톡에 두 번 다녀왔다. 러시아 여행을 갈때는 돈이 없어서 동물원 식물원 아쿠아리움 등에 가지 못했다. 박물관 미술관 등에도 들어가지 못했고 놀이공원 근처에도 못갔다. 러시아에서는 시장이나 쇼핑몰 구경을 하고 건물의 외관을 보고 지하철을 타보고 호스텔이나 호텔에서 잠을 자고 조식을 먹었다. 작은 슈퍼에 들러 소세지나 빵, 우유 등을 사먹었다. 러시아 식당이나 영화관에도 들어가보지 못했다. 대신 길거리 음식은 먹어보았다. 돈이 많았다면 좀 더 다양한 체험을 했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건물과 길거리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기차를 타고 가며 창밖의 전통가옥이나 순록을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또 그곳에서 보았던 한국의 것과 다른 물건들, 옷걸이부터 커피포트, 조명기기들, 예쁜 커피잔도 생각이 난다. 추운 날씨에 목도리를 한 사람은 거의 없는데 모든 사람이 털모자를 쓰고 다니던 것도 떠오른다. 털모자의 털방울도 한국의 털모자와 모양이 달랐던 것이 생각난다. 좋은 양말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 시장에 팔던 질좋은 내의도 떠오른다. 한국 참새와 좀 다르게 생긴 러시아참새도 기억난다.
무엇보다 평양식당에 여러 번 들러서 음식을 주문해먹던 생각이 난다. 거기서 북의 노동자 아저씨들을 뵈었던 기억도 난다. 내가 러시아 식당에서 본 이들은 탈북자가 아니라 진짜 북조선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북한에 가보지 않고도 북조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러시아이다.
그 외에 러시아에 대해 생각나는 점은 눈덮인 시베리아 벌판과 모스크바에서 본 알록달록한 건물들, 화려한 지하철역과 금색으로 번쩍이던 정교회 지붕 등이다. 나는 러시아가 추울까봐 솜바지를 입고갔는데 정작 러시아에 가니 솜바지 같은 것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자들도 다들 기모레깅스를 입고 다니거나 보통 바지를 입고 다녔다. 아마 바지 속에 내의나 레깅스를 입었겠지만.
러시아 여행은 돈이 없었던 탓에 그다지 즐기지는 못했고 그저 다녀왔다는 데 의미를 둔 여행이었다. 올 때는 시베리아 항공 비행기를 이르쿠츠크에서 타고 왔다. 비행기에서도 어떤 러시아 여자분과 친해져서 사진도 찍었다.
그러고보니 중국 상하이에서는 조선족과 가까이 지냈었는데. 러시아에서는 고려인을 만나지는 못했다. 아마도 그 수가 매우 적은 모양이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개신교회에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고 한국인이 별로 없어 한인교회를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에는 큰 도시마다 한인교회가 있어서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한국인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여대생 한 명을 만난 것이 전부이다. 얼핏 블라디보스톡에서 동양인들을 보기는 했는데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여기까지 썼는데 연서이모가 통닭집에서 안오느냐고 전화를 했다. 그래서 일단 글을 저장해놓고 통닭을 먹으러 갔다가 집에 와서 수정하고 있다.
통닭과 똥집, 콜라,무, 소스 두 개를 테이블에 놓고 비닐장갑을 끼고 먹었다. 오늘도 이모 아들이 돈 30만원을 빌려갔다고 한다. 10일에 급여를 받으면 돈을 준다고 했단다.
집에 오니 엄마는 어느 집사님과 통화를 하며 잡담을 하고 있다. 양파를 파신 정복연 권사님이 자신을 따돌리더라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엄마는 기분 나쁜일이 있어도 속으로 기도하며 삭일 줄을 모르고 꼭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분풀이를 한다. 믿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새벽에 기도하러 다니는 사람으로써 합당하지 못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한번 러시아에 가게 된다면 돈을 많이 가져가서 좋은 곳 멋진 곳 구경을 많이 하고 오고싶다.
러시아 이야기를 하다가 통닭을 먹으러갔다오는 바람에 글이 대중이 없어졌다. ㅠㅠ
남은 저녁 시간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잘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