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안에서 인구감소와 더불어 중요한 이슈는 인구구조의 고령화이다. 총 추계인구는 2018년 4,934만명으로 증가를 멈추고 하락세로 예측되었다. 「2010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인구감소와는 반대로 65세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770만명, 2050년 1,600만명으로 증가곡선이 나타나고 있다.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수치 또한 65세이상 노인 인구는 상승하고 있는데 2010년 고령화 통계에 의하면 65세이상 노인 인구는 2000년 7.2%였지만 2010년(2009.12)은 11.0%로 급증하였다.
자료 : 통계청,「장래인구추계」, 2006
이렇듯 노인인구의 증가로 주택문제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주택시장의 특성을 과거와 같은 시각으로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10년 동안 노인인구 증가 이외에 많은 영향이 존재하겠지만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인구구조변화를 중심으로 서울시 주택가격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서울시 구별 인구변화
1. 전반적 노인인구 증가와 지역별 인구구조 변화
서울시 역시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1995년 4.2% 2000년 5.4% 2005년 7.3% 2010년 9.2%(2010년 고령화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1995년부터 2009년 12월까지 서울시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순으로 나열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4구는 1995년부터 꾸준히 노인인구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노인인구 비율이 낮은 구의 순위는 최근 5년간은 유지되고 있다. 강동구, 송파구, 강남구, 양천구 4구가 2005년에 이어 2009년 12월에도 노인인구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구별65세 인구비율 순위
자료 : 통계청
2. 베이비 붐 세대의 고령화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분석할 때 총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무시 할 수 없는데 베이비붐 1세대는 1955년 ~ 1963년, 그 자식세대인 베이비붐 2세대는 1968년 ~ 1976년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월이 지나가면서 산업성장을 이끌어온 이 연령층도 나이를 먹어왔다. 실질적으로 2018년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기는 베이비붐 1세대가 노인인구로 진입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고령화시대에서 고령시대로 진입하는데 걸렸던 기간보다 더 빠르게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일 것이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65세이상 노인인구와 베이비 붐 1세대, 2세대의 인구비율 증감률을 구별로 나타내어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65세이상 인구증가는 역시 노인인구 비율이 높았던 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베이비붐 1세대 인구증가는 서초구, 강남구에서만, 베이비붐 2세대 인구증가는 노원구, 강서구에서만 나타났고 그 외 지역은 감소하였다.
전반적으로 노인인구가 증가한 것을 고려해 보면 65세이상 비율이 증가한 구는 다른 지역보다 더욱 고령화가 진행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인인구가 높은 구들에서는 베이비붐 1세대 인구비중의 감소보다는 2세대들의 감소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전반적으로 노인인구 비중이 증가한 구에서는 베이비 붐 세대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들은 부피적으로 큰 세대이기 때문에 그 계층의 인구 이동은 인구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또한 베이비 붐 세대들의 비중이 크게 감소된 지역은 고령화가 더 가속화되어졌을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다.
서울시 구별 연령별 인구비율 증감률(1995~2005)
위의 자료를 바탕으로 베이비붐 세대를 고려해 임의적으로 10년간 노령화지수를 단순히 생각해 보면 아래와 같다. 10년 동안 65세인구 변화율(현재 고령인구)에 베이비붐 1세대 변화율(잠재적 고령인구)과 베이비붐 2세대변화율(생산인구)는 부호를 반대로 취한 후 세가지를 합한 지수이다. 이는 인구 비중이 큰 베이비 붐 세대들을 중심으로 10년동안 고령화 진행 속도까지 고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지수 순위는 2005년에 실질적으로 노인인구 비중 순위와는 조금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 노령화지수 4.64를 기준으로 표를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나누어 보면 현재 노인인구가 높은 지역과 베이비붐 1세대 증가율이 높은 지역이 모두 포함되어 진다. 반면 2005년에 노인인구 비중 순위가 낮게 나타난 서초구, 강남구의 순위는 상승한다.
10년동안 서울시 구별 노령화 지수 (1995~2005)
3. 고령인구 비중별 지역의 가격 변화
인구구조가 고령화 될수록 가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위의 노령화 지수가 서울시 전체보다 높게 나온 16개 구를 2003년 12월 대비 2005년 12월 주택가격 상승률과 비교해 보자. 고령화 지수가 높게 나온 지역들이 서울시 평균상승률보다 높게 나온 지역과 낮게 나온 지역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 비교해 보면 서울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보다 높은 11개구 중 고령화 지수가 높은 구는 8개이고 상승률이 낮은 구 14개 중 노령화 지수가 높은 구는 8개이다. 비율적으로 노령화 진행이 된 구들이 가격상승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인구 구성이 고령화 될수록 매매가격 상승으로 미약하나마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고령인구는 주택을 임차하기 보다는 보유하고자 하는 선호가 높아지는 라이프사이클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세가격 상승률에서 보면 서울시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 보다 높은 13개 구 중에서 노령화 진행 속도가 높은 구는 8개이며 상승률이 낮은 12개 구 중에서도 8개이다.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고령화가 매매시장보다는 작지만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위 비교를 통해서 아직까지는 정확한 분석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인구성장이 둔화되면서 인구구조가 고령화 되어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주택 수요로 감소,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재 시장 움직임에서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결론
과거 자료를 보면 베이비붐 1세대 비중이 높아진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이루어 졌다. 하지만 위에서 분석했던 것과 같이 인구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개발과 정책 영향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를 아직까지 정확히 구별되지 않지만 노인인구가 높게 나타나는 지역의 가격 상승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마도 고령화가 더 진행된 현재 상황을 비교분석하려면 2010년 주택인구 총 조사의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지금까지의 고령화와 가격을 보면 여러 수요감소와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특히 도시의 주택수요는 빠른 시기 안에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서울 도심지 가운데서부터 진행되고 있다. 소득이 높지 않은 노인계층이 높은 주거비용을 지불하면서 도시에서 계속 거주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 문제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현재 주거비가 높고 노인 인구가 높은 구들은 현재 노인세대들이 자란 지역이다. 자신들이 성장한 곳이 도시로 변화한 것이다. 주택의 소유 목적이 투자이기 보다는 살기 편한 곳을 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지역이면서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기 원할 것이다. 2010년 말 한국갤럽과 부동산114가 40세 이상 성인 879명을 대상으로 은퇴 후 희망거주지역을 조사한 설문에서도 대도시 거주자 42.5%가 도시나 시내 중심지에서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대도시에 계속해서 거주하고 싶다는 의사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도 있다. 또 다른 이유증 하나는 가족형태의 변화인데 그 예는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일본은 신도시가 공도화 되어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녀들이 도심으로 이사하면 자신들도 도심소형주택으로 같이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핵가족화 현상에서 나타난 가족형태로 동거는 안 하지만 서로 인근에 살면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연하게 연결돼 있는 형태{보이지 않는 가족(invisible family)}가 늘어나면 일어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보다 수도권 집중화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도심지의 고령화로 인해 주택가격은 과거와 다르게 안정되어 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인구감소로 인한 이유도 있겠지만 주택구입자들의 주택 소유의 목적이 과거와 다르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몇 년 후면 산업화를 주도해온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주택소유에 대한 개념의 변화도 급격히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세대들이 은퇴를 하고 수도권 밖으로 이동해 나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왜냐하면 과거 농경문화를 겪은 노인세대들과는 다른 선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주택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너무 미래지향적 정책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시장 변화에 적당하지 않다. 미래 주택수요의 감소에 대한 우려 보다는 현재 고령화 진행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