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조롱, 분열을 일삼는 자, 4.10 선거에서 선택말자
공계진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 시흥신문에 게재했던 칼럼입니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주장이 담겨져 있는 현수막이 거리 곳곳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퇴근 전 또는 후 시청하는 TV 뉴스의 대부분은 선거 관련 것들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입니다. 선거를 통해 우리는 국회의원 심지어 대통령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정당치 못한 행위를 하는 소위 후보들에 의해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선거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더 활짝 꽃피우기 위해서는 선거 때 꽃에 거름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꽃을 피우는 나무가 성하고, 나무가 성해야 꽃은 더 탐스러워집니다.
그러나 선거 때 꽃에 거름을 주기보다는 유해물질을 주어 나무를 죽이고, 결국 꽃도 시들어 죽게 하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무릇 선거 때 꽃에 주어지는 거름은 좋은 정책입니다. 나무에 좋은 정책이 주어질 때 나무는 번성하고, 꽃도 만개하는 것인데, 어떤 후보들은 좋은 정책을 거름으로 주기보다는 이간질, 분열, 혐오조장, 조롱이라는 유해물질을 투척합니다. 그래서 선거 과정 또는 선거 후 그 나무와 꽃을 죽게하기도 합니다.
이간질, 분열, 혐오조장, 조롱이라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모습으로 포장됩니다. 그런데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약자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여성이라는, 우리사회의 한축이자 남성에 비해 약자인 여성을 이용하여 유해물질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대남이라는 선거전략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는 지역이라는 것을 활용하여 영호남을 분열시키기도 합니다. 노동자들을 대공장, 소공장으로 나눠 분열시키는 유해물질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장 나쁜 유해물질은 약자에 대한 혐오와 조롱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에는 수백만에 이르는 장애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 장애인들의 경우 경증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중증장애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 중증장애인들은 이동하거나, 교육을 받거나, 노동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 중증장애인들은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거나 노동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증장애인권리중심노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설에 갇혀 있거나 보호작업장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중증장애인들이 시설을 나와 스스로 노동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중증장애인권리중심노동입니다. 이 노동의 핵심은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편의시설 모니터링 등을 하여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 감수성을 높여주고, 비장애인 중심으로 되어 있는 시설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비장애인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영역을 장애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바꿔보자고 하는 노동이니 사실 이보다 가치있는 노동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후보는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하며 반대급부로 비장애인들의 표를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정책을 나무에 주어 나무와 꽃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나무와 꽃을 시들어 죽게 하는 나쁜 행위입니다. 중증장애인들의 엘리베이터 설치 투쟁을 비문명화된 행위라고 조롱하고, 중증장애인 권리중심노동을 부정하고 사회에서 격리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탈시설하여 장애인들을 사회로 안내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 혐오의식을 조장하여 그들의 표를 얻으려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런 행위들은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데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꽃을 죽이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선거라는 행위를 통해 민주주의를 더 한층 발전시키려면 혐오 조장, 이간질, 분열, 조롱이라는 유해물질을 나무에 투척하는 행위를 막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행위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선택할 힘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4월 10일 총선에서 좋은 정책이 아니라 유해물질을 민주주의라는 나무에 투척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표는 단 한 개인데, 이것을 나쁜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낭비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끝>